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궁사 전 시굴조사를 실시해야" 회신
주민들 지속적 개발 반대…"역사적 가치 보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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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동마을 주민들은 최근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서초구 우면동 산 77 번지 일원은 2021~2022년 실시한 '매장유산 유존지역 고도화사업'을 통해 여산 송씨 묘역 추정지임을 확인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송동마을 비상대책위원회 |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서울 서초구 서리풀2지구 개발 계획이 문화유산이라는 변수와 마주했다. 사업 대상지 일대가 대규모 매장유산 유존지역으로 확인되면서 향후 사업 일정과 개발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민들은 정부가 역사·문화적 가치와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리풀2지구 주민들은 국가유산청으로부터 해당 지역이 매장유산 유존지역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회신을 받았다. 주민 측이 공개한 회신 내용에 따르면 서리풀2지구 일대는 문화유산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구역으로 분류되며, 일부 구간은 여산 송씨 묘역 추정지로 개발 전 시굴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리풀지구는 정부가 지난해 11월 수도권 신규 주택 공급 후보지로 발표한 곳이다. 염곡동·내곡동 일대의 1지구(20만8074㎡)와 우면동 일대의 2지구(19만3259㎡)로 구분된다. 국토교통부는 이곳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해제하고 총 2만 가구(1지구 1만8000가구·2지구 2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서리풀지구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2029년 분양, 2031년 첫 입주를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서리풀2지구 내에 속한 송동마을·식유촌 주민들과 우면동성당 신자들은 정부의 개발 방식이 일방적이라며 지속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과 신자들은 해당 지역이 서리풀 1·2지구 전체 면적의 1.8%에 불과하니, 이곳을 제외하고 개발을 진행하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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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동마을 주민들은 국토교통부에 지구 지정절차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할 계획이다. /송동마을 비상대책위원회 |
이 가운데 약 30여 가구가 모여사는 송동마을은 여산 송씨 일가가 600여년 전부터 대를 이어 살아온 집성촌이다. 이곳에는 최근 흥행을 거둔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재조명되는 단종의 장인 송현수 일가의 묘역이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주민들은 정부에 수 차례 청원을 통해 송현수 일가의 묘가 지구계획안에 포함 돼있어 재고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현재 송현수의 묘는 성명불상자의 묘 혹은 단순 임야로만 조사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민들은 개발로 인한 묘역 훼손을 막기 위해 국가유산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 결과 "2021~2022년 시행된 '매장유산 유존지역 고도화 사업'을 통해 여산 송씨 묘역 추정지로 확인됐다"며 "개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공사 시행 전 매장유산 시굴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은 것이다.
송동마을 비상대책위원회는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서리풀2지구 사업은 역사적 가치와 절차적 정당성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아울러 "국토부가 이 사실을 알고도 2029년 착공이라는 일정을 발표했다면 이는 국민을 기만한 '희망고문'"이라며 "사업발표 후 1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몰랐다면 국가 핵심 자산인 문화유산 데이터조차 확인하지 않은 직무유기이자 졸속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송동마을 주민들은 이번 국가유산청의 답변을 근거로 국토교통부에 지구 지정절차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할 계획이다. 대책위는 "정부는 지금이라도 실현 불가능한 계획을 철회하고 송동마을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할 존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