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심 미승인 뒤 조임래·박은희 재선임 '눈길'
코스메카코리아, 질의에는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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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메카코리아의 조임래 회장(사진)과 박은희 부회장은 창업주 부부이자 회사 각자대표다. /코스메카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
[더팩트|윤정원 기자] 코스메카코리아가 코스피 이전상장 불발 이후에도 '부부 경영' 체제를 유지하면서 지배구조 쇄신의 실효성에 이목이 집중된다.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지배구조 독립성 문제가 거론됐음에도 핵심 경영 체제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회사의 개선 작업이 외형적 보완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불거진다.
코스메카코리아의 실적 흐름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가 지난 15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851억원으로 56.4%, 순이익은 196억원으로 112.8% 늘었다.
코스메카코리아의 실적은 앞서부터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은 47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92억원으로 374.1%, 순이익은 339억원으로 464.5% 늘었다. 2024년에도 매출 5243억원, 영업이익 604억원, 순이익 53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1.4%, 22.8%, 58.4% 뛰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6409억원으로 전년 대비 22.2% 늘었고, 영업이익은 835억원으로 3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578억원으로 7.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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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메카코리아는 '부부 경영' 논란에 관한 <더팩트> 취재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윤정원 기자 |
문제는 실적이 아니라 시장 신뢰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해 6월 말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같은 해 9월 한국거래소로부터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당시 거래소는 조임래 회장과 박은희 부회장이 함께 회사를 경영하는 구조를 가족 경영으로 해석해 개선을 요구했으나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조 회장과 박 부회장은 각각 7.7%, 2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장남 조현석 코스메카코리아 사장과 차남 조현철 잉글우드랩 대표 지분까지 더하면 오너 일가 지분율은 40%에 근접했다. 조 회장과 박 부회장이 각자대표까지 맡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지분과 경영권이 창업주 부부에게 집중돼 이사회 견제와 의사결정 투명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코스메카코리아가 경영성과와 규모 요건은 충족했지만 '부부 경영' 구조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이전상장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코스메카코리아도 이전상장 불발 직후 지배구조 개선 과제를 수용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당시 "화장품 ODM 산업의 특수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지배구조 개선 과제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사외이사 선임위원회 구축, 지배구조 투명성 고도화, 경영 효율성 제고 등을 강조했다. 향후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경영 투명성 제고, 주주환원 확대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회사가 실제 손댄 부분은 우선 이사회 구성이다. 코스메카코리아가 지난 3월 공시한 2025사업연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조임래 회장과 박은희 부회장 등 사내이사 2명을 제외하면 사외이사가 과반을 차지하는 구조다. 2024년 6월 30일 기준 이사회가 조임래 대표, 박은희 대표, 장남 조현석 부사장 등 사내이사 3명과 부진효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됐던 것과 비교하면 변화는 분명하다.
다만 사외이사 숫자가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실질적 독립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이사회 구성의 숫자가 아니라 권한의 흐름이다. 대표이사 체제, 주요 안건의 의사결정 구조, 오너 일가와 사외이사 간 견제 관계가 실제로 달라졌는지가 지배구조 쇄신의 본질이라는 지적이다.
이 상황에서 코스메카코리아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조 회장과 박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전상장 미승인 이후 처음 열린 정기주총에서도 핵심 경영 체제가 유지된 셈이다. 조 회장과 박 부회장이 모두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주요 투자, 인사, 재무, 계열사 관련 의사결정이 실제로 얼마나 독립적 절차를 거치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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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팩트>는 18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소재 코스메카코리아 중앙연구원(CIR센터)에 방문했으나 관계자를 만나지 못 했다. /윤정원 기자 |
향후 관건은 코스메카코리아의 코스피 이전상장 재도전 여부다. 회사가 다시 코스피 문을 두드릴 계획이라면 부부 각자대표 체제와 오너 일가 중심 지배구조를 그대로 둔 채 심사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재도전 계획이 없다면 지난해 미승인 이후 강조했던 지배구조 쇄신이 투자자 신뢰 회복보다 명분 관리에 가까웠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호실적을 앞세운 성장 스토리는 이미 시장에 제시된 상태"라며 "코스피 이전상장 불발의 핵심 배경으로 거론된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코스메카코리아의 쇄신은 무늬만 개선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롭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스메카코리아 측은 <더팩트>의 질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조 회장과 박 부회장의 등기임원 체제 유지 배경 △사외이사 확대 외 대표이사 권한 분산 등 실질적 변화 여부 △향후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재추진 계획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질의지를 보내는 등 수차례 연락을 취하고 성남시 수정구 소재 중앙연구원에도 직접 방문했지만, 회사 측은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코스메카코리아는 전 거래일(8만5300원) 대비 7.97%(6800원) 내린 7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7만7000원까지도 떨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