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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본사 부산 이전 공식화…'반쪽 이전' 우려는 과제로
입력: 2026.05.08 10:56 / 수정: 2026.05.08 10:56

8일 임시주총서 정관상 본사 소재지 변경 확정
노사 극적 합의에 따라 이전 로드맵 단계적으로 이뤄질 듯


HMM이 8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바꾸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HMM
HMM이 8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바꾸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HMM

[더팩트 | 문은혜 기자] HMM이 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바꾸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임시주총은 큰 충돌 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약 10분 만에 마무리됐다.

HMM에 따르면 이날 출석 주식 수는 발행주식 총수 9억4323만7970주의 84.01%인 7억9240만9534주였다. 이 중 대부분이 본사 이전에 찬성했고 반대표는 9만4630주였다.

HMM은 정관 제3조의 '서울특별시' 표기를 '부산광역시'로 수정하고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하도록 하는 부칙을 함께 신설했다. 이로써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의 부산행이 법적 절차의 첫 관문을 넘게 됐다.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임시주총에서 "국내 최대 국적 선사로서 정부의 해양 비전과 정책 방향에 공감하고 국가 균형 발전, 지방 분권 강화 등 사회적 대의에 동참하기 위해 정관상 본점 소재지를 부산광역시로 변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표결 자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정관 변경을 위해서는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산업은행(35.4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08%) 등 정부 측이 HMM 지분 70% 이상을 갖고 있어 가결은 기정사실이었다.

다만 과정 속에서 상당한 진통이 따랐다. 지날달까지만 해도 HMM 육상노조가 노동위원회 조정 신청과 대표이사 고소를 거쳐 총파업을 예고하며 노사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동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해운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파업이 현실화되면 국내외 물류망에 돌이키기 어려운 타격이 생긴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노사는 지난달 30일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합의 당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노사 양측의 결단에 감사를 표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회사 측이 제시한 이전 로드맵은 단계적이다. 이달 안으로 본점 이전 등기 등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대표이사 집무실과 핵심 기능부터 부산에 우선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북항에 랜드마크급 신사옥도 짓는다.

다만 인력 이동의 구체적 규모와 시기는 노사 추가 교섭을 통해 단계적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으로, 사실상 백지 상태로 남겨졌다. 업계에서는 이 대목을 주목하고 있다. HMM 노사는 합의 과정에서 모두 영업·금융 부문 인력의 서울 잔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최원혁 HMM 대표이사는 지난달 30일 노사 합의 서명식 자리에서 "영업과 금융 부문 직원은 본사가 부산으로 옮기더라도 지점 형태로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성철 육상노조 위원장도 "서울 인력 상당수가 잔류한다면 상징적 차원의 이전은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옥 문제도 논의 시작 단계다. 여의도 본사 육상직 900여 명과 기존 부산 근무 인력 200여 명을 합산하면 1000명 안팎을 수용할 공간이 필요하다. 현재 부산 동구·중구 일대가 임시 사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으며 신사옥 이전 등기 시점에 따라 기존 부산영업본부 사무실을 거점으로 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예산이 얼마나 지원될지도 미정이다. 해수부는 부산시,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함께 이전기업 지원 협의체(TF)를 구성해 두 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구체적인 지원책을 확정하지 못했다. 부산시는 이르면 6월 세부 내용을 확정하고 7월 시의회를 거쳐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는 방식을 검토 중으로, 실제 예산 집행은 2027년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부산경실련은 "주소지만 옮기는 무늬만 지방 이전, 핵심 인력을 서울에 남겨두는 반쪽 이전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성철 HMM 육상노동조합 위원장은 "앞으로 본사 이전을 두고 상세 협의에 있어 조합원이 우선돼야 하고 불이익이 없도록 진행돼야 한다"며 언제든 기본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단체행동권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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