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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금융 확대에 CET1 부담까지"…금융지주 '건전성 관리' 시험대
입력: 2026.05.18 11:09 / 수정: 2026.05.18 11:09

SEC 공시에 연체율·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 명시
신평사도 건전성 관리 균형 '지적'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금융지주사들이 생산적·포용 금융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건전성 관리 부담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더팩트 DB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금융지주사들이 생산적·포용 금융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건전성 관리 부담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이 정부의 생산적·포용금융 확대 기조를 경영상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면서 건전성 관리 부담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저소득층·금융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과 전략산업 대출 확대는 정책적 필요성이 크지만,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연체율 상승과 위험가중자산(RWA) 확대,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한 금융지주 3사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5회계연도 연차보고서에서 생산적·포용금융 확대에 따른 건전성 영향 가능성을 투자 위험 요인으로 언급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저소득층 또는 금융취약계층 차주에 대한 우선 대출 확대가 고객 채무불이행 위험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연체율 증가와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정부가 은행들에 전략적·생산적 산업에 대한 대출과 투자를 확대하도록 장려하고 있다며, 원래라면 지원하지 않았을 부문에 금융지원을 제공할 경우 의도치 않은 비용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이 대목에서 향후 5년간 최대 7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계획도 함께 언급했다.

다만 금융지주 3사는 해당 내용이 생산적·포용금융 정책에 대한 부정적 입장이 아니라, 미국 공시제도상 발생 가능한 잠재 위험을 포괄적으로 기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국 증권시장 상장 외국법인으로서 제출하는 연차보고서(Form 20-F)는 SEC 공시 규정과 투자자 보호 원칙에 따라 작성되며, 국내 사업보고서와 동일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하되 미국 공시제도 특성상 잠재적 위험요인과 불확실성까지 폭넓게 담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3사는 생산적·포용금융 확대 과정에서의 건전성 영향 가능성 역시 Form 20-F의 '투자위험 요인'에 포함된 다수의 잠재 리스크 항목 중 일부라고 밝혔다.

3사는 "일반적으로 SEC 연차보고서의 투자위험 항목에는 수십 페이지에 걸쳐 40개 이상의 리스크 요인이 기재되며,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가계대출 규제 변화 가능성,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 영향 등 다양한 불확실성도 함께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 "특정 투자자에게 추가 정보를 제공하거나 국내 투자자를 차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미국 증권법상 요구되는 완전한 정보공개와 소송 리스크 대응 체계에 따른 공시 방식의 차이"라고 해명했다.

금융지주 3사는 정부 정책 및 금융환경 변화와 관련한 리스크 요인을 과거에도 같은 기준에 따라 공시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지주들의 해명과 별개로 자본비율 방어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 11일 발간한 '은행그룹 주주환원, 이제는 확대보다 균형에 집중할 때'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잠정 기준 KB·신한·하나금융의 CET1 비율은 전년 말 대비 0.2~0.3%포인트 하락했다. iM·BNK·JB금융도 0.05~0.1%포인트 낮아졌다.

3월 말 기준 CET1 비율은 KB금융 13.6%, 신한금융 13.2%, 하나금융 13.1%, 우리금융 13.6%, iM금융 12.0%, BNK금융 12.3%, JB금융 12.6%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은 수치상 상승했지만 유형자산 재평가 효과 0.6%포인트를 제외하면 개선폭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주주환원 확대도 CET1 관리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한기평은 자사주 매입이 기업가치 제고에는 긍정적인 신호지만 CET1 자본을 감소시켜 자본비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모든 은행지주는 2027년 또는 중장기 목표로 총주주환원율 50% 이상을 제시하고 있다. 2025년 기준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52.4%, 50.2%로 이미 50%를 넘어섰고, 하나금융은 46.8%, JB금융은 45.0%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금융 36.8%, iM금융 38.8%, BNK금융 40.4% 등은 목표치와의 격차가 남아 있다.

생산적 금융 확대는 RWA 관리 측면에서도 변수다. 한기평은 "정부 주도 생산적금융 확대 기조로 중소기업대출과 첨단·벤처·혁신기업 투자 비중이 확대될 경우 기업금융 비중이 커지고, 이는 경기 민감도와 신용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특히 iM뱅크와 지방은행은 부실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이 4대 은행보다 낮아 금리 상승이 여신 부실화로 이어질 경우 대손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환율과 규제 변화도 RWA 증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6년부터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분의 위험가중치 하한은 기존 15%에서 20%로 상향됐다. 한국은행은 국내 시중은행의 최근 1년간 주택담보대출 신규대출과 상환 규모가 향후 1년간 유지될 경우,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 강화로 국내은행 주담대 RWA 증가율이 5.9%포인트 상승하고 자본비율은 0.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손실흡수력 지표도 점검 대상이다. 2026년 3월 말 잠정 기준 4대 은행의 충당금적립률은 153.2%로 2025년말(171.1%)보다 낮아졌다. 은행지주 산하 기타은행인 부산·경남·iM·광주·전북은행은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충당금적립률이 2025년 말 101.7%에서 93.6%로 떨어졌다.

금융지주의 현금흐름 구조도 주주환원 지속가능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2025년 7개 상장 은행지주는 자회사 배당 11조3000억원과 순차입 2조6000억원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고, 이 가운데 9조6000억원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사용했다. 계열사 출자와 사채 인수, 대여 등 계열 자금 재분배에도 1조7000억원이 투입됐다. 지주의 주주환원 재원이 주력 자회사인 은행 배당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은행 자본비율과 건전성이 약화될 경우 지주 차원의 환원 여력도 제한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생산적·포용금융 확대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정책금융 확대와 밸류업 주주환원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자본관리의 균형이 중요하다"면서 "CET1 하락과 RWA 증가, 충당금적립률 하락이 맞물리게 되기에 올해 금융지주들의 건전성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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