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락·급반등…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발동
개인투자자 불안 심리, 온라인 밈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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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소재로 한 '총수 밈(meme·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
[더팩트ㅣ정리=김정산 기자] 겨울잠에 든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났지만, 여전히 차가운 기운이 남은 한 주였습니다.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지며 증시 또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겪은 한편, 부영그룹은 이용섭 전 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 장관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며 경영진 변화가 이어졌습니다. 변덕스런 계절처럼 분위기가 바뀌는 흐름 속에서 시장과 기업을 둘러싼 변수와 긴장감이 함께 부각되고 있습니다.
먼저 이번 주 증시는 급락과 급반등을 오가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중동 정세 긴장 속에 이란 공습과 유가 상승 우려가 겹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이틀 사이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까지 잇달아 발동됐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총수 밈(유행 콘텐츠)'까지 등장하며 불안정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대변했습니다.
◆ '어서 타' 손 내밀던 총수들, 급락장에선 먼저 떠나
-이번 주 증시를 두고 '냉온탕을 오갔다'는 말이 나옵니다. 실제로 얼마나 흔들린 건가요?
-숫자만 봐도 강도가 셌습니다. 코스피는 3일 7.24% 내린 데 이어 4일에는 12.06% 급락했습니다. 코스닥도 같은 날 14.00%나 밀렸고요. 4일에는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까지 잇달아 발동됐습니다. 그런데 5일에는 다시 매수 사이드카가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급반전했습니다. 하루 전 패닉이 하루 뒤 급반등으로 바뀐 셈입니다.
-유독 한국 증시가 더 크게 흔들린 이유는 뭔가요?
-상승 속도가 워낙 빨랐던 데다 한국 시장 특유의 구조가 겹쳤기 때문입니다. 코스피는 지난달 말까지 연초 대비 48.17% 올라 주요 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였고, 외국인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에 몰려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 전쟁 우려로 유가가 뛰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수출 비중이 큰 한국 시장에서 차익 실현과 외국인 자금 이탈이 한꺼번에 나타났다는 분석입니다. 3~4일 이틀 동안 코스피가 18.4% 빠지며 시가총액 817조6000억원이 증발했죠.
-그 와중에 온라인에서는 '총수 밈'이 더 화제가 됐더군요. 원래 어떤 밈이었나요?
-출발점은 상승장이었습니다. 코스피가 2월 26일 6307.27까지 오르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손을 내밀며 투자자에게 올라타라고 재촉하는 식의 인공지능(AI) 합성 이미지가 퍼졌습니다. 급등 흐름을 놓치지 말라는 투자 심리를 유머로 바꾼 콘텐츠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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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락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10%대 급반등하자 저가매수에 나서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누리꾼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총수 밈'을 공유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
-그런데 급락장이 오자 밈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졌다고요?
-그렇습니다. 4일 코스피가 12% 넘게 빠지자, 손을 내밀던 총수들이 먼저 차를 타고 떠나거나 투자자에게 내리라고 하는 식의 변주가 쏟아졌습니다. 회장들이 먼저 도망가거나 나중에 다시 오겠다고 말하는 설정까지 등장했는데, 급락장에 질린 개인투자자들의 허탈감이 밈으로 옮겨간 겁니다. 웃기려고 만든 이미지지만 실제로는 공포와 손실 스트레스가 섞인 반응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시장이 반등하니까 밈도 또 바뀌었죠?
-네, 반등장에서는 분위기가 또 달라졌습니다. 5일 코스피가 9.63% 급등하자 온라인에서는 전날 저가 매수에 나서지 못한 걸 아쉬워하는 식의 밈이 새로 퍼졌습니다. 급락장에서는 총수들이 떠나는 그림이었다면, 반등장에서는 다시 돌아온 총수들을 반기는 식으로 바뀐 겁니다. 밈의 속도가 그만큼 시장 심리의 진폭을 그대로 보여준 셈입니다.
-결국 투자자들이 앞으로 봐야 할 건 뭘까요?
-가장 큰 변수는 결국 유가와 전쟁입니다. 전쟁이 길어지거나 확전되면 국제유가가 더 뛸 수 있고, 한국 증시도 그만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급등 뒤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데다 외국인 수급까지 흔들리고 있어서 당분간은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급락장에서 악재를 어느 정도 반영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전선이 더 넓어지면 고유가와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시장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어떤 장면으로 이번 주 증시를 설명할 수 있을까요?
-급등장에선 '지금이라도 타라'던 시장이, 급락장에선 '빨리 피하라'로 바뀌었고, 하루 뒤엔 다시 '어제 샀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번진 장이었습니다. 온라인 밈은 재빨리 달라졌지만, 시장의 본질적 변수는 여전히 중동 정세와 유가, 외국인 수급이라는 점에서 당분간은 웃고 넘기기 어려운 장세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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