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 방향 전환에 정치적 부담 커져
대선 공약과 달라진 정책 기조…지방선거 영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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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 규제 기조가 '1600만 코인 투자자'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가상자산 규제 기조가 '1600만 코인 투자자'의 기대와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오는 6·3 지방선거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구조가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지자, 대선 당시 코인 투자자층을 겨냥했던 정책 기조와의 괴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가 마련해 온 디지털자산기본법 여당안은 최근 당 정책위원회 보고 과정에서 사실상 제동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TF가 반대해왔던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방안이 법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와 여당의 디지털자산 정책 방향이 코인 투자자층의 기대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TF는 그동안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방안에 대해 "산업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해당 방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사실상 한정하고, 가상자산 거래소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15~20%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책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금융위 안을 일정 부분 수용하는 방향으로 검토가 이뤄지면서, 당내 디지털자산 정책 기조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민주당이 코인 투자자 표심을 의식해 유지해왔던 기존 정책 기조와는 다른 흐름으로 읽히고 있다. 실제 지난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은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규제 완화, 거래 활성화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코인 투자자층을 핵심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반면 최근 논의는 당시 제시됐던 방향과 달리, 규제를 수용하는 쪽으로 정책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은 "가상자산 투자자는 20~40대 비중이 높아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집단"이라며 "대선 과정에서 가상자산에 대해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냈던 정당이 규제 중심으로 선회할 경우, 이들이 지방선거에서 등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1600만명 규모의 유권자층을 자극하는 정책은 선거 전략 차원에서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코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아쉬움이 감지된다. 가상자산 투자자 A씨는 "대선 당시 가상자산 시장에 우호적인 공약이 제시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면서도 "최근 논의 흐름을 보면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책 변화에 업계의 반발도 확산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제한하는 내용이 디지털자산기본법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자 IT·핀테크 업계는 "역차별이자 위헌 소지까지 있는 사후 규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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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TF가 최근 디지털자산기본법 세부 내용을 논의 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 안을 수용, 가상자산 산업을 규제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결정했다. /뉴시스 |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해당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대한민국 디지털금융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에 중대한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영업 중인 사업자에게 사후적으로 지분 축소를 강제하는 것은 신뢰보호 원칙을 해치는 소급입법"이라며 규제안 재검토를 요구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도 "민간의 혁신과 노력으로 성장한 산업을 정부가 사후적으로 통제하려는 과잉규제"라며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투자 위축과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소급 규제 중단과 민간 혁신기업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참여 보장을 촉구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 오히려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거래소의 지배구조가 인위적으로 분산될 경우, 해킹이나 전산 장애 등 비상 상황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워지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두나무는 지난해 11월 27일 445억원 규모의 해킹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비교적 신속하게 서비스 중단과 보상, 보안 강화 조치를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위기 상황에서 의사결정 구조가 일원화돼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지분 구조가 규제로 분산될 경우, 이사회와 주주 간 협의 과정이 길어지면서 긴급 상황에 대한 대응 속도가 저하될 수 있고, 그 부담이 결국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해킹이나 시스템 장애는 분 단위로 판단해야 하는 사안인데, 지분 규제로 경영권이 분산되면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제도가 오히려 투자자 피해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핀테크 업계 관계자도 "대주주 지분 제한은 형식적으로는 권한 분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책임을 분산시키는 구조"라며 "경영 안정성이 흔들릴 경우 장기적인 보안 투자와 글로벌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급기야 민주당 디지털자산TF의 민간 자문위원들까지 공동 성명을 통해 우려를 표했다. 자문위원단은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율 제한이 충분한 검토 없이 입법에 반영될 경우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완성도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의 앞날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