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품은 극장가①] 공연 실황 영화부터 VR 콘서트까지…콘텐츠는 발전 중
  • 박지윤 기자
  • 입력: 2026.05.04 00:00 / 수정: 2026.05.04 00:00
DVD에서 극장용 영화로 진화
라이브 뷰잉 등 일회성 이벤트도 등장
"3일로 끝나는 콘서트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좋은 방법"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에스파(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 수많은 K팝 아티스트들의 공연 실황 영화가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더팩트 DB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에스파(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 수많은 K팝 아티스트들의 공연 실황 영화가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더팩트 DB

이제 K팝과 한국 영화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극장은 K팝과 관련된 여러 콘텐츠를 스크린에 걸고 관련 공간을 조성하고, 관객들은 적극적인 소비와 관심으로 이에 응답하고 있다. <더팩트>는 극장에 걸리고 있는 K팝 콘텐츠의 진화 과정과 현재를 짚어보고 이러한 변화가 한국 영화계 산업에 어떠한 변화를 안겨주고 있는지 알아봤다.<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K팝을 극장에서 소비하는 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익숙한 문화가 됐다. 월드투어를 마친 아티스트들이 극장 개봉과 스트리밍 공개를 통해 다시 한번 팬들을 만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흐름을 거쳐서 현장의 감동을 재소비하는 걸 넘어 하나의 독립된 콘텐츠로 자리 잡게 된 걸까.

K팝 아티스트의 공연이 DVD 중심의 2차 콘텐츠로 출발해 글로벌 박스오피스를 겨냥하는 지금이 되기까지 단계적 발전을 거쳐왔다. 이의 시작을 알아보려면 공연을 기록해 판매하는 개념이 정착됐던, DVD와 방송 등을 통해 소비된 2000년대 초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어 2010년대부터 실험이 시작되면서 K팝과 극장의 본격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2012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노력과 열정, 꿈을 담은 음악 다큐멘터리 'I AM : SMTOWN LIVE WORLD TOUR in Madison Square Garden(아이 엠: 에스엠타운 라이브 월드 투어 인 매디슨 스퀘어 가든)'이 한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서 개봉했다.

2012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노력과 열정, 꿈을 담은 음악 다큐멘터리 I AM : SMTOWN LIVE WORLD TOUR in Madison Square Garden(왼쪽)이 국내와 해외에서 개봉했고, 2016년 무대와 미공개 에피소드, 특별 인터뷰 등이 담긴 밀착 다큐멘터리 빅뱅 메이드가 개봉했다. /작품 포스터
2012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노력과 열정, 꿈을 담은 음악 다큐멘터리 'I AM : SMTOWN LIVE WORLD TOUR in Madison Square Garden'(왼쪽)이 국내와 해외에서 개봉했고, 2016년 무대와 미공개 에피소드, 특별 인터뷰 등이 담긴 밀착 다큐멘터리 '빅뱅 메이드'가 개봉했다. /작품 포스터

2013년 8월에는 동방신기의 5대돔 투어 'TVXQ! LIVE TOUR 2013 TIME(동방신기! 라이브 투어 2013 타임)'가 훗카이도 오사카 교토 히로시마 등 일본 전국 38개 영화관에서 라이브 뷰잉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다만 이때까지는 정식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기보다는 현장을 찾지 못한 팬들을 위한 일회성 이벤트이자 팬서비스 성격이 강했다.

그러던 중 지금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익숙한 형태의 작품이 등장했다. 바로 2016년 개봉한 빅뱅의 월드투어 'MADE(메이드)' 340일의 여정을 담은 밀착 다큐멘터리 '빅뱅 메이드'다. 화려하고 프로페셔널한 퍼포먼스와 함께 비하인드 스토리와 미공개 에피소드, 특별 인터뷰, 무대 아래에서만 볼 수 있는 멤버들의 꾸밈없고 솔직한 모습 등이 담겼다.

다시 말해 콘서트 현장을 촬영하고 스크린에 다시 송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서사와 제작 완성도를 갖춘 극장용 콘텐츠로 관객들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해외 투어나 치열한 티켓 경쟁으로 인해 현장을 찾지 못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는 건 물론이고 다각도 촬영과 클로즈업 등의 촬영 기법, 아티스트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무대 밖 비하인드 등 현장에서 보기 어려운 장면들까지 제공하며 팬들의 관람 욕구를 자극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제작되는 영화의 수가 줄면서 극장가는 신작 수급이 어려워졌고 아티스트들은 오프라인으로 팬들을 만날 수 없게 되면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포맷의 다양화를 확인할 수 있었던 2020년대의 극장가다. /작품 포스터, 더팩트 DB
코로나19로 인해 제작되는 영화의 수가 줄면서 극장가는 신작 수급이 어려워졌고 아티스트들은 오프라인으로 팬들을 만날 수 없게 되면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포맷의 다양화를 확인할 수 있었던 2020년대의 극장가다. /작품 포스터, 더팩트 DB

이후 2018년을 기점으로 공연 실황 영화의 편수가 늘어나고 개봉 국가도 많아지면서 급격하게 확장된 시장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성장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BURN THE STAGE: THE MOVIE(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는 국내뿐만 아니라 북남미와 유럽 등 세계 40여 개 국가 및 지역에서 동시 개봉하며 글로벌 흥행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공연 실황 영화는 자연스럽게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겨냥하는 새로운 수익 모델로 존재감을 발산했다.

더 나아가 2020년대에는 포맷의 다양화가 펼쳐졌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제작되는 영화의 수가 줄면서 극장가는 신작 수급이 어려워졌고 아티스트들은 오프라인으로 팬들을 만날 수 없게 되면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 가장 크다는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그 결과 방탄소년단은 2016~2021년에 진행된 투어 실황 4편을 4K 리마스터로 재편집한 'BTS Movie Weeks(방탄소년단 무비 위크스)'를, 블랙핑크는 데뷔 5주년을 맞아 과거 월드투어와 팬미팅 영상 등이 담긴 'BLACKPINK: The Movie(블랙핑크: 더 무비)'를 스크린에 걸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온라인 전용 콘서트 Beyond LIVE(비욘드 라이브)를 선보였다.

이렇게 과거 공연을 재구성한 콘텐츠부터 무관중으로 진행된 온라인 콘서트나 실시간 스트리밍 공연 촬영본 등이 끊이질 않고 등장했다. ScreenX와 4DX 등 특수관을 활용한 몰입형 상영도 늘어나면서 무대의 감동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했다.

이제는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세븐틴 NCT 스트레이 키즈 몬스타엑스 엔하이픈 에스파 아이브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아티스트들의 공연 실황 영화가 관객들과 꾸준히 만나면서 K팝 산업 표준 콘텐츠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임영웅을 비롯해 해외 아티스트들의 영화도 개봉하면서 K팝이라는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영역을 확장 중이다. 투어와 함께 공연 실황 영화를 제작하는 흐름이 일반화됐고 극장 개봉과 특수관 상영, OTT 공개로 이어지는 유통 구조도 정착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투어스 르세라핌(위쪽부터) 등은 VR 콘서트로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고 있다. /더팩트 DB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투어스 르세라핌(위쪽부터) 등은 VR 콘서트로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고 있다. /더팩트 DB

이러한 공연 실황 영화가 관객들에게 익숙한 콘텐츠로 자리 잡은 후 또 한 번의 진화를 보여준 게 바로 VR 콘서트다.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시작으로 엔하이픈과 투어스, 르세라핌이 순차적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으며 작품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로도 퍼져나가고 있다.

VR 콘서트는 이미 진행된 무대에 비하인드와 아티스트의 인터뷰 등을 추가한 공연 실황 영화와 시작부터 다른 성격을 띤다. 오직 이를 위해 크로마키 앞에서 공연하는 아티스트들을 VR 카메라로 촬영하고, 현실에서 구현할 수 없는 화려하고 놀라운 퀄리티의 무대 연출로 차별화를 꾀하며 K팝의 새 볼거리이자 공연 실황 영화의 새 패러다임이 됐다.

특히 VR 콘서트의 가장 큰 매력은 생생함이다. 아티스트가 마치 자신의 눈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면서 몰입도를 높이고, 가상의 세계로 이끄는 멤버들을 선택할 수 있는 참여형 연출과 주차 별로 다르게 증정되는 특전 등으로 'N차 관람'을 유발하며 확실한 관객층을 확보 중이다.

물론 33000원은 일반 영화보다 높게 책정된 가격이지만 평균 10만 원대 후반인 콘서트 티켓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저렴한 가격으로 보다 가까이서 아티스트를 만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기에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관객들이 "놀라운 기술력이다. 생각보다 더 생생하다" "이질감이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몰입된다" "인생 최고의 영화" 등과 같은 긍정적인 반응을 남기는 이유다.

NCT와 레드벨벳 등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공연 실황 영화를 자주 보러 갔다는 20대 여성 A 씨는 <더팩트>에 "이전에는 공연 실시간 중계 화면을 녹화해서 따로 공간을 대여하고 소수 인원으로 모여 이를 추억하는 게 전부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다가 등장한 공연 실황 영화는 길어야 3일 정도로 끝나는 콘서트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며 "콘서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영화관의 대형 스크린과 빵빵한 음악 그리고 많은 사람과 함께 응원봉을 들고 응원할 수 있는 분위기까지 만들어지니까 공연의 여운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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