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가 경기 회복의 온기가 고르게 퍼지지 않는 이른바 'K자형 양극화'에 대응해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취약노동자 등 위기에 가장 먼저 노출되는 계층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민생경제 대책을 본격 가동한다.
서울시는 소상공인·골목상권·소비자·취약노동자 등 경제불황 속 가장 먼저 위기에 직면하는 4대 계층에 대한 활력 회복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26년 민생경제 활력 더보탬'을 9일 발표했다. 총 2조7906억원을 지원해 4대 분야 8개 핵심과제, 25개 세부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그동안의 민생 현장 지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위기에 대한 충격이 가장 먼저 닿는 '약한 고리'를 우선 지원해 장기적으로 회복하도록 끝까지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민생경제 전반의 불안을 낮추고, 시민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데 무게를 뒀다.
서울시는 먼저 소상공인 금융 안전망을 대폭 강화한다. 중소기업육성자금을 역대 최대 수준인 2조7000억원까지 공급하고, 생계형 자영업자 전용 '안심통장' 규모도 4000억원에서 올해 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고금리 신용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3000억 규모 '희망동행자금(대환대출, 갈아타기대출)' 상환 기간을 5년에서 7년(2년 거치, 5년 균분상환)으로 늘려 원금 상환 부담을 낮춘다. 실제로 3000만원 대출 시 월 상환액이 약 12만5000원 줄어드는 효과다. 특히 출산·질병 등 일시적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에게는 만기 연장 등 우선 지원을 제공한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도 병행된다. 중장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습형 교육과 컨설팅, 전환 비용을 지원하는 '디지털 역량 레벨업 1000 프로젝트'를 추진해 실제 매출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서울시는 앞선 지원사업에서 평균 9.8%의 매출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는 '머물고 싶은 상권' 조성을 목표로 한 명소화 전략이 추진된다.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 사업 대상은 총 10곳으로 확대되며, 전통시장 3곳에는 디자인 혁신을 통해 지역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 진행된다. 아울러 AI·빅데이터 기반 상권 분석 시스템을 고도화해 위기 상권을 조기에 진단하고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시민과 소비자를 위한 정책도 포함됐다. 착한가격업소를 2500곳까지 확대하고, 농산물 수급 예측 시스템을 통해 생활물가 안정을 도모한다. 결혼준비대행업체 등 생활 밀착 업종의 불공정 관행 점검과 함께,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불법 사금융 예방 교육도 확대된다.
특히 오는 3월에는 기존 '공정거래종합상담센터'를 '민생경제안심센터'로 확대 개편해 상가임대차, 선결제 피해, 해외직구 안전 문제 등 민생 침해 전반에 대해 상담부터 법률 지원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취약노동자 보호 대책도 강화된다. 프리랜서 전용 플랫폼 '서울 프리랜서 온'을 본격 가동해 미수금 위험을 줄이고, 배달·가사·돌봄 노동자와 도심 제조업·야간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과 산업재해 예방 지원을 확대한다.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는 안전 컨설팅과 현장 점검을 집중 지원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K자형 양극화로 가장 먼저 흔들리고, 가장 먼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약한 고리'부터 단단히 붙잡아 끝까지 함께 갈 것"이라며 "민생의 경고음이 활력 신호음으로 바뀔 때까지, 시민의 삶 속에서 ‘분명히 체감되는 변화’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