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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뺏긴 1세대의 굴욕…이디야, 샌드위치 압박에 '성장 멈춤'
입력: 2026.04.23 00:00 / 수정: 2026.04.23 00:00

지난해 매출 2387억원, 1.4%↓…하향곡선
중가 전략은 저가·프리미엄 사이서 갈 길 잃어
IP 협업·해외 진출로 활로 모색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이디야의 매출은 2387억원, 영업이익은 96억원으로 전년(2420억원) 대비 각각 1.4%, 0.6% 감소했다. /이디야 홈페이지 갈무리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이디야의 매출은 2387억원, 영업이익은 96억원으로 전년(2420억원) 대비 각각 1.4%, 0.6% 감소했다. /이디야 홈페이지 갈무리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국내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의 상징인 이디야커피가 올해 25주년을 맞이했으나 사면초가에 빠졌다. 한때 가맹점 수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위상은 사라졌고, 매출과 영업이익 등 주요 지표가 일제히 꺾이며 브랜드 정체성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이디야커피 매출은 2387억원으로 전년(2420억원) 대비 1.4% 감소했다. 2022년 2778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3년 2756억원, 2024년 2420억원으로 하향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6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성장은 정체된 모양새다.

반면 경쟁사들은 약진했다. 스타벅스(SCK컴퍼니) 매출은 전년 대비 4.5% 상승한 3조2380억원, 투썸플레이스는 12% 증가한 5824억원을 기록했다. 저가 커피의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메가커피 운영사인 엠지씨글로벌의 지난해 매출은 6469억원으로 30.4% 늘었으며, 컴포즈커피는 3003억원으로 전년 대비 236.4% 폭증했다.

가맹점 수 1위 지위도 내줬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5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 1위는 메가MGC커피(3325개)가 차지했다. 이어 컴포즈커피(2649개), 이디야커피(2562개) 순으로 집계됐다. 신규 개점 수 상위권에서도 이디야커피는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2023년 말까지만 해도 이디야커피 매장은 2805개로 가장 많았다.

이디야커피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이디야커피 매장에서 음료 용량 확대 및 메뉴 라인업 개편을 알리는 SIZE UP & LINE UP 행사를 연 가운데, 모델들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디야커피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이디야커피 매장에서 음료 용량 확대 및 메뉴 라인업 개편을 알리는 'SIZE UP & LINE UP' 행사를 연 가운데, 모델들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새롬 기자

업계에서는 위기의 근본 원인을 '포지셔닝 실패'로 분석한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고가 커피나 특색 있는 메뉴를 원하면 스타벅스를 찾고, 대용량을 즐기려면 저가 커피 매장을 간다"며 "뚜렷한 이미지가 없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회자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험 소비와 저가 브랜드의 가성비 사이에서 이도 저도 아닌 '회색지대'에 갇혔다는 평가인 셈이다. 3000원대 중반인 가격은 1000~2000원대 저가 커피와 4000~5000원대 프리미엄 커피 사이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타개책으로 시도한 용량 증가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음료 용량을 기존 14온즈에서 18온즈로 28.6% 늘리면서 대용량 저가 커피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이미 저가 커피에 익숙해져 있다"며 "용량보다는 가격 측면을 타개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불안한 재무 구조도 성장의 발목을 잡는 핵심 요소다.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적자로 돌아섰으며, 현금보유액은 3억7000만원에서 6500만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2023년 197억원에서 2025년 543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이 와중에 배당 규모는 2023년 53억원에서 지난해 95억원까지 확대되어, 영업이익에 육박하는 자금이 외부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인기 캐릭터와 브랜드 IP(지적재산권) 협업 등으로 경험 중심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26일 출시한 포켓몬 음료 4종은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15만 잔을 돌파하면서 성과를 입증했다. /이디야커피
이디야커피는 인기 캐릭터와 브랜드 IP(지적재산권) 협업 등으로 경험 중심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26일 출시한 포켓몬 음료 4종은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15만 잔을 돌파하면서 성과를 입증했다. /이디야커피

이디야 관계자는 "고속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든 과정"이라며 "지난해엔 공급망 관리 체계를 효율화하고 손익 구조 개선, 점포 운영 안정화 등 질적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54억원으로 전년(45억원)보다 개선됐다며 내실 경영을 강조했다.

이디야커피는 가맹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해외 진출과 제품 다변화, 신규 영업 채널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먼저 가맹점 매출 활성화를 위해 '두쫀쿠(두바이쫀득쿠키)', '버터떡'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를 선제적으로 선보인다. 아울러 인기 캐릭터 및 브랜드 IP(지적재산권) 협업을 통한 경험 중심 마케팅으로 집객력을 높일 계획이다. 실제 지난달 26일 출시한 포켓몬 음료 4종은 출시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15만 잔을 돌파하며 마케팅 효과를 입증했다.

현장 접점도 강화한다. 커피트럭을 운영해 기업 행사, 학교, 페스티벌 등 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소비자와의 접촉면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커피믹스, 스틱커피 등 유통 제품군을 다각화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며 판매 채널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힘을 준다. 현재 전 세계 27개국에 제품을 수출 중인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수출 실적이 전년 대비 약 69% 증가했다. 2023년 괌, 2024년 말레이시아에 이어 올해 4월 캐나다, 상반기 중 라오스 점포를 오픈하며 동남아시아와 북미 중심으로 거점 확장을 지속할 방침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앞으로도 매장 경쟁력 제고, 메뉴 혁신, 판매 채널 다변화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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