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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압박·이란 사태에 노조 갈등도…'삼중고' 겪는 재계
입력: 2026.03.05 12:01 / 수정: 2026.03.05 12:01

美 관세 압박 속 더해진 중동 리스크
일부 기업은 파업 우려…"불확실성 최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한국시간) 백악관 단지 내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열린 에너지 관련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한국시간) 백악관 단지 내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열린 에너지 관련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재계가 겹악재에 직면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물류 경로가 흔들리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노사 갈등 등의 현안이 더해지며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중동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기업들 또한 경고등을 켠 채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기업들도 내부적으로 영향 분석을 실시하며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국내 모든 기업이 어떤 식으로든 이란 사태의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며 "장기화된다면 더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중동 내 사업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기업 분석 전문 업체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대기업 집단 92곳이 중동 10개국에 설립한 해외법인은 총 140개에 달한다.

가장 큰 문제는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이다. 글로벌 화물 운송의 핵심 거점인 중동에서 통항이 제한되면 사실상 그 피해가 전 세계적으로 누적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단순히 운항 차질과 물류 지연 차원을 넘어서는 피해가 예상된다. 고환율, 고유가, 물류비 급등 문제가 동시에 심화되는 셈이다. 변동성에 민감한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부터 치명상을 입을 전망이다.

이날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이 예상보다 빠르게 끝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긍정적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정보부가 제3국 정보기관을 통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간접적으로 접촉, 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결국 모두 죽음을 맞을 것"이라며 지속해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다.

재계 입장에서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더해진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 우려가 지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추가됐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동 현안 및 대미 관세 협상 관련 더불어민주당·재계 긴급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동 현안 및 대미 관세 협상 관련 더불어민주당·재계 긴급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앞서 미 대법원은 지난달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근거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0%의 글로벌 관세를 도입하기로 했고, 이후 다시 15%로 말을 바꿨다. 반도체 등 품목 관세에 대해서는 참고서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수익성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미국의 관세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국내 수출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일부 기업은 노조 리스크에도 시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노조와 임금 협상 줄다리기 중이다. 노사는 3개월에 걸쳐 교섭에 임했지만 성과급 산정 기준을 놓고 첨예한 입장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고, 노조는 전날(4일)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추후 노조가 쟁의 행위에 나선다면 메모리 호황,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강화 등 긍정적인 회사 내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다. 글로벌 고객사 물량 수주와 대형 투자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확대될 수 있다.

현재 재계는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는 제도 개편에도 대비해야 한다. 당장 오는 10일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간 재계는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모호하다는 이유 등으로 개정 반대 입장을 유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법 개정의 경우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안이 외부 세력의 경영권 공격 등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채 국회를 통과했다.

재계는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 이날은 더불어민주당이 진행한 간담회에 참석해 미국 관세 압박, 중동 사태와 관련한 추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해운 등 산업은 물론 대중동 수출, 중동 프로젝트 등 전반에 걸쳐 상당한 부담이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미 관세 합의 이행에 필요한 '대미투자특별법'에 대해선 "단순한 입법 차원을 넘어 한국의 현재 대미 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 시그널이다. 국회 차원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조속한 입법이 이뤄지도록 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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