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염혜란, 도전과 배움의 '매드 댄스 오피스'
  • 박지윤 기자
  • 입력: 2026.03.04 00:00 / 수정: 2026.03.04 00:00
완벽주의자 구청 과장 국희 役 맡아 첫 원톱 영화 도전
"문턱이 낮은 영화…누구나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을 것"
배우 염혜란이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 개봉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엔케이컨텐츠
배우 염혜란이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 개봉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엔케이컨텐츠

[더팩트|박지윤 기자] 첫 원톱 주연도, 플라멩코도 배우 염혜란에게는 모두 처음이었다.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매드 댄스 오피스'를 만나 자신만의 스텝을 신나게 밟은 그는 이제 세상의 기준이 아닌 각자의 박자를 찾으라는 메시지로 관객들을 응원하고 위로하고 있다.

염혜란은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감독 조현진) 개봉을 앞둔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영화를 보니까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세상에 나온 만큼 잘 살아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3월 4일 스크린에 걸리는 '매드 댄스 오피스'는 24시간 완벽하게 살아오던 공무원 국희(염혜란 분)가 조금 망해버린 인생 앞에서 플라멩코 스텝을 밟으며 몰랐던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염혜란은 완벽주의자 구청 과장 국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엔케이컨텐츠
염혜란은 완벽주의자 구청 과장 국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엔케이컨텐츠

평소 춤을 통해 성장하고 깨달음을 얻는 내용이 담긴 작품을 좋아했던 염혜란은 '매드 댄스 오피스'의 매력과 메시지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춤을 통해 느끼는 해방감과 즐거움이 분명했다. 주인공이 평범하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이고, 일상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고민의 지점을 다뤄서 재밌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냉철한 완벽주의자 구청 과장인 국희는 빈틈없는 성격으로 조직을 장악하지만, 승진에 실패하고 하나뿐인 딸 해리(아린 분)도 갈등이 생기면서 예상치 못한 일상의 균열을 맞게 된다. 이로 인해 삶의 방향이 흔들리게 된 그는 직장 후배 연경(최성은 분)과 우연한 계기로 플라멩코 스텝을 밟으면서 서툴고 엇박자여도 그것이 곧 자신의 리듬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를 연기한 염혜란은 자신과 닮은 점이 별로 없는 줄 알았던 국희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단다. 그렇게 그는 완벽한 성과 뒤에 감춰진 소시민의 고단한 일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던 딸을 자신이 제일 몰랐다는 걸 알게 된 엄마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을 단숨에 몰입하게 만든다.

"저는 완벽주의자가 아니에요. 국희처럼 누군가에게 지시하는 걸 어려워하는 데 연기를 할수록 고민하는 지점에 공감이 되더라고요. 아래로는 저와 사고방식이 다른 후배들이 있고 위로는 저보다 더 꼰대 같은 상사들을 만나는 중간 여성으로서 어느 정도의 결과물을 만들어냈지만 자신이 바꿀 수 없는 게 있다는 한계를 느끼는 점에 공감했어요. 저와는 다른 결의 사람이지만 공감대를 가지면서 연기하니까 도움이 되더라고요."

이번 작품을 위해 플라멩코를 배운 염혜란은 화려하고 강렬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굽 소리를 들으니까 마음이 요동쳤다. 자연스럽고 즉흥적인 것 같으면서도 숙련된 모습이 나와서 감동적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엔케이컨텐츠
이번 작품을 위해 플라멩코를 배운 염혜란은 "화려하고 강렬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굽 소리를 들으니까 마음이 요동쳤다. 자연스럽고 즉흥적인 것 같으면서도 숙련된 모습이 나와서 감동적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엔케이컨텐츠

플라멩코를 통해 자신만의 스텝을 밟으면서 해방감을 느끼고 엇박자의 즐거움을 깨닫는 국희를 만나 다양한 얼굴을 꺼내는 염혜란이다. 다만 이를 배우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춤을 추면서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하는 건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춤을 배우는 것은 물론 공연을 보고 이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플라멩코의 매력을 알아갔다고.

"화려하고 강렬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굽 소리를 들으니까 마음이 요동쳤어요. 자연스럽고 즉흥적인 것 같으면서도 숙련된 모습이 나와서 감동적이었어요. 그 안에 담긴 한과 감정이 크게 다가왔고 연습하면서 왜 이를 '영혼의 춤'이라고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이날 염혜란은 첫 번째 원톱 영화를 잘 끝낸 소회도 전했다. 그는 "자신의 것만 잘 해내는 게 좋은 주연이 아니더라. 그동안 방패막이 된 선배들을 보면서 쓴 말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현장을 통제해야 하는 위치이기에 힘든 말을 했던 거였다"며 "제가 싫은 소리를 해야 후배들이 현장에서 편하니까 앞으로 연기 외적으로 어떤 선배가 돼야 하나를 많이 고민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호흡을 맞춘 최성은과 아린을 향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최성은이 연경이를 맡는다고 했을 때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연기로 설득해 내더라고요. 찍고 나서 연경이에 더 마음이 갔고 응원해 주고 싶었어요. 아린이는 첫날부터 너무 잘해줬어요. 오히려 제가 더 긴장하고 전혀 감을 못 잡았죠. 또 감정이 폭발하는 신에서 해리의 장면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응축된 감정을 다 보여주더라고요.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염혜란은 매드 댄스 오피스는 문턱이 낮은 영화라며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을 찾으셔서 작품을 보고 공감과 위로를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엔케이컨텐츠
염혜란은 "'매드 댄스 오피스'는 문턱이 낮은 영화"라며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을 찾으셔서 작품을 보고 공감과 위로를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엔케이컨텐츠

그동안 염혜란은 영화 '어쩔수가없다', 드라마 '도깨비' '동백꽃 필 무렵',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마스크걸'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 그리고 OTT 플랫폼까지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무엇보다 그는 거듭된 연기 변주를 꾀하며 하나의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세속적인 인물이나 빌런을 연기해도 대중이 이야기를 경청하게 만들면서 매 작품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를 되돌아본 염혜란은 자신이 갖고 있는 힘으로 평범함을 꼽았다. 그는 "대개 배우들은 다른 세상 사람 같은데 저는 주변에 있을 법해서 공감하시는 것 같다. 또 평범한데 중심이 되는 역할을 맡는 걸 보면서 누군가는 희망을 발견하시는 것 같다. 그리고 저는 제가 누군가에게 힘과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게 응원처럼 느껴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직 자신의 플라멩코를 찾지는 못했지만, 국희를 만나 그동안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깨달음을 느낀 지점은 분명했다. 그는 "가진 게 별로 없어서 열심히 하는 게 최고의 미덕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의 방식과 모양이 다를 수 있는데 이를 모르고 다른 사람들에게 불만을 갖고 충고하기 바빴다"며 "또 나의 최선이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겠더라. 열심히 하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했던 걸 다르게 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매드 댄스 오피스'로 즐거움과 배움을 모두 얻은 염혜란이다. 그는 이를 두고 "문턱이 낮은 영화"라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위로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을 찾으셔서 작품을 보고 나면 무조건 만족하실 것"이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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