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긴급자금 투입으로 회생절차 연장
누적 적자와 구조조정에 경영 정상화는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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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가 1년의 기업회생절차(법정 관리) 끝에 법원으로부터 극적으로 2개월의 추가 시간을 확보했으나, 경영 정상화까지는 다소 요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마트 업황 악화와 누적되는 적자, 전방위 구조조정 등이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가양점. /더팩트DB |
[더팩트 | 손원태 기자] 홈플러스가 1년의 기업회생절차(법정 관리) 끝에 법원으로부터 2개월의 추가 시간을 확보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의 자금을 긴급 투입하자,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지속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유예한 것이다. 다만 대형마트 업황 악화와 누적 적자, 전방위 구조조정 등은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려 실질적인 경영 정상화까지는 다소 요원해 보인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 가결기간 연장을 받아들였다. 당초 4일까지였던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가결기간은 오는 5월 4일까지 두 달 연장됐다. 법원은 기업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 내 회생계획안 가결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최대 6개월까지 이를 연장할 수 있다.
법원이 이 같은 판단을 내린 배경에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투입한 점이 주효했다. MBK파트너스는 김병주 회장의 자택 등을 포함해 개인 재산을 담보로 자금을 마련했으며, 회생계획안이 폐지되더라도 상환청구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1일까지 1000억원을 투입해 임직원 급여와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대형마트 107곳과 기업형 슈퍼마켓(홈플러스 익스프레스) 290곳을 운영 중이다. 법원의 결정으로 전국 400곳의 사업장은 영업을 이어가게 됐으며, 협력사를 포함해 최대 10만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단번에 실직하는 사태도 제동이 걸렸다. 홈플러스 측도 "법원의 (회생절차 연장) 결정에 감사드리며,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완수해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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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 가양점이 지난 2000년 10월 개장해 2025년 12월 28일 폐점을 하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저녁 찾은 홈플러스 매장 내 모습. 유제품 코너에 우유가 없어 탄산만 자리했다. /손원태 기자 |
◆ 30년 역사 홈플러스, 인공호흡기 쓴 업계 2위
홈플러스는 지난 1997년 9월 삼성물산 유통부문 할인점 사업으로 시작해 대구에 첫 1호점을 냈다. 1999년 외환위기로 당시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에 경영권이 넘어갔으며, 2000년대 공격적인 출점과 함께 홈에버(옛 까르푸) 인수로 사세를 키웠다. 2015년 9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지분 100%를 7조2000억원에 다시 매각됐고, 이마트와 대형마트 양강구도를 형성해 왔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인수 자금 7조2000억원 중 절반이 넘는 4조원을 홈플러스 자산 담보로 조달하면서 재무 구조가 악화했다. 점포를 매각 후 재임대하는 '세일 앤 리스백(Sale & Lease-back)' 방식은 매년 수천억원의 임대료 부담으로 이어졌다. 홈플러스는 매각과 동시에 빚과 이자를 상환해야 했으며,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도 지게 됐다.
이 기간 정부와 국회 주도로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이 통과되면서 대형마트 업황마저 급격히 악화했다. 유통법은 대형마트에만 매월 2회 의무 휴업일을 지정, 휴무·휴업 기간 온라인 배송도 금지했다. 2012년 법안 도입 후 4년 단위 일몰제로 운영됐으나, 지난해 11월에도 재차 통과되면서 20년 가까이 규제가 지속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쿠팡 등 이커머스로 재편되면서 홈플러스의 입지는 좁아졌다. 2024년 연 매출(연결 기준)은 6조9920억원으로, 전년 6조9315억원과 유사한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94억원에서 3142억원, 순손실은 5743억원에서 675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 매출도 6조원 중반대로 추정되면서 역성장 우려가 제기된다.
홈플러스는 2024년 기준 부채비율이 500.2%에 달해 경영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3월 4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회생계획안을 다섯 차례나 연장하면서 인수자를 찾았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삼일회계법인이 지난해 6월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는 3조6816억원, 계속기업가치는 2조5059억원으로 산출됐다.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 상회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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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 사태'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지난 1월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 2개월 시간 벌었지만, 인수자 없어 첩첩산중
홈플러스는 경영 악화로 임금 체불과 직원 급여가 밀리거나, 거래처 납품 대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해 매대가 비는 상황마저 마주했다. 이에 법원에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내면서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 △3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추진 △슈퍼마켓사업 부문(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41개 부실점포 정리 △인력 효율화 등을 골자로 한다.
홈플러스는 인력 효율화를 통해 직원 수는 지난해 2월 1만9924명에서 올해 4월 1만6450명으로 17.4%(3474명) 줄이겠다고 했다. 부실 점포 19곳도 연내 추가 정리해 1600억원의 인건비 절감과 100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을 하고, 슈퍼마켓사업 매각도 성사시켜 오는 2028년 연간 영업이익 흑자 달성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회생계획안이 연장되더라도 남은 두 달의 시간은 촉박하다. 홈플러스가 대대적으로 점포 정리에 나서면서 경쟁력이 크게 위축됐다. 점포가 감소하면 상품 매입량도 함께 줄어 대형마트만의 가격 경쟁력도 밀려난다. 또한 슈퍼마켓사업 부문 매각과 부실점포를 정리하면, 홈플러스에게 남은 점포는 90여곳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 기준으로 이마트가 점포 157곳, 롯데마트가 112곳을 두고 있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규모 기준 업계 2위자리마저 내주게 된다. 홈플러스가 채권자를 설득하고, 3000억원의 DIP 대출을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는 이유다.
홈플러스의 총 채권 2조6078억원 중 메리츠그룹은 홈플러스 점포 62곳을 담보로 1조2396억원의 선순위 신탁 담보를 갖고 있다. 담보 가치만 약 2조8174억원에 달해 청산 시 메리츠그룹은 원금 회수가 가능한 구조다. 홈플러스가 슈퍼마켓 분리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실적 부진이 심화된 대형마트 본체만으로 원매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홈플러스 측은 "향후 두 달 동안 슈퍼마켓사업 부문 매각과 (회생계획안) 남은 부분들을 마무리해 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확고히 하겠다"며 "대주주 MBK파트너스도 관리인 변경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관리인을 변경해도 추가로 1000억원을 대출해 총 2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전달했다"고 했다.
tellme@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