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L IPO 주가조작 의혹 수사 확대…상장 주관사 역할도 검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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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기업공개(IPO) 수사 여파로 신한투자증권의 해외 기업금융(IB) 전략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동시에 시험받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
[더팩트|윤정원 기자]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이 연루된 기업공개(IPO) 관련 사안이 현지 수사당국의 압수수색으로 이어지면서 해외 사업 전반의 리스크 관리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사업 확대를 표방해온 신한투자증권의 관리·통제 시스템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안의 출발점은 인도네시아 기업 멀티 마크무르 레민도(Multi Makmur Lemindo·MML)의 IPO다. 5일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 Suara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청 특수경제범죄수사국은 MML의 IPO 및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둘러싸고 주가 조작 또는 시세 관여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수사당국은 상장 전후 특정 거래를 중심으로 한 매매 패턴과 공모가 형성 과정, 상장 직후 주가 급등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uara는 IPO 거래 구조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지난 3일(현지시간) 오후 4시 30분경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 법인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신한투자증권은 MML IPO에서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다. 현지 수사당국은 IPO와 관련된 자료 확보와 거래 경위 파악을 위해 증권사, 거래소 등 관련 기관을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이번 사안의 핵심이 현지 거래소 직원의 일탈에 있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 거래소 소속 직원 중 한 명이 상장 절차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거래에 관여했고, 현재 해당 인물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IPO 주관사로서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했을 뿐, 법적으로 위법한 사항은 없다"며 "현지 수사당국의 요청에 따라 사실 확인 차원의 자료 협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압수수색이 강제 수사라기보다는 현장 조사 및 자료 협조 요청 성격이라고도 부연했다. "위법 혐의가 인정되는 단계가 아니라 수사당국 요청에 따른 절차"라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현지 수사당국이 강제 수단을 동원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참고인 조사 수준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번 사안이 업계에서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신한투자증권이 그간 해외 IB 확장을 핵심 성장 전략으로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시장을 전략 거점으로 삼아 IPO 주관, 기업금융, IB 업무를 적극 확대해왔다. 국내 시장 성장 둔화 속에서 해외 IB는 신한투자증권이 내세운 대표적인 미래 성장 동력이다.
문제는 해외 IB 사업이 확대될수록 현지 법인의 개별 거래가 곧 본사 차원의 리스크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IPO와 같이 시장 신뢰와 직결되는 거래의 경우 현지 실무 판단에만 의존했는지, 본사 차원의 사전 검증과 통제 장치가 얼마나 작동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IB를 표방하는 순간 해외 법인의 거래 역시 본사의 관리 책임 범위에 포함된다"는 인식도 강화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금융당국의 행보에서도 확인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주요 증권사 준법감시인과 최고소비자책임자(CCO)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해외 IPO 및 기업금융 거래와 관련한 사전 심사 강화와 내부통제 실효성 확보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당시 금감원은 "해외 거래의 경우 현지 관행이나 규정을 이유로 본사 통제가 느슨해질 수 있다"며 고위험 거래에 대한 관리 책임은 본사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증권사 해외 투자 및 IB 사업 전반을 대상으로 한 현장 점검에도 착수한 바 있다. 해외 법인의 거래 구조, 본사 보고·승인 체계, 리스크 인식 및 사후 관리 절차가 점검 대상에 포함됐으며, 특히 IPO와 같은 대형 거래에 대해서는 본사 차원의 관여 수준과 통제 구조가 주요 점검 포인트로 거론됐다.
이런 당국 기조 속에서 불거진 이번 MML IPO 관련 압수수색은 신한투자증권이 강조해온 해외 IB 전략이 외형 성장과 함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충분히 뒷받침돼 왔는지를 되짚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법적 책임 여부와는 별도로 해외 법인이 관여한 IPO가 현지 수사당국의 강제 조치 대상이 됐다는 사실 자체가 신한투자증권의 글로벌 관리·통제 역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IPO는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만큼, 리스크도 단기간에 표면화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이번 사안은 신한투자증권이 해외 IB 확대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어디까지 구축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