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한계 넘은 도시…과천시 유감 표명
주민·마사회 노조 반발 확산…"숫자만 앞선 불통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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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정부가 지난달 29일 추가 공급 대책을 발표하며 경기 과천에 9800가구 공급 계획을 내놨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정부가 수도권 도심 내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주택 6만가구를 짓겠다는 '1·29 도심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내놨다. 입지 경쟁력이 높은 지역들이 포함되며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실제 주택공급까지 이어지려면 주민 반대, 지자체 협의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 공급 규모가 큰 용산, 노원, 과천 등 3곳의 현실적인 쟁점들을 총 3편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이중삼 기자] 이재명 정부가 서울·수도권 주택난 해소를 앞세워 경기 과천 경마장과 국군 방첩사 부지에 9800가구 공급 계획을 내놨다. 발표 직후 과천 전역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이미 대규모 개발이 동시에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 택지 개발까지 더해지자 과천시·주민들은 "도시 수용 한계를 넘었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주택 공급 속도를 중시하는 중앙정부 구상과 난개발을 우려하는 지역 사회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도심 주택공급 확대·신속화 방안'을 발표하며 서울·수도권 핵심 입지에 총 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 가구 착공이라는 청사진을 내놓은 데 이어, 수요가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공급 지도를 공개하며 정책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번 방안에는 서울 3만2000가구·경기 2만8000가구·인천 100가구 공급 계획이 담겼다. 경기 과천에선 경마장·방첩사령부 일대에 9800가구 공급이 예정됐다. 정부는 지하철 4호선 경마공원역 인접성과 경부고속도로 접근성을 강조하며 과천·주암지구와 연계한 직주근접 생활권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과천AI테크노밸리 조성과 첨단기업 유치 계획도 함께 제시됐다.
국토교통부는 농림축산식품부·국방부와 협력해 상반기 안에 시설 이전 계획을 마련하고 2030년 지구 지정과 착공을 병행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경마장은 경기도 내 다른 지역 이전을 전제로 하되, 구체적 방식은 한국마사회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급 부족에 대한 시장 불안을 조기에 진정시키겠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 "도시가 감당 못 해"…시·주민 반발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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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경기 과천시 경마공원역 인근에 정부 주택 공급 대책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중삼 기자 |
그러나 정책 발표 직후 과천 지역에서는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과천시는 이미 지식정보타운·주암지구·과천지구·갈현지구 등 네 곳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동시에 추진 중이다. 개발 면적만 원도심의 약 1.7배에 달한다. 시는 행정적·물리적 수용 한계를 넘은 상태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과천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일방적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사실 당혹스럽다"며 "기반 시설·재정 여건 고려 없는 추가 개발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상수도·하수처리시설·소각시설 등 필수 기반시설은 이미 한계를 초과했다"며 "현 시점에서 추가 택지 지정이 주택 가격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무리한 공급 확대는 오히려 투기적 수요를 자극해 지역 내 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신계용 과천시장도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지자체와의 실질적인 협의와 충분한 사전 검토를 통해 해당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 노동조합도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29일 성명서를 통해 "당사자인 공공기관과 사전 협의조차 없던 불통 행정의 전형"이라며 "선거를 앞둔 조급함에 말산업 기반과 2만4000명 종사자 생존권을 위협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기존 신도시 사업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공부지를 희생양 삼아 숫자 맞추기식 공급을 강행하는 행태"라며 "인구 감소 시대에 장기 전략 없는 무분별한 공급은 구도심 공동화와 도시 쇠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마사회 노조·인접 지자체까지 반대…갈등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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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과 과천, 태릉CC 등 도심 내 접근성이 뛰어난 유휴부지와 노후 청사 등을 활용해 총 6만 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과천 경마장의 모습. /뉴시스 |
반발은 인접 도시로도 번지고 있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과천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수도권 남부 교통체계 전반에 중대한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과천시와 협력해 시민 권리를 지키기 위한 모든 합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주민 반발도 거세다. 현장에는 '과천 난개발 대책위원회' 명의로 정부 주택 공급 대책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시내 곳곳에 내걸렸다. 주민들은 "기반시설 확충 없이 주택만 늘리려는 발상"이라며 "경마공원은 가족 단위 여가 공간인 만큼 이전에 반대한다"고 토로했다.
과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주택만 밀어 넣는 방식으로 해결될 문제인가", "교통 혼잡이 불 보듯 뻔하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상당한 협의와 조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실제 입주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상징적 공급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과천 경마장 등의 발표는 중장기 공급 파이프라인 확충이라는 상징적 의미는 있지만 현재 매매시장의 수요를 대기 수요로 전환시켜 단기 가격 안정에 기여할 가능성은 한계가 있다"며 "실수요자가 매매를 미루고 공급을 기다리려면 분양물량·주택형·예상 분양가·입주 시기 등 핵심 정보가 구체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