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중심 교섭 태도에 비반도체 노조 반기
동행노조 이어 전삼노도 '교섭 배제 협박' 사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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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삼성전자 팽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에 참석해 크레인 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평택=임영무 기자 |
[더팩트|우지수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차별 논란으로 내부 반발이 불어나고 있다. 반도체 부문(DS) 중심 성과급 요구를 주도해온 과반 노조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의 총파업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총파업을 주도했던 3개 노조(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중 두 곳이 가장 조합원이 많은 초기업노조에 공식 사과와 교섭 정보 공유, 비하 발언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도체 부문 조합원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같은 삼성전자 구성원인 가전, 모바일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에 대해서는 별다른 교섭 요구안이 없어 내부 반발이 누적된 결과다. 3개 노조는 지난해 11월 공동교섭단을 꾸렸다가 사측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올해 3월 공동투쟁본부로 전환했다.
공동투쟁본부의 균열은 동행노조 이탈로 시작됐다. 동행노조는 지난 4일 두 노조에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통보한 데 이어 6일 교섭 정보 공유와 초기업노조의 공식 사과·비하 중단을 요구하는 추가 공문을 발송했다. 응하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 시정 신청과 민·형사상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동행노조 조합원 2300여 명 중 70%는 DX 부문 소속이다.
전삼노도 7일 사과 요구에 가세했다. 전삼노는 공문에서 "DX 사업부 조합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호석 지부장이 '삼성전자 임협 DX 토론방' 등을 통해 정당한 소통 활동을 수행해왔다"며 "그러나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사과가 없을 시 '교섭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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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전삼노가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에게 '조합원 의견 수렴 활동에 대한 교섭 배제 협박성 발언 유감 표명 및 사과 요철'을 골자로 한 공문을 발송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
공문에는 이호석 지부장과 DX 조합원들의 메신저 대화 캡쳐도 첨부됐다. 한 조합원은 대화에서 "반도체 부문 내부의 적자 사업부도 챙기면서 DX는 외면하는 논리는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전삼노는 "DX와 DS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초기업노조는 동행노조 회신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교섭 정보를 차단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추가 의견 수렴 요구에는 "지난해 안건 수렴 절차가 이미 진행됐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삼노 공문에 대해서는 음해성 발언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었다는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과도한 요구' 발언에 "LG유플러스 노조 보고 하는 얘기"라고 언급해 LG유플러스 노조 항의를 받고 사과한 데 이어 익명 채팅방에서 의견이 다른 조합원을 영구 제명했다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리더십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초기업노조에서도 DX 조합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7만6000명을 넘어섰던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최근 7만3000명대로 줄었다. 지난달 28일 이후 열흘 새 DX 부문에서 2500여 명이 탈퇴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DS 부문에 유리한 성과급 요구안이 DX 부문 박탈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측은 진화에 나섰다.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은 지난 7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경영진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당부했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도 5일 "막대한 파업 손실과 고객 이탈로 회사의 가치가 하락한다면 주주, 투자자, 임직원, 지역사회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며 대화를 촉구했다.
3개 노조 중 2개 노조의 반발에 과반 노조 지위로 교섭을 주도해온 초기업노조도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공동투쟁본부 측은 이와 무관하게 오는 21일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파업 강행 시 막대한 생산 차질이 우려되지만 내부 갈등으로 인한 조합원 이탈이 파업 동력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등 막판 타협 가능성도 열려 있으나 노사 입장 차가 커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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