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의원, 유통법 개정안 발의
전문가들 "시대 달라져…낡은 규제 폐지해야"
상인 '상권 붕괴'·노동계 '건강권 침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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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영업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3일 발의했다. 사진은 대형마트 3사.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더팩트 DB |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지난 2012년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된 유통산업발전법이 14년 만에 대대적인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커머스 시장은 규제 사각지대에서 급성장한 반면 대형마트는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자 정치권에서 이 낡은 규제를 완화하려는 입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소상공인의 생존권 위협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건강권을 침해한다는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 추진 과정에서 격렬한 진통이 예고된다.
◆ 영업시간 제한 완화 추진…전국 점포 물류 거점화 활용 가능
3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김 의원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영업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이날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가맹점주가 운영하는 SSM을 영업시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대기업 직영이 아닌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매장까지 획일적인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둘째는 대형마트가 온라인 주문 배송을 하는 경우 영업시간 제한이나 의무휴업일 규제를 적용받지 않도록 했다. 현행법상 대형마트는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이 금지되어 점포를 활용한 새벽배송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형마트도 전국 1800여개 점포를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24시간 온라인 영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 전체 유통 매출서 '마트 비중 10% 붕괴'…달라진 유통 지형
이러한 입법 움직임의 배경에는 급변한 유통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및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2012년 규제 도입 당시 전체 유통 매출의 5% 수준이던 온라인 쇼핑의 비중은 지난해 59%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대형마트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 대형마트 매출 비중은 9.8%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 벽이 무너졌다.
특히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가 규제 사각지대에서 24시간 영업하며 몸집을 키우는 동안 대형마트는 역성장의 늪에 빠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쿠팡 매출이 210% 폭등하는 동안 대형마트 3사의 합산 매출은 4.7% 증가하는 데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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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가 규제 사각지대에서 24시간 영업하며 몸집을 키우는 동안 대형마트는 규제로 인해 역성장의 늪에 빠졌다/뉴시스 |
규제의 부작용은 고용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2015년 말 약 6만2000명이었던 대형마트 3사의 고용 인원은 지난해 11월 기준 약 5만명으로 20% 가까이 감소했다. 도입 당시 기대했던 전통시장 낙수효과는 미미한 반면 유통산업 전반의 고용 창출 능력만 약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연구원은 2024년 발간한 '유통산업 디지털 전환 전략 연구-대규모점포 규제 효과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온라인 유통의 확산으로 이미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상실한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로는 골목상권 보호와 대중소 상생이라는 정책 목적의 달성이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또한 "10여년 전엔 대형마트가 가장 강력했고 쏠림이 심했는데,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현재 소상공인에게 가장 영향을 주는 유통 메인은 대형마트가 아니라 이커머스다"며 대형마트 등에 대한 규제 철폐를 강조했다.
◆ 상인·노동계 반발…입법 과정 난항 예고
하지만 규제 완화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전날 전국상인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대형마트에 새벽배송까지 허용될 경우 지역 상권 붕괴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강력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일방적인 입법 추진 대신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 역시 야간 노동 확대를 건강권 악화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적하는 입장이라 입법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를 낼 여지가 있다. 학계와 의료계 일부에서는 야간노동을 국제암연구소(IARC) 지정 2군 발암물질로 규정하며 심혈관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해왔다.
결국 이번 입법 논의는 산업적 실리와 사회적 가치가 충돌하는 양상이어서, 향후 국회 통과 과정에서 이해당사자 간의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2012년 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은 월 2회 의무휴업과 심야 시간대 배송 제한을 명시하고 있다. 해당 법은 당초 지난해 11월 23일 만료 예정이었으나, 만료를 10일 앞두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2029년 11월 23일까지 4년간 효력이 연장된 상황이다.
ccbb@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