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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산재와의 전쟁' 이후 사망자 줄었지만…기업 "중처법 부담"
입력: 2026.04.20 00:00 / 수정: 2026.04.20 00:00

건설업 사망자 45.1% 감소
기업 49.9% "중처법 등 부담"
이재용 산업안전지도사 "5인 미만 사업장 특화 지원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산업현장 사망사고가 감소 흐름을 보이는 모양새다. 사진은 이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산업현장 사망사고가 감소 흐름을 보이는 모양새다. 사진은 이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산업현장 사망사고가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모든 산재 사망사고를 신속 보고하라", "후진적인 산재공화국을 뜯어고치겠다"고 밝히며 대응 강도를 높여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지 못하면 직을 걸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기업 절반이 여전히 중대재해 처벌을 최대 리스크로 꼽으면서 현장 긴장감은 이어지고 있다.

2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113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7.5% 감소했다. 2022년 통계 작성 이후 1분기 기준 최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비상경제점검 회의에서 "올해 1·4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가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었다고 한다"며 "다행스럽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어 "각 부처는 고위험 사업장 감독을 강화하고 영세 사업장 안전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산재 근절은 이 대통령이 국가 정상화 과제 중 하나로 규정한 사안이다. 지난달 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마약범죄·공직부패·보이스피싱·부동산 불법행위·고액 악성 세금체납·주가조작과 함께 중대재해를 '7대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근절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 올해 1분기 건설업 사망자 39명…전년比 45.1% 감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업 사망자는 39명으로 전년 대비 4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업 사망자는 39명으로 전년 대비 4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건설업 사망자는 39명으로 전년 대비 45.1% 줄었다. 산재 사망 다수를 차지하던 '떨어짐' 사고도 같은 기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50인 미만(공사액 50억원 미만) 사업장 사망자는 59명으로 전년 대비 28.9% 감소했다. 5인 미만(5억원 미만) 사업장도 28명으로 34.9% 줄었다. 반면 제조업은 증가했다. 지난달 20일 대전 자동차 부품공장 화재로 다수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52명으로 전년보다 79.3% 늘었다.

노동부는 산재 감소 배경으로 정부 중대재해 감축 정책과 현장 안전관리 강화를 꼽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점검·감독을 확대한 점도 주요 요인으로 설명했다.

정부는 감소 흐름 유지를 위해 고위험 사업장 10만곳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와 점검·감독을 연계할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올해는 반드시 산재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감축해 국민들이 안전한 일터로의 변화와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재용 산업안전지도사는 "정부가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 이 대통령의 강력한 대책 실행 의지가 일터에 확산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특히 지방정부·관계부처·민간기관과의 협업 강화 등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처법 사각지대인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정부의 특화된 지원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기업 절반 "중처법 부담"…규제 리스크 여전

이재용 산업안전지도사는 올해 1분기 산재 사고 사망자 감소에 대해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뉴시스
이재용 산업안전지도사는 올해 1분기 산재 사고 사망자 감소에 대해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뉴시스

산재 사망 감소 흐름과 별개로 기업 체감 부담은 여전히 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0인 이상 51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기업규제 전망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49.9%가 '중대재해 처벌 등 안전 규제'를 가장 큰 부담으로 꼽았다. 근로시간 규제(25.0%)와 환경 규제(15.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경총이 내놓은 또 다른 조사에서는 정부 산업안전 정책의 사망재해 감소 효과에 대해 58%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42%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중처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 81%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는 '경영책임자 의무 구체화'와 '형사처벌 완화'가 꼽혔다.

경총은 "중처법과 같이 실효성이 낮은 안전법령과 불합리한 안전규제 등에 대한 제도개선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부정적 평가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처법은 지난 2022년 1월 27일부터 우선적으로 근로자 50인 이상 기업에 적용됐다. 2024년 1월 27일부터는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법이 적용돼 시행 중이다. 중처법 제1조는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공무원·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해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근로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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