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상폐 기준 대폭 강화 추진…'동전주' 개선 기회도 줄인다
'좀비 기업' 퇴출로 AI·바이오 등 우량주 선순환 기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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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은 지난 12일 상장폐지 제도 개선안을 통해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을 대폭 강화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스피가 명절 전 사상 첫 5500선을 돌파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코스닥은 때아닌 칼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절차를 대폭 단축하는 등 부실 기업 증시 퇴출 기조를 강화하면서 소액 주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은 최근 상장폐지 제도 개선안을 통해 오는 4월부터 현행 3심제인 상장폐지 절차를 2심제로 줄이고, 전체 소요 기간을 기존 2~3년에서 1년 내외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실질심사 시 기업에 부여 가능한 최대 개선기간도 기존 1년 6개월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은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 주식) 등 초소형주에 대한 퇴출 기준 강화다. 동전주는 30일 연속 기준 미달 시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일 동안 45일 연속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액면병합을 통한 우회도 차단할 계획이다. 주가가 일정 기간 저가에 머물거나 시가총액이 건전성 기준 미달인 기업들을 신속히 솎아 내 시장의 질을 높이겠다는 당국 의지가 확고한 영향이다.
당국의 코스닥 손질은 이재명 정부가 강조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궤를 같이한다. 우량 기업에 자금이 몰리도록 부실기업을 과감히 정리해, 탄력을 받은 국내 증시에 확실한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코스닥 상장사 중 상당수가 고금리와 업황 악화로 재무 구조가 취약해진 상태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보유한 종목도 퇴출 명단에 오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에서 동전주는 200여개에 달하며 이중 상당수는 자본잠식이나 영업손실이 누적된 상태다. 당국 기준이 엄격해질 경우 이들 종목은 즉시 관리종목이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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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실기업의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반면 이번 조치를 단순히 공포로만 치부할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실기업이 신속하게 정리될 경우, 그간 코스닥 상승에 발목을 잡던 '좀비 기업'들에 묶인 자금이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등 미래 잠재력이 뛰어난 우량주로 재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 역시 신속한 퇴출과 함께 소액 주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고민 중이다. 상장폐지 결정 전 기업에 실질적인 개선 기회를 부여하거나, 불공정 거래로 인한 상장폐지의 경우 대주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파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뻥튀기 상장' 논란과 실적 부진으로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던 파두는 개선 기간을 거쳐 본궤도에 진입했다. 파두는 2만1250원에서 장기간 거래가 정지됐다가 지난 3일 거래가 재개된 후 12일까지 무려 158.82% 급등하며 당국 관리 후 부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철저한 체질 개선이 이뤄진다면 상장폐지 위기가 오히려 반등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번 기회를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막연한 공포에 휩싸여 투매에 나서기보다 보유 종목의 적자 지속 여부, 자본 잠식률, 공시 위반 기록 등을 꼼꼼히 따져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5500 시대에 발맞춰 코스닥도 양보다 질로 승부하는 시장이 돼야 한다"며 "기업 실적과 재무 건전성이 뒷받침되는 종목 중심의 선별적 투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