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SP, '절충 교역'에 이어 '분할 발주' 변수
이르면 오는 4월 최종 사업자 결정…업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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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가운데)이 지난 2월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국방부 이두희 차관(왼쪽 첫번째),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왼쪽 두번째)와 함께 캐나다 CPSP 사업에 제안한 장보고-III 배치-II 선도함인 장영실함에 승함하는 등 생산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한화오션 |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사업 규모만 최대 60조원에 달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에 한국과 독일이 최종입찰서를 제출한 가운데, 캐나다 정부가 '분할 발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주전은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팀'을 꾸린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는 지난 2일 마감된 CPSP 입찰에 최종 제안서를 제출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3000톤급 디젤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하는 프로젝트로, 건조 비용을 포함해 30년 간 유지·보수·정비(MRO)에만 총 60조원이 드는 초대형 사업이다. 우리나라가 수주에 성공하면 단일 방산 수출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된다.
이번 수주전은 입찰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과 독일이 잠수함 기술, 납기일 등을 놓고 경쟁했다. 그러나 캐나다가 CPSP 발주 대가로 캐나다 현지에 자동차 공장 설립 등 대규모 투자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수주전은 '초대형 경제 딜'로 확전했다. 실제로 캐나다 정부는 한국에는 현대차의 현지 공장 설립을, 독일에는 폭스바겐의 추가 시설 등을 CPSP 입찰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쟁국인 독일은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를 내세워 범정부 차원의 '패키지 딜'을 기획, 공세를 강화했다. 폭스바겐 그룹의 자회사인 파워코는 지난해 70억 달러를 투자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 시작했고, 메르세데스-벤츠도 캐나다 록 테크 리튬과 연평균 1만톤의 리튬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초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함께 캐나다를 직접 방문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현대차는 캐나다가 원하는 현지 공장 건설은 제안하지 못했지만, 대신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운송 인프라 구축 계획을 최종입찰서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정부는 CPSP 평가 배점으로 △잠수함 성능 20% △현지 유지·보수·정비 50% △캐나다 공급망 기여도 등 경제적 혜택 15% △재무능력 15%를 제시했다. 잠수함 성능 못지 않게 캐나다에 대한 경제적 혜택 항목도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최종 사업자 선정은 이르면 오는 4월 초, 늦어도 6월 중에는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가 잠수함 물량을 한국과 독일에 나눠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수주전은 또 다른 전환점을 맞게 됐다.
캐나다의 유력 일간지인 '더 글로브 앤 메일'은 입찰 마감일인 지난 2일(현지시간) 고위 소식통 정보를 인용해 캐나다 정부가 잠수함 분할 발주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독일의 Type-212CD 잠수함 6척은 대서양 연안 초계에 투입하고, 한국의 KSS-III 배치-II 잠수함 6척은 태평양 연안 및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
잠수함 도입을 계기로 자국 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캐나다 입장에서는 분할 발주가 나쁘지 않다. 한국과 독일, 양국으로부터 산업 투자를 동시에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CPSP 사업비가 60조원에 이르는 만큼 수주국 입장에서도 분할 발주가 나쁘지만은 않다. 특히 한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잠수함을 납품한 실적이 없어 분할 발주로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편이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수주국이 분산될 경우 부품 공급망 관리, 후속 군수 지원 체계 등이 복잡해진다는 점은 변수다. 이렇게 되면 비용과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한국의 경우 이 프로젝트를 위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이미 '원팀'을 꾸려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 입장에서는 실리를 챙길 수 있지만 수주국 입장에서는 계획에 변수가 생기면 여러 조건을 재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종 결정이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