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콘 응원의 진화①] 슬로건부터 카드섹션까지…공연을 완성한 팬 이벤트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6.05.11 08:30 / 수정: 2026.05.11 08:30
일방향 응원에서 참여형 문화로
"아티스트와 팬이 함께 완성하는 느낌"
그룹 NCT WISH(위)와 엑소 콘서트에서 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팬 이벤트가 진행됐다. /SM엔터테인먼트
그룹 NCT WISH(위)와 엑소 콘서트에서 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팬 이벤트가 진행됐다. /SM엔터테인먼트

팬덤의 응원 방식이 공연장 안에서 점점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구호를 넘어 슬로건 이벤트, 카드섹션, 떼창, 영상까지 팬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이벤트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팬 이벤트는 준비부터 실행까지 모든 것이 팬들의 자발적인 참여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더팩트>는 콘서트 팬 이벤트가 어떤 방식으로 기획되고 완성되는지, 그리고 이 과정이 아티스트와 팬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알아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콘서트 현장에서 팬들의 응원 방식은 더 이상 단순한 함성에 그치지 않는다. 슬로건 이벤트, 카드섹션, 떼창, 영상 상영까지 팬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들이 공연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무대 위 아티스트와 객석의 팬들이 함께 호흡하며 하나의 장면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응원 문화가 점차 확장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은 슬로건 이벤트다. 팬들은 본 무대가 끝나고 앙코르가 진행되는 시점에 맞춰 사전에 준비한 슬로건을 동시에 들어 올린다. 공연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 펼쳐지는 이 이벤트는 아티스트에게 직접적인 응원과 사랑을 전하는 동시에 공연의 감정선을 한층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아티스트와 팬들이 함께 사진을 촬영하는 포토타임에서도 슬로건은 하나의 추억을 완성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이는 팬미팅과 단독 콘서트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앞서 3월 28일부터 4월 5일까지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스트레이 키즈의 여섯 번째 팬미팅에서는 '사랑으로 채워질 우리의 모든 순간' '언제나 그 손을 잡을게, 그저 지금처럼 곁에 있을게' '어디서든 별빛처럼 빛나 내일을 꿈꾸자' 등의 문구가 담긴 슬로건이 현장을 가득 채웠다. 메시지를 통해 팬들의 진심을 전하는 동시에 공연의 분위기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4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진행된 엑소의 여섯 번째 단독 콘서트 역시 슬로건 이벤트로 채워졌다. '기다림마저 사랑이었던 우리의 순간' '언제나 돌아올 수 있는 나의 집이 돼줘서 고마워' '우리의 사랑은 순간이 아닌 영원으로, 오래도록 사랑하자' 등 팬들의 마음을 담은 문구가 객석을 물들이며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단순히 함성을 보내는 것을 넘어 떼창을 통해 또 다른 장면을 만들어낸다. /소셜 미디어 캡처, 독자 제공
공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단순히 함성을 보내는 것을 넘어 떼창을 통해 또 다른 장면을 만들어낸다. /소셜 미디어 캡처, 독자 제공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NCT WISH의 첫 번째 단독 콘서트에서도 슬로건 이벤트가 이어졌다. '시즈니(팬덤명)와 위시가 함께라면 어떤 소원도 이뤄질 거야' '위시의 찬란한 순간들을 기억으로 남길 별이 돼줄게' '서로를 향한 마음 끝에 닿은 하나의 소원, WISH' 등 다양한 문구가 공연장을 채우며 팬과 아티스트 간의 유대를 드러냈다.

카드섹션 역시 팬 이벤트의 대표적인 형태다. 주로 2, 3층 관객들이 각자 다른 색의 종이를 들고 특정 타이밍에 맞춰 들면 하나의 문구가 완성되는 방식이다. 수천 명의 관객이 동시에 움직여야 완성되는 만큼 사전 안내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카드섹션의 방식도 한층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한 번 뒤집는 단면 형태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앞뒤를 활용한 양면 카드섹션이 등장하며 더욱 긴 문구와 복합적인 메시지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진행된 더보이즈의 단독 콘서트에서는 '더비가 더보이즈 지킬게' '여기서 다시 만나'라는 문구가 양면 카드섹션으로 완성돼 팬들의 진심을 보다 입체적으로 전달했다.

떼창은 비교적 오래된 응원 방식이지만 최근에는 더욱 정교하게 발전하고 있다. 본 무대가 끝난 뒤 앙코르를 외칠 때 단순히 이름을 연호하는 것을 넘어 팬들끼리 사전에 정한 곡을 함께 부르며 아티스트를 다시 무대 위로 불러낸다. 과거에는 MR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팬과 협의해 소속사 측에서 MR을 지원하며 팬들이 하나의 완성된 무대를 만들어가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영상과 같은 디지털 요소를 활용한 이벤트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앙코르 무대 이후 아티스트와 팬들이 소통하는 시간에 맞춰 팬들이 사전에 제작한 영상이 상영되는 방식이다. 팬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이나 손편지를 바탕으로 제작된 콘텐츠는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팬덤은 슬로건을 제작해 아티스트를 향한 진심을 전한다. /독자 제공
팬덤은 슬로건을 제작해 아티스트를 향한 진심을 전한다. /독자 제공

포토타임 구호 이벤트 역시 최근 공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팬들이 제작한 슬로건을 들고 사진을 촬영하는 짧은 순간, 호루라기에 맞춰 특정 문장을 동시에 외치는 방식이다. 최근 엑소 콘서트에서는 '엑소 보고 싶었어' '엑소여서 고마워' '우리 영원하자' 등의 문장이 객석을 가득 채우며 현장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공연마다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팬들이 직접 참여해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이 같은 문화는 과거 응원봉과 구호 중심의 일방적인 응원에서 출발해 점차 발전해 왔다. 초기에는 같은 색의 풍선이나 공식 응원 도구를 활용해 소속감을 드러내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현재는 메시지 전달에 더욱 중점을 둔다.

특히 소셜 미디어의 발달이 이러한 흐름을 가속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팬들은 이벤트 기획 과정을 온라인 커뮤니티와 X(트위터) 등을 통해 공유하며 참여자를 모집하고 의견을 나눈다. 슬로건 문구부터 떼창곡 선정까지 투표와 논의를 거쳐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응원을 넘어 '팬들이 함께 만드는 공연'이라는 인식을 강화한다.

최근 콘서트를 다녀온 20대 여성 A 씨는 <더팩트>에 "본 무대가 끝나고 앙코르를 외칠 때 단순히 이름만 외치는 게 아니라 노래를 함께 부르다 보니 아티스트와 팬이 함께 공연을 완성한다는 느낌이 강했다"며 "단순히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닌 이렇게 참여하는 게 많으면 공연에 더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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