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비만약 전권 본사로…협상력 강화
약가 개편 대응·R&D 비중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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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동제약이 신약 전담 자회사인 '유노비아'를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핵심 파이프라인인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글로벌 기술수출(L/O)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은 일동제약 본사. /일동제약 |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일동제약이 신약 개발 전담 자회사인 '유노비아'를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연구개발(R&D) 부문을 물적분할해 분사시킨 지 2년 7개월 만의 재통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경영 효율화를 넘어, 핵심 파이프라인인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글로벌 기술수출(L/O)을 성사시키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100% 자회사인 유노비아를 흡수 합병하기로 의결했다. 합병은 신주 발행이 없는 무증자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진행되며, 합병 기일은 오는 6월 16일이다.
회사 측은 약가 인하 등 정책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한다. 조직을 단순화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불확실성이 큰 R&D 사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업계가 이번 합병에서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경구용 비만 치료제 'ID110521156'의 향방이다. 유노비아가 주도해온 이 물질은 지난해 임상 1상에서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며 글로벌 빅파마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수출 협상에서는 특허와 의사결정 권한이 명확한 단일 법인이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 자회사 체제에서는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해지고 권리 귀속 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따라서 본사가 직접 권리를 보유하는 것이 협상 속도와 사후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일동제약은 이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파도프라잔'의 권리를 유노비아로부터 선제적으로 인수한 바 있다. 이번 합병 역시 비만치료제를 포함한 주요 파이프라인의 전권을 본사로 귀속시켜 글로벌 파트너링 미팅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의 약가 제도 개편안도 합병을 서두른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는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높은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해 제네릭 약가를 오리지널 대비 60% 수준으로 인정해주는 등 우대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그간 R&D 비용을 자회사인 유노비아가 집행하면서 본사의 매출 대비 R&D 비중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사왔다. 유노비아를 다시 품에 안으면 분산됐던 연구개발비가 본사 회계에 통합되어 R&D 투자 비율이 급등하게 된다. 이로써 오는 2027년까지 유효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유지와 약가 가산 혜택을 사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으로 최근 영입된 박재홍 R&D 본부장 체제에 힘을 실릴 것으로 보인다. 얀센과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를 거친 박 본부장이 본사와 자회사를 아우르는 통합 R&D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유노비아 합병을 통해 경영 안정성을 도모하고 비만치료제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며 "사업 추진력을 강화해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