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의회 역사상 첫 여성 의장인 최호정 의장이 임기 종료를 약 3개월 앞두고 지난 1년 반의 의정을 되짚었다. 지난 4일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진행된 <더팩트> 인터뷰에서 최 의장은 '현장'과 '민생'을 시종일관 강조하며, 남은 임기 동안 지방분권의 기틀을 공고히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최 의장은 취임 이후 가장 큰 변화로 '의회 위상의 제고'를 꼽았다. 과거 시정의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던 시의회의 한계를 벗어나, 예산과 조례의 최종 결정권이 시민의 대표 기관인 의회에 있다는 점을 시민들에게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특히 의장이 직접 발로 뛰는 '현장 중심 의정'은 동료 의원들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제가 돼 서울시 전역의 현안을 속도감 있게 해결하는 동력이 됐다.
민생 경제 분야에서는 실질적인 '규제 혁파'에 집중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과 새벽 배송 시간 규제 완화 등을 담은 조례 개정은 시민 편익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결단이었다. 최 의장은 "의회가 늘 지켜보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냄으로써 집행부인 서울시가 긴장감을 늦추지 않도록 하는 것이 민생 행정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자치에 대한 소신도 뚜렷했다. '감사의 정원' 등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불협화음을 두고 최 의장은 "지방자치의 재량은 서울시에 맡겨야 한다"며 정부의 과도한 개입에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지방분권형 개헌안 등 지방의 염원이 담긴 법안들이 후순위로 밀리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임기 마지막까지 이를 관철하기 위해 투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근 서울시의회 청렴도 평가를 놓고는 아쉬움도 나타냈다. 그는 "청렴도 1등급을 목표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일부 의원들의 사건으로 전체 의회가 문제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안타깝지만, 시민이 체감할 때까지 청렴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임기 종료를 약 3개월 앞둔 그는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 중"이라면서도 "시의원은 16년을 했기 때문에 다시 도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이 세계인이 사랑하고 찾아오고 싶은 도시로 계속 발전하는 것이 의회가 함께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1대 서울시의회 후반기 의장에 취임한 지 약 1년 반이 지났다. 가장 중점을 둔 의정 운영 방향과 성과ㅁ는.
서울시의회는 원래도 현장을 중시해 온 의회다. 그런데 의장이 되고 나서 제가 현장을 많이 챙기다 보니 의회가 시민 곁에 더 가까워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의장이 직접 현장을 보고 답을 찾으려 하는 모습을 보면서 후배 의원들도 더 많이 현장에 나가게 된 것 같다. 시민들이 ‘서울시의회가 우리 곁에 있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시민들이 서울시정의 최종 결정권이 의회에 있다는 점을 점점 더 알게 된 것도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현장 속에서, 시민 곁에서'라는 기조를 강조했다.
의원일 때나 의장일 때나 기본적으로 현장을 보는 것은 같다. 다만 의원일 때는 지역 중심이라면, 의장이 되면 서울시 전체 정책 현장을 보게 된다. 또 의원이 현장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의장이 직접 보고 개선을 요구하면 집행부에서도 더 무겁게 받아들이는 측면이 있다. 의원들이 현장에서 힘들어할 때 의장이 함께 가서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한다.
-'민생에는 나중이 없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직접 챙겼던 사례가 있다면.
의회가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사실 많지 않다. 경제라는 것은 돈과 물류가 피처럼 돌아야 하는데 정책만으로 쉽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김지향 의원(국민의힘·영등포4)이 제안했던 새벽배송 규제 완화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자치구 재량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조례 개정 같은 경우는 함께 추진했던 기억이 있다. 의회가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지방분권 개헌안, 지방의회법이 국회 단계에서 지지부진해 아쉬움이 클 텐데.
지방분권 문제는 항상 뒤로 밀리는 것이 아쉽다. 지방의 염원이 강한데도 정치적 이슈에 밀려 통과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계속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월 임시회와 6월까지도 계속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종합청렴도 3등급을 받았다.
만족하지 않는다. 1등급이 되는 날까지 노력해야 한다. 전화 응대부터 제도 개선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 다만 일부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서울시의회 전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인식하는 부분은 속상하다. 112명의 의원이 있다 보니 몇 명의 문제가 전체로 비쳐지기도 한다. 시민들이 체감할 때까지 청렴 노력을 계속해서 100점을 향해가겠다.

-최근 '마음의 정원' '세운지구 재개발' 등을 놓고 서울시와 정부가 갈등을 빚기도 하는데.
정부가 조금 과하게 개입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예를 들어 감사의 정원 문제도 공정률이 55%나 된 공사를 이제와서 중단하라는 게 말이 되나. 사전에 충분히 조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계획 단계에서 얘기했다면 몰라도 지금은 과하다. 지방정부의 재량권을 존중해 주는 것이 진정한 지방자치라고 본다.
-의장 이후 행보에 대해 관심이 많다. 계획은.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다만 시의원은 16년 동안 했기 때문에 다시 도전할 계획은 없다. 새로운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그 전까진 민생을 살리는 게 내 원칙이다. 서울시가 세계 톱 5 도시가 되는 게 오세훈 시장 꿈인데, 그건 서울시의회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서울시의회를 많이 이용해 주셨으면 좋겠다.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시의회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시의회는 시민을 대표해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결정하며 집행기관을 감시하는 곳이다. 시민 생활에 불편이 있거나 바라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찾아와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 시민 곁에 함께 의논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의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