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에너지, LNG 시설 가동 중단…정부 "원유·LNG 비축 물량 충분"
전문가 "정부, 대응 부족하면 목표 달성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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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산업단지에서 이란의 공습으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걸프 지역에 주둔한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AP·뉴시스 |
[더팩트ㅣ최의종·황지향 기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에너지, 유가, 환율 등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에 항공, 해운, 조선, 방산 등 국내 산업계 전반도 중동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에 떨고 있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개시 이후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TTF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선물 근월물 종가는 1MWh당 44.51유로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40% 오른 수치다.
같은 날 동북아시아 지역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LNG(액화천연가스) 일본·한국 마커(JKM)는 100만BTU당 15.068달러로 전장 대비 40% 상승했다.
천연가스 가격이 이처럼 급등한 것은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인 카타르에너지(QE)가 이란 드론 공격으로 라스라판 LNG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어 글로벌 2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로부터 LNG를 수입하고 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자 LNG 수급도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공방이 확산하며 중동 전역은 현재 포화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이란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 지역 6개 국가에 공격을 퍼부었다.
중동 정세 급변 속 산업계는 국제 유가 상승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수출단가는 2.09% 오르나, 수출물량이 2.48% 줄어 수출액은 0.39% 줄어들 전망이다. 수입단가는 3.15% 오르고 물량이 0.46% 줄어, 수입액은 2.68% 오른다.
항공업계는 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다. 당장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인천~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노선 띄우는 대한항공은 해당 노선을 오는 5일까지 취소했다. 중동 노선은 매출 비중으로 보면 유의미하지 않지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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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은 지난해 4분기 영업비용 4조1385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연료비는 27%다. 중동 사태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 |
하늘길이 막힌 대한항공은 유가 상승에 따른 영업비용 상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수익 4조5516억원을 기록했는데 여기에 4조1385억원이 영업비용으로, 영업이익은 4131억원이다. 영업비용 중 연료비는 27%를 차지하는데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다.
지난해 고환율로 어려웠던 항공업계는 올해 반등을 모색하고 있었다. 일부는 우선 유가 변동 리스크에 대응해 파생상품을 활용하는 상태다. 다만 헷지만으로는 방어가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세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했다.
해운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리스크가 커질 것을 우려한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해상 교역량 27%가 지나,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로 불린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 경제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
HMM 선박 1척이 현재 두바이 인근에 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것은 아니다. 완전 봉쇄는 어려울 것 같다. 봉쇄에 준하는 위험 상황"이라며 "국내 선사 모든 정보가 정부에 모인다. 정부 지침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란이 걸프 국가들을 공격하며 확전 양상도 산업계가 우려하는 지점이다. 걸프 국가들이 이란에 대응해 맞대응 성격의 군사 조치에 나서면 중동 대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중동 시장에 공을 들인 기업들은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중동 정세가 급변하고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현지 사업에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이스라엘·이란을 중심으로 하는 중동 정세 격변에 큰 영향이 없지만, 사우디 국부펀드와 합작해 생산법인을 만드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중동 시장 진출에 악영향 여부를 따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중동 지역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카타르 국영 조선소인 QSTS와 사업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QSTS 설비·네트워크를 활용해 중동 사업을 적극 대응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방산업계는 단기적으로는 수출 불확실성이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중동 시장 입지가 강화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등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WDS 2026에 참가하는 등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중동 정세 악화가 장기화해도 원유나 LNG 비축 물량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지난 2일 "수급과 관련해서 원유와 석유 제품 208일분을 비축하고 있다. LNG는 카타르에서 들어오는 중동산이 국내 LNG 수입 20%로 비율이 낮아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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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과 관련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급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 상황점검 관련 긴급 관계부처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
전문가들은 원유와 달리 LNG가 직접 투입되는 점에서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단기적으로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장기적으로 국민 일상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부가 낙관만 하지 말고 열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세가 요동치면서 원·달러 환율에도 영향이 생겨 산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인 안전 자산인 달러로 자산이 쏠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환율 안정에 힘을 쏟았지만, 새로운 변수를 슬기롭게 대응할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환율 상승이 수출 기업은 좋을 수 있으나, 중소기업 등은 중간재와 수입재 가격이 올라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항공업계는 특히 유가 상승에 따른 영업비용 부담에 이어 환율 부담이 겹쳐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환율 상승이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 환율이 상승할 수 있는데 장기화가 문제"라며 "이란 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져 오를 수 있는데 추가적으로 주식 시장 충격으로 환율이 상승할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동 사태 여파는 에너지가 제일 크다. 원유 다음이 LNG인데 발전에서도 많이 쓰이기에 발전 수급도 준비해야 한다. 비축량이 많다고 하지만 장기화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상치 못한 전쟁으로 한국이 대대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겠지만 불확실성이 또 다른 형태로 나타나 기업이 여러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며 "정부는 기업 어려운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에너지에 거시정책이 없으면 거시경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이란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처음 작전 기간을 4~5주 정도로 예상했으나 상황에 따라 그보다 훨씬 더 길게 이어갈 충분한 역량도 갖추고 있다"라며 "세계 최대 테러지원국이 절대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