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전직 해군참모총장 영입 시도했으나 무산
HD현대重 보안감점 연장 시 '법적 대응' 전망…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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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HD현대중공업 부스에 전시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최의종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자를 올해 상반기 결정한다.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경쟁 속 보안감점 등 갈등을 격화시킬 지점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 상태다. 심판을 맡은 방사청이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오는 6월 중 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7월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목표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지난 11일 KDDX 사업 예비설명회를 진행했다.
KDDX는 2013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2023년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진행했다. 기본설계 종료 이후 다음 단계인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방식을 놓고 HD현대중공업이 수의계약을, 한화오션이 경쟁입찰을 주장하며 갈등이 최근까지 이어졌다.
방사청은 가까스로 지난해 말 사업자 선정 방식을 경쟁입찰로 결정했다. 통상 기본설계를 담당한 업체가 상세설계·선도함 건조도 수의계약을 체결해 수행해 왔다. 정치권 등은 사업자 선정 방식에 의견을 냈다. 이에 경쟁입찰 결정도 아쉬움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양사는 경쟁입찰로 결정된 만큼 실력으로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만큼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 입찰전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한화오션은 기본설계 도면을 분석하고 제안서를 마련할 시간이 빠듯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한화오션은 기본설계와 상세설계·선도함 건조를 분리해 사업을 추진했다고 차질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지속해서 강조해 왔다. 한화오션은 2024년 ADD(국방과학연구소) 대형시험선 상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이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형시험선 기본설계를 수행한 한화오션은 당시 "기본설계 수행업체가 초도함 건조까지 맡아야 한다는 HD현대중공업 주장과 달리 한화오션은 방사청이 갖는 KDDX 기본설계 자료를 받아 차질 없이 사업을 속행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치열한 경쟁은 인재 영입 추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화는 최근 양용모 전 해군참모총장을 계열사 고문으로 영입하고자 했다. 양 전 총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 중장으로 승진해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을 역임한 뒤 대장으로 승진해 해군참모총장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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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해 5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HD현대중공업 부스에서 당시 양용모 해군참모총장과 함께 있는 모습.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MADEX 한화 부스에서 전시 내용을 점검하는 모습. /최의종 기자 |
양 전 총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강동길 대장이 해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양 전 총장은 공직자윤리법 등 법리상 계열사 고문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직전 해군참모총장 영입 시도가 공정성 훼손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한화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지만, HD현대는 기술력으로 '정중동'하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HD현대중공업에는 보안감점 리스크가 남아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과거 군사기밀 유출 사건으로 보안감점을 받아 지난해 11월 적용 기간 3년이 종료됐다.
하지만 방사청은 보안감점 적용 기간이 올해 12월까지로 연장될 수 있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대부분 직원이 2022년 11월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일부 직원은 2023년 12월 유죄가 확정돼 3년을 계산하면 올해 12월이 보안감점 적용 종료일이라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 반발이 거세자 방사청은 제안서 평가 단계에서 적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보안감점이 적용되면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에서 HD현대중공업이 불리하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은 보안감점 적용 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이 법적 대응에 나서면 가뜩이나 늦어진 KDDX 전력화가 더 지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갈등 과정에서 중재자 역할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는 방사청이 치열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경기에서 심판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온 상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해외 사업에서 적절한 협력·경쟁으로 글로벌 시장 입지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 사업부터 심판 공정성이 흔들리면 해외 사업도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현재 최대 60조원 규모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를 놓고 손을 잡은 상태다. HD현대는 캐나다 절충교역 요구에 따라 수조원대 협력을 제안했다. 국내에서 경쟁하나 해외에서 '오월동주' 모습을 보인 셈이다.
정재준 방사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은 지난 11일 KDDX 예비설명회에서 "해군 전력 운영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연된 일정 만회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업체를 선정하고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bel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