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열풍에도 동원F&B 해외 비중 2%
2030년 K-푸드 목표 매출로 10조원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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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너 2세 김남정 회장의 동원그룹이 지난 2년간 지속된 역성장을 끊고, 연 매출 9조 중반대에 도달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동원그룹 주력 계열사이자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동원F&B의 해외 비중은 여전히 2%대 머물러 지지부진하다. /더팩트 DB |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오너 2세 김남정 회장의 동원그룹이 지난 2년간 지속된 역성장을 끊어내고, 연 매출 9조 중반대에 도달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 회장은 동원그룹 창업주이자 아버지 김재철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연달아 추진해 회사 외형을 키워온 인물이다.
그러나 동원그룹 주력 계열사이자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동원F&B의 해외 비중은 여전히 2%대 머물러 있다. K-푸드 열풍이 확산하는 데도 그 열기를 타지 못하면서 김 회장이 또다른 승부수를 던질지 주목된다.
13일 동원그룹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 대비 7.2% 오른 9조5837억원, 영업이익은 2.9% 증가한 5156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이자 식품 사업을 영위하는 동원F&B의 호실적이 그룹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동원F&B는 동원참치의 미국 수출액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 가정간편식(HMR)과 펫푸드 등의 수출액도 15% 오르는 등 고르게 성장했다. 국내사업 역시 참치액과 같은 조미 소스 매출이 전년 대비 40% 넘게 뛰면서 성장세를 견인했다. 그 결과 동원F&B의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 대비 8.8% 증가한 4조87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동원F&B의 호실적을 끌어갈 주요인이 K-푸드에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 외에도 동원그룹은 지주사인 동원산업이 횟감용 참치 판매 확대로 연 매출이 2.5% 오른 1조1062억원을, 포장·소재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가 포장재 수출 호조로 연 매출이 2.9% 증가한 1조3729억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김남정 회장 취임 2년 만에 달성한 최대 실적이다. 동원그룹은 지난 2022년 연 매출 9조263억원을 달성한 후 △2023년 8조9486억원 △8조9464원으로 집계돼 실적이 뒷걸음질하던 터였다. 참치 어획이 주력 사업이었던 동원그룹은 김 회장을 통해 수산·식품·소재·물류 등 4대 밸류 체인으로 재편됐다.
그러나 이 같은 호실적에도 김 회장의 고심은 깊다. 동원F&B가 동원그룹 매출 절반을 책임지고 있지만, 해외 사업 비중은 식품업계 경쟁사 대비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 때문이다. 동원F&B는 현재 해외사업 대부분을 수출에 의존한다. 지난해 동원F&B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약 1130억원으로 추산된다. 수출액은 크게 늘었지만, 동원F&B 전체 매출로 봤을 때 해외 비중은 고작 2.3% 정도다.
국내 식품기업에서 연 매출이 4조원 이상을 넘는 곳은 CJ제일제당과 대상,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가 있다. CJ제일제당은 식품 사업에서 해외 비중이 50%, 대상과 롯데칠성음료는 30%, 롯데웰푸드는 20%를 넘는다. 이는 수출을 제외한 해외 법인에서 발생한 매출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 국내에서 발생한 수출액까지 합산할 시 해외 비중은 더욱 커진다. 반면 동원F&B는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인데도 해외 비중이 2%대 머무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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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너 2세 김남정 회장의 동원그룹이 지난 2년간 지속된 역성장을 끊고, 연 매출 9조 중반대에 도달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동원그룹 주력 계열사이자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동원F&B의 해외 비중은 여전히 2%대 머물러 지지부진하다. 사진은 동원그룹 김남정 회장. /동원그룹 |
◆ M&A로 회사 7배 키웠지만, 시너지 나지 않는 동원F&B
김남정 회장은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의 2남 2녀 중 차남으로, 지난 2024년 4월 총수직에 올랐다. 동원그룹 창사 55년 만의 일로, '오너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1973년생인 그는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온 후 1998년 동원산업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과 경영지원실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2014년에는 동원그룹 부회장직에 올라 아버지와 함께 경영 보폭을 맞췄다.
김 회장은 동원그룹 부회장직 재직 기간 10여건의 M&A를 추진했다. 축산 도매 플랫폼 '금천', 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사 '엠케이씨(MKC)' 인수는 동원그룹의 덩치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이에 동원그룹은 2015년 1조3597억원이었던 연 매출이 2025년 9조5837억원으로, 7배나 확대됐다.
그러나 동원F&B의 해외 사업은 매우 더딘 상황이다. CJ제일제당 비비고와 대상 종가, 농심 신라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오리온 초코파이는 단일 브랜드 해외 매출로만 1000억원이 넘는다. 반면 동원F&B는 통조림, 샘물, 김, 김치, 밀키트, 우유, 소스 등 다양한 식품을 제조하고 있는데도 수출총액이 1000억원을 간신히 넘는다. 김 회장이 동원그룹 K-푸드 사업에 열을 올리게 된 배경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8월 지주사 동원산업이 계열사 동원F&B를 100% 완전자회사로 품는 결단을 내렸다. 지주사가 나서 동원F&B의 K-푸드 사업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동원그룹은 동원F&B와 동원홈푸드, 스타키스트(Starkist), 스카사(S.C.A SA) 등 식품 계열사들을 한데 모아 '글로벌 식품 디비전'을 꾸리기도 했다. 동원그룹의 시선이 K-푸드로 쏠린 형상이다.
동원그룹은 주력 수출국인 미국과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 식품 사업을 더욱 공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김 회장은 현재 동원그룹 식품 사업에서 생산과 구매, 마케팅, 영업 등의 부서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특히 동원F&B가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K-소스를 미국 아마존과 현지 마트 등으로 판매망을 넓혔고, 홍콩 맥도날드와 일본 타코벨 등과 글로벌 파트너십도 강화했다.
K-푸드를 향한 김 회장의 의지는 동원그룹 사업 재편에서도 나타난다. 해양수산과 글로벌 물류, 패키징·소재로 나뉘었던 동원그룹 3대 핵심축에 글로벌 식품이 추가된 것이다. 김 회장은 동원그룹 4대 핵심축을 위해 식품 계열사 간 별도로 운영되던 연구개발(R&D) 센터도 한데 모았다. 김 회장은 오는 2030년 동원그룹 목표 매출액으로 16조원을 제시, K-푸드 목표 매출로 10조원을 내걸어 해외 비중을 4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이 지주사 체제로 동원F&B를 관리하는 만큼, 그룹사의 우수한 자금력으로 식품 사업 추가 M&A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12월 기준 이익잉여금이 2조4468억원으로 집계돼 자금 조달도 충분하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신년사로 "글로벌 사업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며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 R&D로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해외 계열사와 협업을 강화해 시장을 면밀하게 감지하고, 기회가 보이면 과감히 실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tellme@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