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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하늘길 또 역대급"…카드사, 내수·수익성 사이 줄타기 '진땀'
입력: 2026.02.23 13:00 / 수정: 2026.02.23 13:00

일본·중국·동남아 핀셋 공략 강화…명절 특수 '급물살'
가맹점 수수료 '뚝'…금리 인하 전망 '불투명;' 비용 부담↑


지난 설날 연휴 해외로 떠난 여행객이 또 한 번 역대급을 기록하면서 마케팅 방향을 두고 카드사의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
지난 설날 연휴 해외로 떠난 여행객이 또 한 번 역대급을 기록하면서 마케팅 방향을 두고 카드사의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지난 설날 연휴 해외로 떠난 여행객이 또 한 번 역대급을 기록하면서 마케팅 방향을 두고 카드사의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해외여행은 단기간 폭발적인 소비가 이뤄지면서 이제는 놓칠 수 없는 영역으로 자리 잡았지만, 과거 카드사가 내수 진작을 업계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던 만큼 비효율적인 마케팅이 불가피하면서다.

2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연휴 기간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출입국 인원은 환승객을 제외하고도 총 122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루 평균 이용 규모는 약 20만4000명으로, 전년(21만명) 대비 소폭 줄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설날 연휴가 전년 대비 짧았던 점을 고려하면 연휴 기간 해외여행에 관한 관심과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카드업계 또한 명절을 앞두고 해외여행 관련 프로모션을 대거 단행했다. 결제수수료와 예금인출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트래블카드'는 이미 해외여행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각 카드사별 해외 여행 수요가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핀셋 마케팅을 시행하면서다. 특히 방문 비중이 높은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는 흐름이다.

카드업계는 명절과 여름휴가 같은 성수기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대목이라고 강조한다. 연중 해외여행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나는 구간이 제한적인 만큼, 단기간에 결제가 집중되는 명절과 휴가철이 사실상 최대 실적 기회라는 설명이다. 특히 항공권·숙박·면세점 결제가 한꺼번에 몰리는 특성상 마케팅 효과가 즉각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문제는 내수 촉진이라는 정책 기조와 동떨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정부는 소비쿠폰, 상생페이백 등 카드사와 함께 바닥경제 다지기에 적잖은 공을 들였다. 아울러 과거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을 앞두고도 본업에서의 수익성 악화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면, 할인과 무이자 할부 축소가 불가피하고 가계 소비 여력도 줄어들 것이란 주장이다. 내수 활성화의 파트너를 자처해온 만큼 해외 소비 장려에 대한 부담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맹점 수수료율은 결국 인하됐고,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축소와 혜택 재조정에 나섰다. 과거 비교적 쉽게 이용할 수 있었던 6개월 무이자 할부는 현재 '부분 무이자' 방식으로 대체됐고, 2~3개월 무이자 혜택마저 업종별로 차등 적용되는 추세다. 자동차나 가전제품처럼 목돈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소비 여력이 크지 않은 고객을 유인하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혜자카드'로 불리던 고혜택 상품도 단종되거나 재편됐고, 비용을 낮춘 신상품이 자리를 대체했다. 수익 방어가 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마케팅 역시 선택과 집중 기조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 활성화에 힘을 보태면 좋겠지만, 수익성이 예전 같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라며 "금리인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무이자 할부 등의 혜택도 과거 수준으로 유지하기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명절 기간 호텔·국내선 항공권 할인 등 내수와 관련한 프로모션도 운영되고 있지만, 혜택이 대형 가맹점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 일부 지역 소상공인과 연계한 할인 행사도 운영되지만 민생경제 회복과는 거리가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결제나 면세점 등 프로모션과 비교하면 소비 확산 효과가 전방위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업계는 국내 여행 마케팅이 해외보다 오히려 까다롭다고 일축한다. 일본·중국·동남아 등 선호 국가나 도시, 인기 가맹점 등이 비교적 명확한 해외와 달리, 국내는 인기 지역과 업종 등이 광범위해 전략 수립이 복잡하다는 이유다. 과거 코로나19 시기처럼 제주나 강원 등 특정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도 약해지면서 마케팅 효율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결국 관건은 비용 대비 수익성이다. 광범위한 국내 가맹점을 대상으로 대규모 프로모션을 펼치기에는 투입 대비 성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선 차라리 특정 업종 중심의 이벤트 대신 기본 카드 혜택을 강화해 소비 전반을 자극하는 편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상표가치와 내수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여행의 흐름이 과거보다 촘촘해진 만큼, 특정 지역이나 가맹점과 협업을 늘리기보다 전반적인 카드혜택을 키우는 방향이 합리적일 수 있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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