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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 이하 아파트가 다시 대출 불씨?…한은이 짚은 '풍선효과'
입력: 2026.03.13 10:18 / 수정: 2026.03.13 10:18

정부 규제로 가계대출·수도권 집값은 다소 진정됐지만 안심은 일러
중저가 거래 확대 땐 주담대 수요 다시 자극 우려도


한국은행이 정부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세와 수도권 집값 상승폭이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그 흐름이 추세적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놨다. /남윤호 기자
한국은행이 정부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세와 수도권 집값 상승폭이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그 흐름이 추세적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놨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한국은행이 주택시장과 가계대출을 동시에 경고하고 나섰다. 정부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세와 수도권 집값 상승폭이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그 흐름이 추세적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특히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거래가 늘어날 경우 고가 주택보다 오히려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더 크게 자극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한은은 봤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날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정부 규제 영향으로 가계대출은 둔화하고 수도권 주택가격도 다소 안정되고 있다"면서도 "이 흐름이 추세적인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거시건전성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한편, 효과적인 공급대책을 적시에 시행하고 수도권 집중과 부동산으로의 신용 집중을 완화하는 구조개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중저가 주택 거래와 대출 수요의 연결고리다. 한은은 수도권 주택 거래에서 15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들 주택은 15억원 초과 주택보다 대출 유발 규모가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관계자도 "정부의 6·27 대책 이후 상대적으로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9억~15억원대 주택의 건당 대출 유발 규모가 이전보다 늘었다"고 설명했다. 고가 주택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수록 자금 수요가 대출이 가능한 가격대의 주택으로 이동하면서 은행권 주담대 수요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정책 구조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15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서 수도권·규제지역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가격 구간별로 차등화했다. 이에 따라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한도가 줄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집계에 따르면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는 15억원 이하 구간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15억원 이하 서울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지난해 10월 16~31일 64.6%에서 11월 73.2%, 12월 81.5%까지 높아졌다. 고가 주택 수요를 누른 규제가 중저가 구간으로 매수세를 옮겨놓았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한은은 또 올해 주택가격 상승 흐름이 강남3구 같은 서울 핵심지보다 서울 기타 지역과 경기 주요 지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에 주목했다. 지난해 세 차례 과열 국면과 비교하면 이번 상승은 핵심지 집중형이 아니라 외곽·주변부 확산형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규제가 덜 강하게 체감되는 지역과 가격대에서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금융 측면에서 보면 주담대 수요가 특정 초고가 지역이 아니라 보다 넓은 중저가 시장으로 퍼질 가능성을 뜻한다는 점에서 총량 관리가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신규 입주 물량이 줄고 전세대출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선영 기자
한국은행은 최근 신규 입주 물량이 줄고 전세대출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선영 기자

전세시장도 변수다. 한은은 최근 신규 입주 물량이 줄고 전세대출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전세가격 상승은 실수요자의 매매 전환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주담대 증가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반대로 하방 요인도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가 상당 폭 높아졌고, 이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당분간 차입 수요를 누를 수 있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여기에 주요 시중은행들이 지점별 주담대 한도를 관리하고 일부 비대면 대출을 일시 중단하는 등 가계대출 총량 조이기에 나선 점도 증가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금융권 전반의 대출 조이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 의지도 여전히 강하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29일 도심 내 우수입지 유휴부지 등을 활용한 6만호 공급 방안을 발표했고,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오는 5월 9일 예정대로 종료하기로 했다. 한은은 이런 공급 확대와 세제 정상화 추진이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누그러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실제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둔화하고 수도권 중심으로 매물이 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제는 이런 상·하방 요인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규제로 눌린 수요가 15억원 이하 중저가 시장으로 이동하고 서울 외곽과 경기권으로 가격 상승이 번질 경우 금융권의 주담대 수요는 다시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금리 상승과 총량 규제, 공급 확대가 더 강하게 작동하면 대출 증가세는 계속 꺾일 수 있다. 한은이 "추세적 안정 여부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힌 이유다.

금융권에선 이번 보고서가 단순한 부동산 전망이 아니라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에 대한 경고로도 읽힌다는 해석이 나온다. 고가 주택 규제를 강화해도 대출이 가능한 가격대의 거래가 늘면 은행권 주담대는 다시 불어날 수 있고 그 경우 가계부채 총량 관리 역시 예상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고가 주택 수요를 누르는 데는 효과가 있었지만, 실제 대출이 살아 있는 15억원 이하 시장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면 은행 입장에선 주담대 수요가 다시 붙는 구조"라며 "결국 총량 규제와 함께 공급대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풍선효과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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