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신동국 법정 공방…실버타운 사업 무산 충돌
경영권 영향 주목…전문경영인 체제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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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그룹 '4자 연합' 간의 수백억원대 위약벌 소송이 시작됐다. 재판 결과에 따라 한미그룹의 경영권 향방과 전문경영인 체제의 안착을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한미그룹 본사 전경. /한미약품 |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의 수습책으로 결성됐던 '4자 연합(송영숙·임주현·신동국·라데팡스)' 내부의 법정 다툼이 본격적인 사실심리에 돌입하며 격화되고 있다. 지배구조의 핵심 축인 대주주들 사이에서 수백억원대 위약벌 소송이 진행됨에 따라, 재판 결과가 향후 한미그룹의 경영권 향방과 전문경영인 체제의 안착을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판사 김석범) 심리로 열린 위약벌 청구 소송 2차 변론기일에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측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측은 '반포 시니어케어(실버타운) 사업' 무산 경위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송 회장 측은 이번 사태를 명백한 주주 간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송 회장 측 대리인은 지난해 6월 이사회에서 결의된 사업이 공휴일 직후 열린 다음 이사회에서 돌연 번복된 점을 지적하며,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이 상도덕과 계약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사업 추진 과정에 깊이 관여한 메리츠증권이 사측을 압박했는지, 혹은 이사회 결의가 번복되는 과정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메리츠증권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신동국 회장 측은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신 회장 측은 당시 메리츠증권이 의사결정을 독촉하는 상황이었으며, 협력 예정이었던 성모병원으로부터 사업 참여에 대한 확답을 듣지 못해 이사회를 다시 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미 제출된 이사회 의사록과 녹취록을 통해 확정적인 투자 합의가 없었음이 증명되었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 측은 소송으로 인해 주식과 부동산이 가압류되어 경영 활동에 곤란을 겪고 있다며 신속한 재판 진행을 요청하기도 했다.
'4자 연합'은 2024년 말, 한미그룹 창업주의 아들인 임종윤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의장)·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 형제 측과 송 회장·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모녀 측이 경영권을 두고 대립하던 국면에서 결성됐다. 당시 개인 최대 주주였던 신 회장이 모녀 및 사모펀드 라데팡스와 손을 잡으면서 형성된 연합은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고 이사회를 재편하는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며 형제 측을 견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4자 연합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과 지배구조 개선을 목표로 내걸며 분쟁을 일단락시키는 듯했으나, 이후 신사업 추진과 지분 담보 교환사채(EB) 발행 등을 둘러싸고 내부 균열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600억원이라는 위약벌 금액을 넘어 한미그룹의 지배구조 안정성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소송 결과에 따라 현재의 '연합형 지배구조'가 붕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4자 연합은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에 대해 신 회장(지분 약 29.8%)과 송 회장 모녀, 라데팡스 측 우호 지분이 합쳐진 연합 전선을 통해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재판부가 신 회장의 계약 위반 책임을 인정할 경우, 대주주 간 협력 관계가 파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안정적인 과반 지배력이 없는 상태에서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다만 송 회장과 신 회장 양측 모두 주주 간 계약을 파기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최근 출범한 전문경영인 체제의 독립성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간 소송전이 지속되는 한 전문경영인이 중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며 "지배구조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중장기 전략 수립과 실행력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