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률 14% 요구에 인사·경영권 개입까지…노사 갈등 격화
글로벌 CDMO 경쟁 한복판서 공급망 리스크 부각…수주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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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파업 위기에 직면하면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의 수주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첫 파업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의 수주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생산 차질 우려는 글로벌 빅파마와의 신뢰 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지난 23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중단하고 24일부터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투표 시작 하루 만에 참여율이 80%를 넘어서는 등 현장의 파업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투표가 가결될 경우 노조는 4월 말 단체 행동을 거쳐 5월 1일부터 본격적인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노사는 지난 13차례의 교섭에서 임금 인상률 등을 놓고 평행선을 달려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외 신인도'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고도의 숙련도와 연속성이 필수적인데, 파업으로 인해 공정 관리에 공백이 생길 경우 수조 원대 규모의 수주 계약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들은 파트너 선정 시 '경영 안정성'과 '정시 납기'를 최우선 지표로 삼는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 안정성이 생명인 의약품 생산 기업에서 파업을 압박 카드로 쓰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 노조의 요구가 경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고객사들이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위해 물량을 다른 글로벌 CDMO 기업으로 돌릴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스위스 론자, 일본 후지필름 등 글로벌 강자들과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있다. 15조원 규모의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확보하려는 '초격차' 전략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터져 나온 파업 리스크는 뼈아프다는 분석이다.
또한 노조가 요구하는 '인사 및 경영권 사전 합의' 조항 역시 글로벌 기준에 비춰볼 때 사업의 유연성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저해해 수주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변하는 바이오 시장에서 전략적 판단이 노조의 동의에 막힐 경우, 결정적 수주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파업 움직임을 두고 냉담한 시선도 나온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처우가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노조의 요구안이 과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5년 평균 연봉은 1억1400만원으로, 2021년 7900만원 대비 4년 만에 44% 급증했다. 직원 절반 이상이 20대이며 평균 연령이 30대인 점을 고려하면 유례없는 고연봉이라는 평가다. 특히 설립된 지 14년에 불과한 회사임에도 평균 근속연수 5.3년, 이직률은 3% 이하로 고용안정도 보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사와 경영권은 기업 생존을 책임지는 경영진의 고유 권한"이라며 "노조의 요구는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에 경영 효율성을 저해하는 과도한 월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CDMO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노조와의 갈등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