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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지배구조 메스에도…한투 김남구 회장 20년째 의장 겸임 '역행'
입력: 2026.04.24 00:00 / 수정: 2026.04.24 00:00

금감원, 대표·의장 겸직 개선 권고
다수 증권사들, 이사회 의장 사외이사로 교체 흐름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20년 넘게 지주와 핵심 자회사 한국투자증권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어 지배구조 개선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투자금융지주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20년 넘게 지주와 핵심 자회사 한국투자증권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어 지배구조 개선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투자금융지주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핵심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은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김남구 회장이 그룹과 핵심 자회사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체제를 20년 넘게 유지하면서, 이사회 독립성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주요 증권사들이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기조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한국투자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12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2005년부터 이어진 장기 재임이다.

핵심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에서의 이사회 의장 이력은 더 길다.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기준 김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의 사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지난달 26일 개최된 주총에서 연임 안건이 가결되면서 연임 횟수는 20회 기록했다.

형식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13조 1항에서는 '이사회는 매년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항에서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사외이사가 아닌 자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이사회는 그 사유를 공시하고,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자(이하 '선임사외이사'라 한다)를 별도로 선임하여야 한다'고 예외를 두고 있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등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이다. 당국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또는 운용자산 20조원 이상의 대형 금융투자회사들은 금융사 임원에게 담당 업무에 따른 내부통제 책무를 배분해 책임소재를 보다 분명히 하도록 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의 내부통제 총괄 관리 의무를 감독할 책임도 있기 때문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난해 책무구조도 도입 전 사전 조사와 컨설팅을 통해 증권사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겸직을 개선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이사회의 독립성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잣대로 꼽는다. 대주주나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이해 상충을 막고 투명한 의사 결정을 도모하는 선진 지배구조로 평가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개최된 한국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 12회 연임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개최된 한국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 12회 연임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

삼일PwC거버넌스센터가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2024년 8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전에 충분한 논의 후 안건을 의결하는 비율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된 경우 80%였으나 미분리된 경우는 63%에 그쳤다. 경영진의 제안 사항을 이사회가 그대로 승인한다는 비율도 분리는 20%에 그쳤으나 미분리는 40%에 달했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20년 넘게 겸직하고 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 이사회도 거수기 역할을 하면서 일반 주주보다 대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할 우려가 커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연구진은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할 경우 의사결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사회의 독립적인 경영 감독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진국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지배구조가 증가하는 추세다. S&P500 기업의 이사회 의장 현황을 보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비율은 2018년 31%에서 2022년 36%, 2023년에는 39%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내에서도 다수 증권사들이 사외이사로 이사회 의장을 교체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한국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의 행보는 대조적이란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6월 KB증권이 이사회 의장을 김성현 당시 대표에서 양정원 사외이사로 바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메리츠증권도 같은 해 7월부터 이사회 의장을 장원재 대표에서 이상철 사외이사로 교체했다. 두 증권사는 지배구조법 준수와 이사회 독립성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해 바꿨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신한투자증권이 이선훈 대표가 맡고 있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교체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대표이사도 하고 이사회 의장까지 겸임하면 이사회가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게 된다"며 "이는 취약한 지배구조로 이어져 이사회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자는 상법 개정안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동안 지배주주들은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으면 지배권까지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체제를 유지해왔지만 이제는 오랜 관행을 깨뜨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선임해 이사회 독립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선임사외이사 제도가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라는 지배구조 개선의 근본적 취지를 비껴가기 위한 '꼼수'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김남구 회장은 현재 한국투자증권 회장으로 당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유한 경영전문가로서 지난 임기 동안 선임 사외이사와 협조해 원활하게 이사회를 운영했고 원만한 이사회 소집과 효율적 운영을 고려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며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함에 따라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진 견제 기능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선임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정관에 근거한 조치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위배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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