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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과잉영업 "콕 찝었는데"…KB손해보험, 보험모집 민원 '경고등'
입력: 2026.03.06 11:07 / 수정: 2026.03.06 11:26

보유계약 10만건당 모집 민원 1.05건…주요 손보사 '최상위'
구본욱 대표 취임 이후 모집 민원 증가세…지난해 733건 집계


구본욱 KB손해보험 사장(왼쪽)이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주최한 보험회사 최고경영인(CEO) 간담회에 참석해 유인물을 살피고 있다. /김정산 기자
구본욱 KB손해보험 사장(왼쪽)이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주최한 보험회사 최고경영인(CEO) 간담회에 참석해 유인물을 살피고 있다. /김정산 기자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사의 과잉영업 행태에 주의를 당부한 가운데 지난해 주요 손해보험사 중 KB손해보험이 보험모집 부문 민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본욱 KB손해보험 사장이 취임 당시 강조했던 '고객 최우선' 기조와 대비되는 행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보험회사 최고경영인(CEO)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보험관련 민원이 전 금융권에서 접수되는 소비자 민원 중 40%를 차지하고 있음을 직접 언급한 만큼 보험업권을 향해 꾸준히 강조했던 소비자 보호를 당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일부 상품에서 과도한 모집수수료 경쟁과 불합리한 상품 구조 등으로 소비자 신뢰가 저하되고 있다"고 직접 꼬집었다.

이 원장은 향후 보험산업의 발전 방향으로 △소비자 보호 중심 경영 △건전한 영업 관행 정착 △사회적 책임 확대 등을 제시했다. 특히 CEO가 소비자 보호를 핵심 경영원칙으로 삼고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판매수수료 제도 개편 과정에서 시장 혼탁 행위를 엄정히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보험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영업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오는 7월부터 '1200%룰'과 보험수수료 7년 분납 등이 적용되는 만큼 제도 시행 전 수익 확보를 위한 영업 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이에 금융당국 또한 업계가 우려한 단기적인 부작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의 과도한 수수료 경쟁 등 영업관행을 경계하고 있으나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KB손해보험의 보유계약 10만건당 발생한 보험 모집 관련 민원은 1.05건으로 집계됐다. 주요 손해보험사 5곳(메리츠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절대적인 민원 건수 역시 상위권에 속한다. 같은 기간 KB손해보험의 보험 모집 관련 민원 건수는 733건으로 △메리츠화재(382건) △삼성화재(450건) △현대해상(433건)보다 많은 수치다. 전체 민원 규모에서는 DB손해보험이 856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보유계약 10만건당 발생한 민원 건수는 0.82건으로 1건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KB손해보험의 보험 모집 관련 민원 건수는 구본욱 사장 취임 첫해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 궤도에 올랐다. KB손해보험의 보험 모집 관련 민원 건수는 지난 2022년 466건에서 다음 해인 2023년 505건으로 8.4%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구 사장 취임 첫해인 2024년에는 605건으로 연간 19.8% 증가했다. 특히 연임의 분수령으로 볼 수 있는 지난해에는 733건까지 확대되며 전년 대비 21.2% 상승했다.

보험 모집 관련 민원이란 보험 상품을 판매·권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불만을 의미한다. 보장 내용이나 위험 요소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거나 수익률 등을 과장해 안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새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부당승환'도 주요 유형 중 하나로 손꼽힌다.

KB손해보험의 영업 관련 지표는 녹록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의 25회차 계약 유지율은 지난 2023년 75%에서 다음 해 70%로 하락한 뒤 지난 2025년 상반기까지 70%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각각 74%, 73% 수준을 유지했고 삼성화재는 69% 수준에 머물렀지만 꾸준히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25회차 유지율이 낮을 경우 보험료 부담이나 상품 경쟁력, 모집 단계에서의 불완전판매 가능성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본다. 구 사장 취임 이후 25회차 계약 유지율이 낮아진 만큼 영업 과정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설계사 정착률도 주요 손해보험사 중 하위권이다. 지난 2024년 말 기준 KB손해보험의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54.66%로 △DB손해보험(64.61%) △삼성화재(58.25%) △현대해상(55.61%) 등 주요 손보사 대비 낮은 수준을 보였다. 설계사 정착률이 낮다는 것은 모집 과정에서 불완전판매나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내부 관리 체계 강화와 인센티브 구조 개선 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KB손해보험은 민원 통계가 실제 소비자 불만 규모를 그대로 반영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외민원 뿐 아니라 민원을 사전에 관리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접수하는 '대내 민원'이 존재하는데,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민원 사안을 미리 등록하는 경우도 있어 집계 수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보험사별로 민원을 분류하고 협회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집계 방식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각 사별로 민원을 분류하는 기준이 달라 단순 수치 비교는 어렵다는 것이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사소한 불편이나 단순 질의도 대외 민원으로 확대되기 전 대내 민원으로 선제 등록해 관리하고 있다"며 "보험사별 민원 분류 기준 차이로 수치가 높아 보일 수 있지만 선제적인 민원 관리로 서비스 품질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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