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물류비용 급등…마진 방어 빨간불
삼성·LG전자, 2분기 비용 효율화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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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가 중동 사태로 인한 원가 상승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전사적 비상영영을 선언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우지수 기자] 미국과 이란의 갈등 국면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가 강도 높은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고유가에 따른 원자재·물류비 상승과 미국 관세 정책이 맞물려 위협받는 가전 사업의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한 판단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뒀지만 2분기 이후 대형가전 사업부문의 실적 둔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임원들의 출장 비용, 조직 운영 비용을 줄이는 모양새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국 가전업체의 공세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마저 합의 없이 끝났고 미국이 전날 이란 항구 출입 선박에 대한 봉쇄에 착수하면서 업계의 긴장감은 한층 고조됐다.
미국이 제3국 선박의 해협 통행을 보장하면서 전면 물류 봉쇄는 피했지만 통행료 부과 논의에서 해협 전면 봉쇄, 다시 이란 항구 봉쇄로 수일 만에 정책 방향이 세 차례 바뀌면서 업계의 긴장감은 증폭됐다. 미군의 이란행 선박 검문이 본격화하면 해협 통과에 48~72시간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운송 일정의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가다.
통상 대형 가전사업은 부피가 큰 완제품의 해상 운송 비중이 높아 물류 비용 상승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이란 봉쇄에 따른 보험료·할증료 인상과 선사의 항로 회피가 겹쳐 운임 변동이 곧바로 원가에 반영된다. 전날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부산발 컨테이너 해상운임지수(KCCI)는 2186p로 6주 연속 상승했다. 3월 초 1700선이었던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섰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10일 기준 1890.77p를 기록하며 7주 연속 올라 2월(1200대) 대비 50%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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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라이베리아 국적의 유조선 선룽 수에즈 막스호가 인도 뭄바이항에 입항하고 있다. /AP. 뉴시스 |
원자재 부담도 겹쳤다. 백색 가전의 핵심 기초 소재인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전년 대비 35.4% 올랐고 가전 외장재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폴리머 가격도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 지역은 전 세계 폴리에틸렌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해 봉쇄 장기화 시 수급 차질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 15% 초과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을 시행해 비용 압박이 형성됐다.
비용 압박 외 요소로는 중국 가전업체의 공세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AV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컬러TV 5위(3.62%) △냉장고 14위(0.41%) △세탁기 15위(0.38%) 등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TCL, 하이얼 등 현지 기업의 가파른 성장세에 밀린 결과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 'AWE 2026'에 불참한 이후 하반기 중국 가전 사업을 직영이 아닌 대리점 판매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는 비용 통제를 중심으로 비상경영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사 차원의 긴축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DX부문 전 사업부에 비용 30% 감축을 지시하고 부사장급 이하 임원이 10시간 미만 해외 비행 시 일반석 탑승을 의무화했다. LG전자도 임원 해외 출장 시 일반석 탑승을 지시하고 조직 책임자 업무 경비를 50% 줄였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국내 주요 가전 사업의 수익성이 급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가전 시장은 가격 경쟁이 치열해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 쉽지 않은 구조여서 기업이 마진율 하락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예측이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어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이미 체결된 운송 계약은 당장 원가에 반영되지 않지만 운임·원자재 상승분이 신규 계약에 본격 반영되는 하반기 이후 마진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어 비용 구조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index@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