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수신금리 대조 흐름…예적금 금리 인상 카드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중저신용자 대출금리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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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 활황에 뭉칫돈을 쏟아부은 투자자들의 잔고에 훈풍이 부는 한편,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차주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더팩트DB |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증시 활황에 뭉칫돈을 쏟아부은 투자자들의 잔고에 훈풍이 부는 한편,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차주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증시로 흘러가는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고금리 마케팅을 펼치면 향후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면서다. 여기에다 기준금리 인상설이 고개를 들면서 취약차주의 이자부담이 더해질 조짐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투자자예탁금은 136조98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한 차례 130조원을 기록한 뒤 등락을 반복했지만, 최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자산금 이동이 활발한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한동안 예적금 등 고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옮겨붙는 '머니무브'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증시 활황, 예금 이탈…수신금리 올려 자금 사수
금융권에서는 머니무브를 경계하며 자금조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정기예금(1년 만기) 평균금리는 연 3.25%다. 전년 동기(연 2.96%) 대비 0.29%포인트(p) 오른 수치다. 업계 최고금리는 더블저축은행의 정기예금으로 연 3.61%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고금리(연 3.20%)와 비교하면 0.41%p 높은 수준이다.
상호금융권도 예금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같은 날 기준 더조은새마을금고 본점 등 4곳은 정기예금 금리를 연 3.70%로 책정했다. 신용협동조합에서는 순창신협 본점 등 4곳이 연 3.60%의 고금리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농협의 최고금리는 연 3.30% 선으로 은행권과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2금융권의 금리 마케팅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신금리 인상을 통한 자금조달은 전통적인 마케팅 전략이지만,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는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증시 활황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예금 이탈이 가속할 경우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수신 경쟁이 불붙을 조짐이다.
추가 금리 상승 가능성도 열려 있다. 올 상반기 업계 전반에 지난해 동기 대비 높은 수준의 수신금리를 제시하고 있지만, 기준금리는 오히려 낮아진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금리는 3.00%다. 현재 기준금리(2.50%)와 비교하면 0.50%p 낮아졌다. 기준금리가 하락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2금융권 수신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증시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붙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상 전망도 수신금리 상승을 부추긴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전반적인 시장금리도 상승압력을 받으면서다. 금융권에서는 국제유가 인상발 물가상승과 원·달러 환율도 우상향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 가능성을 제기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하반기 중 0.25~0.50%p 수준의 인상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이유다. 업계가 조달금리를 높여 선제적인 조달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다.
◆ 수신금리 오르면 대출금리 '들썩'
문제는 시장금리 상승이 이자율을 압박한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사는 조달한 예금금리에 판매관리비, 대출 차주의 신용점수, 상환능력 등을 반영해 최종 대출금리를 산정한다. 예금으로 끌어모은 자금이 대출 원가로 직결되는 구조인 만큼, 수신금리 상승은 곧 대출금리 인상 압력으로 이어진다.
중소형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더욱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 대비 열위한 자금조달 환경에 놓인 탓에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해 자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시장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중소형 저축은행의 대출 영업이 크게 위축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 4~5% 수준으로 예금을 받아 가산금리를 더하면 법정최고금리(연 20%) 이내에서 대출을 내주기 어렵다는 셈법이다.
현재 대형사들도 신용대출에 연 15% 안팎의 대출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SBI저축은행의 'SBI스피드대출' 이용 차주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신용점수 701~900점 구간에는 연 14.93~14.98%가 적용됐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희망대출'은 신용점수 301~400점 차주 기준 71.99%를 취급했고 연 18.77% 평균금리를 적용했다.
카드론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카드사는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론 금리도 덩달아 상승하는 구조다. 실제로 여전채 금리가 연 3~4%선에서 등락하던 지난 2023년 카드사 8곳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4.50% 선에서 형성됐다. 여전채 금리가 연 2% 중후반대를 기록한 지난달 카드론 평균금리(13.49%)보다 약 1%p 높은 수준이다.
2금융권 대출을 사용할 수 있다는 형편이 낫다는 지적이다. 법정최고금리 이내 대출을 받기 어려운 소상공인이나 취약 차주들의 불법 사금융 유입 우려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불법사금융에 관한 엄정 대응을 요구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당시에도 불법 사금융 척결 의지를 내비쳤지만, 실제 피해는 매년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는 1만7538건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지며 3월말 기준 신고 건수도 이미 4454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로 자금이 쏠리는 분위기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여수신 금리 모두 압박받을 수 있다"라며 "머니무브 외 뚜렷한 결과가 없는 만큼 업계 전반에 걸쳐 시장 분위기를 살피는 중이다. 자칫 수신금리가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