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박지윤 기자] 첫 공포물, 첫 영화, 첫 주연작. 배우 윤재찬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처음으로 가득한 '살목지'를 만났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성공적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그는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스크린 데뷔작 '살목지'(감독 이상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윤재찬은 지난 21일 서울 상암동에 있는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침없는 흥행세에 힘입어 150만 관객을 돌파한 날 기자와 만난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고, "손익분기점(80만 명)을 넘겼을 때부터 계속 기분이 좋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며 작품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8일 개봉한 '살목지'는 찍은 적 없는 형체가 로드뷰 화면에 포착되고 검고 깊은 물 속에 있는 존재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가운데 살목지에 들어서게 된 7명의 촬영팀이 맞닥뜨린 공포를 생생하게 그린 작품으로, 단편 영화 '함진아비' '돌림총' 등을 통해 공포 장르에서 자신만의 색을 다져온 이상민 감독의 첫 단독 장편 연출작이다.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강렬한 제목 안에 담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과 김혜윤이라는 존재로 '살목지'에 홀린 윤재찬이다. 그렇게 공포 장르에 뛰어들고 싶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품고 오디션을 본 그는 재촬영을 위해 살목지로 향하는 촬영팀의 막내 성빈 역을 맡아 김혜윤 이종원 김준한 김영성 오동민 장다아와 함께 신선한 앙상블을 형성했다.

"오디션을 보기 2~3일 전부터 일상에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어요. 지금 귀신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등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러운 리액션을 계속 고민했고요. 이번에 첫 영화고 첫 주연작이라서 부담감도 있었지만 너무 재밌었어요. 성빈에 몰입해서 평소에 하지 않는 행동들을 하고 경험하지 못했던 걸 하다 보니까 너무 매력 있더라고요."
성빈은 재촬영을 위해 살목지로 향하는 촬영팀의 막내 PD이자 공포 채널을 운영하는 PD 세정(장다아 분)의 남자친구다. 그는 그곳에서 겁 없이 행동하다가도 이상한 일들이 벌어짐에 따라 극한의 생존 본능을 발휘하며 누구보다 빠르게 계획을 세우고 세정과 함께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이를 연기한 윤재찬은 다른 작품에서 도움이나 힌트를 얻기보다 이상민 감독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고. 그는 "공포물을 찾아보기는 했는데 레퍼런스로 하지는 않았다. 그러면 어느 순간에는 결국 그 인물들을 따라가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처음에는 성빈이를 사회 생활을 잘 하는 친구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사회성도 있지만 생존 본능이 큰 인물이더라고요. 이 두 가지의 모습을 유심히 생각했어요. 큰일을 맞닥뜨리기 전에는 귀엽고 사회성을 가진 인물로서 그리고 무서움을 마주하고 불안에 쫓길 때는 그 어떠한 것보다 인간의 생존 본능이 앞서는 본질을 표현하려고 했죠."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준 이상민 감독을 향해 두터운 신뢰를 드러낸 윤재찬은 즐거웠던 현장 분위기도 생생하게 들려줬다. 그리고 작품을 이끈 김혜윤을 언급하며 "대본리딩 때 저보고 너무 잘한다고 얘기해주셔서 자신감을 얻었다. 드라마와 영화를 같이 찍고 있어서 몰입하는 게 힘들 때도 있었는데 엄청 다독여주셔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많은 배우와 신선한 케미를 형성한 가운데, 연인으로 만난 장다아와의 호흡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그는 "모든 배우와 만나고 나서 저랑 다아, 감독님과 따로 대본리딩을 하고 천천히 합을 맞췄고 현장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다아가 저를 많이 맞춰줬다"며 "초반에는 연인의 풋풋함을 살리려고 했고 탈출할 때는 수인(김혜윤 분)을 너무 의심하는 상황이 관객들에게도 잘 비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무서워 할 때 겁에 질린 표정도 잘 살렸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고 덧붙였다.
'살목지'의 매력 중 하나는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가 잔상에 남으면서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후에도 여러 장면을 곱씹으면서 인물들이 어디서부터 홀린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수인과 기태(이종원 분)를 살목지에 두고 차를 타고 탈출하는 성빈과 세정이 탈출한 줄 알았다가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맞닥뜨리면서 끔찍한 최후를 맞는 장면도 포함돼 있다.
"글을 읽을 때부터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몰입해서 봤어요. 그런데 연기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포인트 중 하나가 그때의 감정에 집중하자는 거였거든요. 살목지를 탈출했고 경찰을 만나서 기분이 좋은 감정에만 포커스를 뒀어요. 아이처럼 신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최후가 더 절망적으로 다가올 것 같았거든요."
그런가 하면 이날 윤재찬은 영화를 본 관객들이 충남 예산에 있는 저수지 살목지로 향하고 있는 현상과 최근 화제가 된 손익분기점 돌파 기념 귀신 분장 무대인사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이상민 감독의 처녀 귀신 분장은 본인의 아이디어였다고 덧붙이면서 말이다.
"많은 분이 살목지를 가는 걸 보고 저희 단체 채팅방에 '이게 무슨 일이냐'라고 하면서 공유됐었어요. 저희 영화로 인해 이런 파급력이 생긴 게 뿌듯하면서도 걱정되는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분장 무대인사는 배우들끼리 어떤 걸 할지 상의했어요. 저는 홍보를 위해서 분장 욕심을 부리려고 했는데 너무 세게 가면 이상할 것 같다고 해서 참았어요(웃음)."

2020년 그룹 재로의 멤버로 데뷔한 윤재찬은 HBO Max '옷장 너머로'로 연기에 첫 발을 들였고,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 '강력하진 않지만 매력적인 강력반'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등 꾸준한 작품활동을 통해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구축했다. 그리고 그는 지난 2월 종영한 '판사 이한영'을 시작으로 '세이렌'에 이어 '살목지'와 '오늘도 매진했습니다'에 연달아 출연하며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윤재찬은 "매년 더 나은 배우가 되고 더 나은 연기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숫자에 연연하면 제 스스로가 쫓기게 되는 것 같아서 작품의 수와 상관없이 배우로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게 제 목표"라며 "무대인사 때 팬들에게 받은 편지를 읽으면서 '진짜 똑바로 살자'라는 생각을 한다. 올해에는 자작곡도 내고 촬영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롤모델은 정지훈 선배님이에요. 노래와 연기를 다 하는 게 너무 멋있잖아요. 가수로 데뷔했다가 연기를 시작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저의 성향과 잘 맞더라고요. 하늘이 내려준 일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저는 어떤 상황과 배역이 주어져도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어서 사람들이 봤을 때 부담스럽지 않고 계속 보고 싶어지는, 몰입되는 연기가 저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사람적으로 밉지 않고 매력적이라서 대중에게도 느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부터 짧지만 빠르게 그동안 걸어온 길도 되돌아본 윤재찬은 마지막까지 '살목지' 홍보를 잊지 않았다. 그는 "공포보다 재미 요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저 관객들을 놀라게 하려고 만든 게 아니라 액션부터 호러와 로맨스까지 여러 장르가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는 만큼, 영화관에서 보면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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