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특별감사 발표…강호동 회장·농협재단 중심
농업인 지원비 빼돌려 펑펑
"행복 농촌 만들겠다" 이철환 이사장 다짐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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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지난 1월 13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농림축산식품부 특별감사 중간 결과 발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정부가 발표한 '농협 정부 합동 특별감사 결과'에서 강호동 회장과 함께 중점적으로 다뤄진 조직이 있다. 농업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세워진 농협재단이다. 농업인들의 여러 어려움을 완화하고자 노력해야 할 재단이 강호동 회장의 뒷배 역할에 열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감사 내용만 보면,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농협 비위 근절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구성된 정부 합동 특별감사반은 지난 9일, 1월 26일부터 실시한 특별감사의 결과를 발표했다. 특별감사 대상은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회원 조합 등이다. 여기에서 정부가 총 14건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할 정도로 사안은 중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특별감사 결과 발표에서는 농협재단이 자주 거론됐다. 이번 비리 의혹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는 의견이 나온다. 강호동 회장이 공금을 빼돌려 사적으로 유용할 때, 농협재단이 배후 조직을 자처했다. 정부도 "배포한 특별감사 결과 자료에 주로 기재된 대상은 중앙회장과 농협 산하 비영리 재단 사무총장"이라고 꼽았다.
구체적으로 농협재단 핵심 간부 A 씨는 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2024년 3월 취임한 강호동 회장의 선거에 도움을 준 조합장·조합원·임직원에게 답례품을 제공한다. 골프 대회 협찬 비용 또한 재단 사업비로 대신했다. 이렇듯 '강호동 선거 답례'로 지출한 재단 사업비는 총 4억9000만원에 달한다.
당초 이 사업비는 농협 홍보용 쌀국수 구매 대금 및 농업인 자녀 모종세트 지원비였다. 농업인들에게 돌아가야 할 돈을 빼돌려 강호동 회장 개인을 위해 사용한 셈이다. A 씨는 또 지난해 '쌀 소비 촉진 캠페인'에 쓰여야 할 사업비를 빼돌려 자녀 결혼식 비용으로 사용하고, 안마기 등 사택 가구류를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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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정부가 발표한 '농협 정부 합동 특별감사 결과'를 통해 농협재단이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다. /농협재단 홈페이지 |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24~2025년 재단이 받은 포상금으로 명품지갑 등 개인 사치품을 구매했다. 같은 기간 재단 공금으로 운전대행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농협재단의 다른 직원 B 씨와 C 씨는 A 씨의 지시를 받아 사택 가구를 구매하다가, 일부 자금을 빼돌려 명품 커플링(350만원)을 맞추기도 했다.
이러한 위법 행위와 더불어, 농협 지도부의 독단적 조합 운영 문제에서도 농협재단이 등장한다. 농협재단은 지난해 3월 경남 합천 율곡농협이 정기예금 예치를 부탁하자, 150억원을 예치금으로 송부한다. 율곡농협은 강호동 회장이 18년간 조합장으로 재직한 곳이다. 이와 함께 농협재단과 중앙회 상호금융은 회수 가능성이 불확실함에도 D 캐피탈에 지분 투자·한도 대출·기업 어음(CP) 매입 등 무려 675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D 캐피탈은 중앙회 퇴직 임원이 재취업한 곳으로, 이는 특혜성 대출·투자·계약에 해당한다.
농업인 입장에서는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낄 수 있는 사안이다. 2004년 '희망 농업·농촌 만들기에 기여하겠다'며 설립된 농협재단이 기부, 투자 수익 등으로 마련된 재단 사업비를 농업인 복지가 아닌 강호동 회장과 그 주변인들의 이익을 위해 유용한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꼴이다. 농협재단은 농촌 어린이, 농업인 자녀 등을 대상으로 장학 사업도 벌이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부끄러운 잔상을 남겼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행복 농촌을 만들어 가겠다"는 이철환 농협재단 이사장(서울 경서농협 조합장)의 다짐 또한, 진정성 있게 들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농협중앙회는 농협재단을 둘러싼 비리 논란과 관련해 조직 자체보단 '개인의 일탈'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농협재단 측은 아직 사과 메시지를 내진 않았다. 문제를 발생시킨 주요 인물들은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단에 계속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재단 관계자는 이번 정부의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더팩트> 취재진에게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밝힌 후, 답을 주지 않았다.
rocky@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