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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카르텔' 의혹 번진 거래소 지분 제한…국힘 "윗선 개입" 주장
입력: 2026.02.12 13:00 / 수정: 2026.02.12 13:00

빗썸 사태 후 규제 급가속…'당정 보조' 논란 확산
"지분 제한은 논리적 비약"…국힘 정무위서 정면 비판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둘러싸고 당정 카르텔 의혹이 제기되며 정치권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 발대식. /뉴시스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둘러싸고 '당정 카르텔' 의혹이 제기되며 정치권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 발대식. /뉴시스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논의가 '당정 카르텔'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빗썸의 대규모 오지급 사고 이후 규제 도입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여당이 기존 신중 기조에서 찬성 쪽으로 선회한 배경을 두고 야권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보조를 맞춰 거래소 소유 구조 개편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정책 기조 변화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정치권 공방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1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거래소 최대주주의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의 대주주 지분 한도(15%)를 참고한 구조다. 금융위는 "신고제에서 인가제로 전환되면 거래소의 위상과 공신력이 강화되는 만큼 지배구조 차원의 책임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빗썸 사고 이후 지분 제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과정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시스템 결함 문제를 대주주 지분율과 연계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며 "내부통제 미비와 소유 구조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여당의 거래소 지분제한에 대한 기조가 급변한 배경에 보이지 않는 윗선의 영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시장에 돈다"고 언급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이번 정책 방향 설정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김 정책실장이 과거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 계열사 대표를 지낸 이력이 거론되면서, 정책 설계 과정에 영향이 있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특정 인물이나 특정 이해관계를 염두에 둔 정책은 아니다"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 같은 공방은 여당 내부의 이견과도 맞물린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자문위원들은 지난 4일 지분 제한 방안의 실효성이 낮고 창업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TF에 전달했다. 앞서 TF는 지분 제한을 제외한 당론안을 정책위원회에 제출했으나 반려된 바 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지분 제한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알려지면서, 당정 간 정책 기조가 맞춰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도입에 찬성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정 간 정책 기조 조율 여부를 둘러싼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회=남용희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도입에 찬성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정 간 정책 기조 조율 여부를 둘러싼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회=남용희

법리적 부담도 적지 않다. 전날 국회에서 만난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은 "이미 형성된 지배구조에 대해 사후적으로 지분율을 강제 조정하는 것은 소급입법 소지가 있다"며 위헌 가능성을 언급했다.

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두나무와 네이버 간 합병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분 상한이 15% 수준으로 확정될 경우 합병 직후 일부 지분 정리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규제 수위에 따라 대형 M&A 일정에도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제도 설계를 넘어 정치 일정과도 맞물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원장은 "가상자산 투자자는 20~40대 비중이 높아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집단"이라며 "대선 과정에서 가상자산에 대해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냈던 정당이 규제 중심으로 선회할 경우, 이들이 지방선거에서 등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1600만명 규모의 유권자층을 자극하는 정책은 선거 전략 차원에서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아쉬움이 감지된다. 가상자산 투자자 A씨는 "대선 당시 가상자산 시장에 우호적인 공약이 제시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면서도 "최근 논의 흐름을 보면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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