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재무회계·소비자보호 전문가 중심 이사회 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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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에 발맞춰 신규 사외이사로 전문가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사외이사 신규 선임과 관련해 전문가 모시기 경쟁이 강화되고 있다. 당국이 이사회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를 강조하면서 금융지주들은 법률·재무회계·소비자보호 등 특정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중심으로 사외이사 후보군을 넓히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최근 신임 사외이사로 법무법인 더위즈의 서정호 대표변호사를 추천했다. 기존 사외이사인 조화준, 최재홍, 김성용, 이명활은 임기 1년의 중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서정호 후보는 행정고시와 사법고시에 모두 합격한 주목할 만한 이력을 보유한 법률전문가로 국세청과 재정경제부를 거쳐 현재는 법무법인 더위즈에서 조세를 비롯한 금융·행정과 기업관련 자문 업무를 경험했다. 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관세청 등 금융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폭넓은 자문 활동을 병행해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 후보는 현대 캐피탈과 한화손해보험 등 금융회사를 비롯한 다수의 기업에서 사외이사 활동을 꾸준히 해오기도 했다.
KB금융 측은 "상법 개정 등에 따라 이사회의 법적 책임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 실무에 대한 다양한 자문 경험을 보유한 서정호 변호사의 합류로 KB금융지주 이사회는 법률 전문성이 한층 강화될 뿐 아니라, 교수 출신 사외이사 비중 축소(3명, 42%)로 다양성도 함께 제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 추천위원회(사감추위)를 열고 박종복, 임승연 후보자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박종복 후보자는 10여년간 SC제일은행장을 역임하며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끌고 디지털 등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금융 전문가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소비자 중심의 경영에 대한 자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신한금융 측은 기대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경험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실질적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승연 후보자는 미국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국민대학교 교수 겸 경영대학장을 맡고 있는 재무·회계 전문가다. 기존 사외이사진 중 재무·회계 전문가였던 윤재원 이사의 임기 만료에 따라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다양성 유지를 위해 여성 회계 전문가를 신규 추천했다고 신한금융 측은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최현자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최현자 사외이사 후보자는 소비자보호 전문가로 한국금융소비자학회장,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서민금융·금융소비자분과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최근까지 하나은행 사외이사 자리에 있으며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장을 역임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정용건, 류정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각각 금융소비자보호와 인공지능(AI) 분야 전문가이다.
정용건 후보자는 금융소비자보호 단체인 '금융감시센터' 대표로 활동하며 금융시장 감시, 불완전판매 방지, 금융취약계층 지원 등 금융소비자 보호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왔다. 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 및 연금개혁특위 위원을 역임하며 금융회사 내부통제 및 소비자보호 체계 전반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류정혜 후보자는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위원이자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AI미래포럼 공동의장으로 활동했다. 네이버, NHN, 카카오 등 주요 디지털 플랫폼 기업에서 AI·데이터 기반 서비스 추진을 담당했으며, 인공지능산업 생태계 조성과 정책 논의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은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며 이사회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 이사회가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특히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학계 중심으로 편중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이 원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 이사회가 교수 중심으로 편중돼 있다"면서 "JP모건 등 미국계 투자은행(IB)의 경우 경쟁사 출신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학계 인사는 거의 없다. 현장 중심 거버넌스가 시장 원리에 맞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경영자(CEO)가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이사회를) 구성하면 서로 견제도 되지 않고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서 "이사회가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장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세웠다.
금융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모범규준 개정과 내부통제 책임 강화를 강조하면서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역할에 대한 요구가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홍콩 H지수 ELS 사태 이후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실질적 기능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며 "금융지주들도 단순한 명망가 중심의 사외이사 구조에서 벗어나 법률·회계·소비자보호 등 분야 전문가를 중심으로 이사회 구성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