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적자 전환에 음료도 뒷걸음질
2년 연속 희망퇴직 단행
구원 투수로 등판 이선주 사장
'10대 브랜드' 내세워 체질개선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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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생활건강이 메가 브랜드 '더후'를 앞세운 기존 전략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매출 규모가 8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LG생활건강 |
[더팩트 | 손원태 기자] LG생활건강이 메가 브랜드 '더후'를 앞세운 기존 전략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매출 규모가 8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K-뷰티의 기록적인 수출 호황에도 홀로 역성장하며 적자 전환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로레알 출신' 이선주 사장이 구원투수로서 경영 정상화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 대비 6.7% 감소한 6조355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2.8% 급감한 1707억원에 그쳤으며, 당기순손실 85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실적 악화의 진원지는 본업인 화장품 사업이다. 지난해 화장품 매출은 전년보다 16.5% 줄어든 2조3500억원에 머물렀고, 97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를 필두로 한 인디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의 '가성비' 수요를 흡수하는 동안, 매출의 48%를 차지하는 럭셔리 라인 '더후'의 입지가 좁아진 탓이다.
해외 사업 역시 중국 의존도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LG생활건강 해외 매출은 전년(2조1131억원)과 비슷한 2조1377억원을 기록했으나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8.7% 하락한 7719억원에 그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북미(5745억원, +9.6%)와 일본(4340억원, +12.0%)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으나, 중국 시장의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자회사 한국코카콜라가 주도하는 음료 사업도 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헬시 플레저' 열풍에 따른 탄산음료 수요 변화에 밀려나면서 매출(1조7707억원)과 영업이익(1420억원)이 각각 2.9%, 15.5% 하락했다. 이에 한국코카콜라는 2024년에 이어 지난해 말에도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2024년에는 1971년 이전 출생자를 대상으로 했던 희망퇴직 대상자를 이번에는 1980년 이전 출생자로 확대하며 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였다.
지금과 달리 LG생활건강이 K-뷰티의 대표주자로 전체 시장을 이끌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중국에서 더후 열풍에 힘입어 매출 8조915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에 올라섰다.
그러나 이후 실적은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2년 7조1858억원(-11.2%), 2023년 6조8048억원(-5.3%)을 기록했다. 그러다 2024년 6조8119억원(+0.1%)으로 가까스로 역성장을 멈춰 세우는 듯 보였으나 지난해 다시 6% 넘에 하락하며 결국 2017년(6조1051억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불과 5년 만에 매출 2조원 가까이 증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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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주 LG생활건강 사장. /LG생활건강 |
LG생활건강은 위기 타개를 위해 지난해 11월 구원투수로 글로벌 뷰티 브랜드 '로레알' 출신의 이선주 사장을 신임 수장으로 영입했다.
이 사장은 '키엘'과 '입생로랑', '메디힐', 'AHC' 등 국내외 브랜드들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마케팅 전문가다. 그중 키엘은 미국에 이어 한국 시장 매출 2위로 올라섰다. LG생활건강은 이 사장의 경영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본업인 화장품 사업의 재도약을 위해 영입했다.
이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고객 경험 혁신 △고성장 지역 집중 육성 △수익성 구조 재조정 등 4대 과제를 제시했다.
핵심은 '더후' 일변도에서 벗어난 '10대 핵심 브랜드' 육성이다. CNP, 빌리프, 더페이스샵 등 6개 브랜드를 글로벌 전면에 내세우고 피지오겔, VDL 등 4개 브랜드를 전략 브랜드로 키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기존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 성장세가 뚜렷한 북미와 일본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적극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북미에서는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채널은 물론 '세포라', '얼타' 등 오프라인 유통망을 대폭 확대해 접점을 넓힌다. 일본 시장은 현지 인지도가 높은 CNP와 VDL 등 인기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공략에 속도를 낸다.
이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과거 몇 개의 대형 브랜드가 시장을 이끌던 시대는 끝났다"며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차별적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과학적 연구 기반의 뷰티·건강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tellme@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