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탄소 업종 전환금융 추진·중소기업 중심 790조원 공급
![]() |
| 금융위원회가 대형 상장사를 시작으로 ESG 공시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금융위원회가 대형 상장사를 시작으로 ESG 공시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기업 부담이 큰 스코프3 공시는 일정 기간 유예를 두고 적용발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을 공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오는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공시를 시작하겠다고 시사했다. 이후 2029년에는 자산 10조원 이상 기업으로 해당 범위를 넓힌다. 확대 속도는 국제 기준 변화와 기업 준비 상황을 살펴 추가로 정한다는 방침이다.
공시 첫해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국내외 종속회사를 제외할 수 있도록 해 초기 부담을 낮춘다. 특히 기업 가치사슬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포함하는 스코프3는 최초 적용 기업에 한해 3년간 의무를 면제한다. 2028년 공시를 시작하는 기업은 2031년부터 스코프3를 포함한다.
스코프1과 스코프2는 각각 직접 배출과 에너지 사용에 따른 간접 배출을 의미한다. 반면 스코프3는 △원재료 조달 △물류 △제품 사용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산정해야 한다. 데이터 확보와 추정 체계 구축을 위한 별도 비용이 든다.
금융위는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이면서 고탄소 업종에 속하지 않는 가치사슬에 대해서는 공시 의무를 면제한다. 제도가 정착한 이후 면제 범위를 재검토한다.
우선 한국거래소를 통한 공시 체계로 운영한다. 이후 제도가 자리 잡으면 자본시장법상 법정공시로 전환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기업이 추정치나 예측 정보를 활용하더라도 일정 범위 내에서 책임을 완화하겠단 방침이다. 제재보다 계도에 무게를 두는 행보다.
공시 시점은 연말 결산 기준 3월 말로 정한다. 다만 온실가스 배출량 자료는 정부 인증 일정과의 정합성을 고려해 반기 결산 시점 공시도 허용한다. 외부 검증은 도입 초기에 자율로 운영하고, 향후 단계적으로 의무화를 검토한다.
국내 기준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가 마련한 글로벌 기준을 토대로 설계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를 반영해 내부탄소가격, 산업별 세부 지표 등은 선택 공시로 둔다. 초안에 포함했던 정책 관련 항목은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을 고려해 제외했다.
기후금융 공급 계획도 함께 내놨다. 정부는 오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줄이기로 정했다. 이에 맞춰 정책금융기관은 오는 2035년까지 총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기존 2024~2030년 420조원 계획보다 기간과 규모를 모두 늘렸다.
전체 자금의 50% 이상은 지방, 70% 이상은 중소·중견기업에 배분한다. 아울러 철강·화학·시멘트 등 고탄소 업종의 설비 개선과 연료 전환을 지원하는 '한국형 전환금융'을 도입한다. 녹색 프로젝트 중심의 기존 녹색금융에 더해 산업 전환 과정까지 지원 범위를 넓힌다.
기후금융 인프라도 정비한다. 금융위는 신용정보원을 중심으로 기후금융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웹포털을 구축하고, 금융회사가 대출과 투자 활동을 통해 발생시키는 간접 배출량을 관리할 수 있는 금융배출량 플랫폼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금융권이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유도한다.
이 위원장은 "녹색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장 인프라로서 기업의 공시 체계를 마련하고 금융이 녹색전환의 중추적 조력자로서 탄소중립과 녹생 신산업 성장을 견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