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주주 상한 15~20%' 명문화 가닥
상한 15% 확정 시 추가 지분 매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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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와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앞두고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논의가 합병 성사 여부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두나무 |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빗썸의 초대형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를 계기로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당국과 여당이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거래소 지분 상한 규정을 명문화하는 방안이 유력해지면서, 네이버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앞둔 두나무로서는 이번 지분 규제가 합병에 있어 중대한 변수로 떠올랐다. 지분 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합병 이후 지배구조를 다시 짜야 할 가능성이 있는만큼 두나무-네이버 빅딜 자체의 구조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공공 인프라적 성격'을 지닌 기반시설로 보고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 수준인 15~20%로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방안을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담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다. 여당 정책위원회와도 상당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그동안 거래소 지배구조 규율 강화를 정책 과제로 삼아왔으며, 이번 빗썸 사고가 사실상 입법 추진의 명분을 제공했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나온다.
한 국회 관계자는 "정부의 거래소 지배구조 규제 의지는 이전부터 분명했다"며 "이번 빗썸 사고로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지분 제한 조항이 기본법에 반영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지분 제한이 곧바로 사고 재발 방지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예자선 변호사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공적 인프라로 본다면 상장·폐지 기준과 내부통제 등 실질적 감독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우선일 수 있다"며 "단순히 대주주 지분율만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이 오지급 사고와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분 규제가 상징적 의미는 있을 수 있지만, 투자자 보호와 시스템 안정성이라는 정책 목표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기여하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업계 역시 오지급 사고와 대주주 지분율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두나무 측은 "유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촘촘한 안전 장치와 대비책을 구축해왔다"며 "오지급 사고가 대주주 지분 구조와 직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거래소 간 시스템 격차는 소유구조보다는 법·제도 미비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며, 디지털자산법을 통해 예방·대응 절차를 명문화하면 업계 전반의 시스템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지분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두나무의 합병 일정과 구조에는 직접적인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나무는 송치형 회장이 25%를 웃도는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체제다.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주식교환 비율은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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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썸 오지급 사고가 금융당국의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추진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용희 기자 |
해당 안건은 오는 5월 22일 예정된 주주총회에 상정되며, 주식매수청구권 접수는 주총일부터 6월 11일까지 진행된다. 주식교환 효력 발생일은 6월 30일로 예정돼 있다. 일정상 합병 절차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지분 상한 규제가 병행 추진될 경우 합병 구조를 재검토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합병이 완료되면 기존 두나무 주주들은 네이버파이낸셜 주주로 전환된다. 송치형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약 19.5%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를 전망이며, 현재 69% 지분을 보유한 네이버는 약 17% 수준으로 낮아져 2대 주주로 재편된다.
문제는 대주주 지분 상한이 15%로 확정될 경우다. 송 회장은 약 4.5%, 네이버는 약 2%가량의 지분을 추가로 처분해야 한다. 상한이 20%라면 부담은 제한적이지만, 15%로 설정될 경우 합병 직후 지분 매각이 불가피해진다. 이는 단순한 지분 축소를 넘어 의결권 구조와 경영권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합병을 통해 기대했던 사업적·재무적 시너지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네이버는 두나무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과 업비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연계하는 등 핀테크 경쟁력 강화를 구상해 왔다. 그러나 지분 강제 분산이 전제될 경우 연결 실적 반영 범위 축소 가능성과 지배력 약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두나무가 약 15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배력 프리미엄이 훼손될 경우, 기업가치를 재산정해야 하는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합병 일정이 촉박한 상황에서 규제 변수까지 겹치면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최종 수위에 따라 네이버-두나무 결합은 물론, 향후 가상자산 거래소 전반의 지배구조 재편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