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베트남 국빈방문에 KB·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장 동행
인가·규제 변수 속 해외 격전지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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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왼쪽부터 차례대로)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22일부터 24일까지 이어지는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에 동행 중이다. /이선영 기자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국내 5대 시중은행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 일정에 맞춰 하노이로 향해 현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번 동행은 단순한 경제사절단 참여를 넘어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베트남 시장에서 기업금융·외환·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사업 기회를 넓히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미 베트남이 국내 은행권의 핵심 해외 수익처로 자리 잡은 만큼 이번 순방을 계기로 현지 영업 확대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22일부터 24일까지 이어지는 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에 동행 중이다. 특히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국내 주요 시중은행장 가운데 유일하게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 일정에도 동행했다. 정 행장은 인도 현지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시장 동향을 공유하고 사업 확대 가능성과 협력 접점을 점검한 뒤, 베트남 일정에도 합류했다.
이들은 현지에서 국내 기업의 금융 지원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영업점을 점검하는 한편, 새로운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5대 은행의 국외점포는 지난해 말 기준 119곳으로 집계됐다.
이번 베트남행은 정부의 대(對)베트남 경제외교와도 맞물려 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1500억달러로 확대하자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한국 기업의 현지 생산기지 확대와 인프라·첨단산업 협력이 커질수록 은행권 입장에서는 기업대출, 무역금융, 외환, PF 수요가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은행장들의 동행이 단순 수행이 아니라 현지 진출 기업 지원과 금융 공급망 확대 차원에서 해석되는 배경이다.
베트남은 이미 국내 금융사 진출이 가장 활발한 해외 시장 중 하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베트남에서 현지법인이나 지점을 운영하는 국내 금융사는 총 55개사다. 업권별로는 은행 20개사, 자산운용사 9개사, 증권사 8개사, 여신전문금융사 7개사, 보험사 6개사, 저축은행 5개사다. 국내 은행권이 베트남을 단순 거점이 아닌 전략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은행별 현지 영업망도 차이가 난다. 신한은행은 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해 전국 56개 지점·거래사무소를 확보하며 가장 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우리은행도 베트남우리은행을 중심으로 28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베트남 내 2개 지점을 거점으로 기업금융과 외환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농협은행은 인도·베트남을 포함한 8개국 11개 해외점포를 운영 중인 후발주자로, 해외 영업망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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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베트남 국빈방문 순방길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9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현지 영업 방식도 은행마다 조금씩 다르다. 신한은행은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을 앞세워 기업금융은 물론 리테일 접점까지 넓히며 베트남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해 왔다. 하나은행은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투자와 현지 지점을 기반으로 기업금융과 네트워크 확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베트남법인을 통해 현지 기업과의 거래를 확대하는 한편, 이번 순방 기간 비엣텔글로벌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사업 접점을 넓혔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현지 지점을 중심으로 기업금융·외환·수신·여신 업무 기반을 다지며 한국계 기업과 현지 거래처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적만 놓고 봐도 베트남은 '성과'가 확인된 시장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베트남 시장에서 가장 앞선 성과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베트남 손익은 2720억원으로 이 가운데 신한베트남은행이 2591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우리은행도 716억4600만원의 순이익을 냈고, 하나은행은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투자를 통해 지난해 1504억9500만원의 지분법 이익을 거뒀다. KB국민은행은 인도와 베트남을 포함한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업금융 접점을 넓히고 있고, NH농협은행도 해외점포를 운영하며 후발주자로서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이번 순방에 동행해 해외금융협력협의회(CIFC) 포럼에 참석하고, 베트남 중앙은행·재무부와의 면담을 통해 국내 금융사 지점 설립 인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은행들의 베트남 확장이 현지 인허가와 규제 환경, 제도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와 국제 정세 변동성까지 겹치면서 외형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에서 기업이 공장을 짓고 사업을 키울 때 금융 지원이 함께 가야 한다는 점에서 베트남은 은행권이 놓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이번 순방을 계기로 기업금융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