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가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확보한 공공기여 규모가 도입 17년 만에 누적 10조원을 넘어섰다. 시는 제도 개선을 통해 공공기여 재원을 강북 지역 기반시설과 생활SOC 확충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사전협상제도는 5000㎡ 이상 대규모 부지를 개발할 때 민간과 공공이 협상을 통해 도시계획을 변경하고, 개발이익 일부를 공공기여로 환수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2009년 전국 최초로 도입했으며 현재 전국 28개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됐다.
서울시는 사전협상제도를 통한 공공기여를 '강북전성시대' 정책의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선다. 기존 도심·동남권에 집중됐던 민간개발 구조를 완화하고 강북 등 상대적으로 개발이 적은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해 균형발전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사전협상제도 비활성화 권역의 공공기여율을 최대 50%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비주거 비율 규제도 완화한다. 또 단일 소유자 중심이던 사전협상 대상자 요건을 다수 소유자까지 확대해 사업 추진 여건을 개선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상반기 중 비활성화 권역에서 선도사업을 공모 방식으로 추진한다. 선정된 대상지에는 사전협상 요건 완화와 공공기여 부담 조정 등을 통해 초기 진입장벽을 낮출 예정이다. 사전 컨설팅부터 협상, 심의까지 빠르게 진행하는 '패스트트랙'도 적용해 사업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공공기여 재원의 활용 방식도 조정한다. 현재까지 사전협상 대상 25개 부지에서 약 10조708억원 규모의 공공기여 확보가 전망되며, 이 가운데 현금 공공기여는 약 2조5000억원(25%), 시설 기부채납은 약 7조5000억원(75%) 수준이다. 시는 현금 공공기여 비중을 기존 30%에서 최대 70%까지 확대해 강북 지역으로 재원을 재배분할 계획이다.
현재 사전협상 사업은 서울 전역에서 총 25곳에서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준공 3곳, 착공 2곳, 도시관리계획 결정고시 7곳, 협상 완료 6곳, 협상 진행 3곳, 대상지 선정 4곳 등 단계별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 사업으로는 동서울터미널 입체 복합개발과 서울숲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이 있으며, 두 사업은 도시관리계획 결정고시가 완료돼 연내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는 현재 협상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서초 롯데칠성, 동여의도 주차장 부지, LG전자 연구소, 옛 노량진수산시장 등도 신규 사전협상 대상지로 협상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핵심 대상지에서 현금 공공기여가 확대될 경우 오는 2037년까지 연평균 약 16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확보된 재원은 도로·공원·대중교통 등 기반시설과 생활SOC 확충에 우선 투입될 예정이다.
김용학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재원 확보·규제혁신·운영체계를 아우르는 이번 사전협상제도 손질을 통해 강·남북 균형발전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추진 중인 사업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공공·민간·주민이 다 함께 '윈윈윈'(Win-Win-Win)하는 좋은 개발 ‘사전협상제도’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