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AI는 인프라…배우지 않아도 되는 기술 될 것"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스캔 등 '체감형 기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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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6(Galaxy Unpacked 2026)'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우지수 기자 |
[더팩트|샌프란시스코=우지수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Palace of Fine Arts). 1200석 규모의 행사장을 가득 메운 전 세계 미디어와 파트너사 관계자들의 시선이 무대 중앙으로 쏠렸다. 암전과 함께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무대 위로 걸어 나오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행사 시작 전 대기 시간에는 BTS의 '다이너마이트', 헌트릭스의 '골든' 등 K팝 음악과 팝송이 번갈아 흘러나오면서 현장의 흥을 돋궜다.
25일(현지시간)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6'에서 노태문 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AI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지향점으로 '인프라'와 '에이전틱 AI'를 제시했다. 노 사장은 "역사를 바꾸는 기술은 요란하게 등장하지만 결국 배경으로 스며들어 인프라가 된다"며 "AI는 이제 누구나 전문지식 없이도 물이나 전기처럼 편하게 쓸 수 있는 인프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에이전틱 AI'는 사용자가 필요를 깨닫기도 전에 이를 예측하고, 습관을 실시간으로 학습해 대신 실행해 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3세대 AI 폰의 방향성은 명확했다. 기술 과시보다는 직장인과 학생 등 이용자가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기능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갤럭시 언팩 2025'가 사용자의 명령에 반응하는 'AI 컴패니언(동반자)'을 정의했고 3세대를 맞은 이번 S26 시리즈는 한 발 더 나아가 사용자가 요청하기 전에 먼저 맥락을 읽고 제안하는 '능동형 AI'로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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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6(Galaxy Unpacked 2026)' 행사 '갤럭시S26(왼쪽부터)', '갤럭시S26플러스', '갤럭시S26울트라'가 진열돼 있다. /샌프란시스코=우지수 기자 |
실제로 지난해 '갤럭시S25'가 "검색해줘", "요약해줘" 같은 사용자의 명확한 지시를 수행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갤럭시S26'은 "약속 시간이 됐으니 택시를 부를까요?"라고 먼저 묻거나,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 실행 없이 음성만으로 호출부터 결제 직전 단계까지 수행하는 식이다. 현장을 찾은 현지 IT업계 관계자는 "작년 모델이 똑똑한 검색 도구였다면 이번 모델은 눈치 빠른 비서가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을 통해 갤럭시 AI의 대중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갤럭시 AI가 탑재된 기기는 지난 2024년 2억대에서 2025년 4억대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8억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AI가 실생활에 유용하다고 답한 이용자가 81%에 달하는 반면, 여전히 85%가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시장 조사 결과를 반영한 행보다. 사용자가 따로 배우지 않아도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AI를 구현해 누구나 쉽게 쓰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체험존에서 가장 방문객 관심이 많이 몰린 기능은 최상위 모델 '갤럭시S26울트라'에 탑재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다. 스마트폰을 정면에서 보다가 옆으로 살짝 각도를 틀자, 선명하던 화면이 마치 전원을 끈 것처럼 까맣게 변했다.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 등 공공장소에서 곁눈질로 화면을 훔쳐보는 시선을 차단하는 기술이다.
한 관람객은 "붐비는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메신저를 할 때마다 주변 시선이 신경 쓰였는데, 필름 없이도 이런 기능이 구현된다는 게 인상적"이라며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기능"이라고 말했다. 다른 일본인 관광객은 "일본 내 이용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을 기능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 기능을 전체 화면뿐만 아니라 특정 앱이나 알림 팝업에만 적용할 수 있게 해 상황별 활용도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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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6(Galaxy Unpacked 2026)' 행사에서 옆사람이 화면을 보지 못하게 하는 기능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가 방문객 시선을 끌었다. 사진은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을 켠 '갤럭시S26울트라(왼쪽)'과 기능을 끈 동일 제품 모습. /샌프란시스코=우지수 기자 |
직장인들의 업무 효율을 높여줄 스캔 기능의 진화도 눈길을 끌었다. 현장 체험존에서 구겨진 영수증이나 그림자가 진 서류를 촬영하자 AI가 찰나의 순간에 주름과 그림자를 지워 깨끗한 PDF 파일로 변환해 줬다. 여러 장의 문서를 한 번에 인식해 하나의 파일로 묶어주는 기능은 복잡한 서류 업무가 많은 직장인들에게 편의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 방문객은 "급하게 서류를 찍어 보낼 때마다 조명을 찾느라 애먹었는데, 진짜 스캐너로 찍은 것처럼 깔끔하게 나온다"고 평했다.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화질 기술의 개선도 강조됐다. 삼성전자의 독자 화질 솔루션인 'mDNIe'와 AI 기반 업스케일링 기술인 '프로스케일러'가 적용돼 콘텐츠 몰입감을 높였다. 동영상 촬영에서는 8K 영상을 화질 손상 없이 편집할 수 있는 'APV' 코덱을 지원하며, '슈퍼 스테디 비디오' 기능은 수평 보정 능력을 갖춰 움직임 속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물을 제공한다. 갤러리 앱의 '포토 어시스트'는 "테이블 위에 케이크를 만들어줘" 같은 자연어 명령으로 이미지를 생성·수정할 수 있어 AI 편집 편의성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을 통해 개방형 AI 생태계 구축에 힘을 실었다. 빅스비는 물론 구글 제미나이와 퍼플렉시티 등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음성 명령 한 번에 AI가 앱 실행부터 목적지 입력까지 마치는 '오토매티드 앱 액션'은 스마트폰 사용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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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6(Galaxy Unpacked 2026)' 행사 현장에 마련된 제품 체험 공간에서 방문객들이 '갤럭시S26' 시리즈를 다뤄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우지수 기자 |
하드웨어 성능은 AI 구동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갤럭시S26울트라'에는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탑재해 NPU 성능을 전작보다 39% 높였으며, CPU와 GPU 성능도 각각 19%, 24% 향상시켰다.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에는 자체 개발 칩셋인 '엑시노스 2600'을 채택해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한다. 신규 구조의 베이퍼 챔버는 울트라 기준 방열 성능을 20% 이상 높였으며 초고속 충전 3.0을 통해 30분 만에 75% 이상 충전이 가능해졌다.
다만 이번 '갤럭시S26' 시리즈의 국내 출고가는 전작 대비 모델별로 평균 10만원가량 인상됐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가격 상승세인 이른바 '칩플레이션'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AI 연산 성능 강화를 위해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등 핵심 메모리 부품의 원가 부담 상승이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부품가 인상과 환율 변동 등 대외적 요인 속에서도 사용자 경험 향상을 위한 하드웨어 사양을 유지하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문 대표는 이날 "'갤럭시S26'은 강력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누구나 쉽고 직관적으로 AI를 사용하는 시대를 열 것"이라고 자신했다. '갤럭시S26' 시리즈는 오는 27일부터 사전 판매에 돌입하며, 3월 11일 정식 출시된다. 가격은 '갤럭시S26'이 125만4000원, '갤럭시S26플러스'가 145만2000원, '갤럭시S26울트라'는 179만7400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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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Galaxy Unpacked 2026)' 행사 개최지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 입구에 방문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우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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