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임영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정리를 시작했다"고 선언하며 해상 통로 확보를 위한 군사적 움직임에 본격 착수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미 해군 핵심 전력을 해협 안쪽까지 진입시키며 이란을 향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미 중부사령부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유도미사일 구축함 두 척이 작전을 수행했다"고 발표했다. 작전에 투입된 함정은 USS 프랭크 E. 피터슨함과 USS 마이클 머피함으로, 이들은 이미 해협을 통과해 아라비아만에서 작전을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탄도 미사일 요격과 대공·대함·대잠 작전이 모두 가능한 ‘만능 전투함’ USS 마이클 머피의 움직임은 해상 데이터 서비스 ‘마린트래픽’을 통해서도 포착되었다. 브래드 쿠퍼 사령관은 "오늘 새로운 항로 설정 과정을 시작했으며, 곧 안전한 경로를 공유할 것"이라며 "수중 드론 등 추가 전략 자산도 며칠 내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혀 대규모 기뢰 제거 작업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대해 "매우 심도 있게 협상하고 있지만,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가 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 중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협상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또한 다음과 같은 강경한 메시지를 쏟아냈다. "중국이 이란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배후 세력 차단에 나섰다. 이어 호르무즈 개방 작전에 비협조적인 나토(NATO)를 향해 "충분히 협력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와함께 "대형 유조선들이 미국으로 오고 있다"며 미국이 글로벌 에너지 위기의 대체 공급처로서 성과를 내고 있음을 부각했다.
미국 측의 해협 진입 발표에 대해 이란 정부는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이란 고위 군 관계자는 국영 TV를 통해 "미 군함이 해협 통과 시 공격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받고 되돌아갔다"고 주장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전 세계 국가들을 위해 해협을 정리하고 있다"며 이번 작전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미·이란 간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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