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로 아들 이도현 군을 잃은 이상훈 씨가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현행 제조물책임법 개정 필요성을 거듭 호소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춘천 제2민사부는 이날 오후 2시10분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항소심 첫 공판을 연다.
이 씨는 이날 항소심에 앞서 입장문을 내고 "이번 항소심은 한 가정의 항소 절차가 아닌 현행 입증책임 체계의 부당성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사실상 불가능한 입증을 요구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제조물책임법 제3조 2항은 소비자(피해자)가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입증해야 제조물의 결함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상 사용 상태에서 손해가 발생한 사실, 그 손해가 제조업자의 실질적인 지배 영역에 속한 원인으로 초래된 사실, 결함이 없이는 손해가 통상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 등이다.
이 씨는 제조사가 아닌 이상 알기 어려운 원인을 피해자가 규명해야 한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이에 이른바 '도현이법'으로 불리는 제조물책임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차량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와 설계 정보, 운행 데이터 등 핵심 자료는 대부분 제조사가 보유하고 있어 소비자가 결함을 입증하기 어렵다"며 "모든 기술 자료와 분석 능력을 보유한 제조사가 결함이 없음을 증명해야 하는지, 아니면 자료 접근권조차 없는 소비자가 결함을 입증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도 "당대표 시절 '급발진 피해 입증 책임이 전적으로 소비자에게 있는 제도적 미비가 원인'이라고 했던 약속을 기억한다"며 "이제 대통령의 자리에서 그 약속을 현실로 이행해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2022년 12월6일 강원 강릉시에서 할머니가 몰던 티볼리 차량이 갑자기 가속하며 사고가 나 뒷좌석에 타고 있던 도현 군(당시 12세)이 숨졌다.
이 씨는 차량 결함 가능성을 제기하며 제조사 KG모빌리티(KGM·옛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약 9억2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지난해 5월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높다"며 제조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22대 국회에서는 제조물책임법 개정안 8건이 발의됐지만 현재까지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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