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사건팀] 2월 첫 출근일인 2일 밤새 내린 눈에 도로가 빙판길로 변하면서 시민들의 발길도 얼어붙었다. 차량들은 모두 거북이걸음을 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지하철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오전 7시께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종종걸음으로 출근길을 서둘렀다. 시민들은 제설 작업이 덜 된 탓에 도로 위 새겨진 발자국을 따라 눈길을 겨우 지나갔다. 추위에 소매에 손을 넣거나 핫팩을 흔들면서도 미끄러질까 한 걸음씩 겨우 발을 떼는 모습이었다. 빙판길에 대비하기 위해 등산화를 신은 이들도 있었다.
시민들은 이날 출근에 늦을까 평소보다 일찍 발걸음을 재촉했다. 경기 하남시 지하철 5호선 미사역 인근에서 만난 황모(53) 씨는 "집에서 지하철역이 멀어 마을버스를 타는데, 도로가 얼었을까봐 일찍 나왔다"며 "직장이 있는 논현동까지 보통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20분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경기 남양주시 지하철 4호선 진접역 인근을 지나던 김자옥(70) 씨도 "눈 온다고 해서 1시간 일찍 나왔다"고 전했다.
같은 시간 도로 위 차량들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버스 도착이 지연되면서 정류장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는 털모자와 목도리,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팔짱을 낀 채 버스를 기다렸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인근 버스 정류장에도 시민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진접역은 종점인데도 시민들이 몰려 버스는 빈 좌석이 없는 상태로 출발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천호역과 미사역 인근 버스 정류장 역시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에는 여전히 눈이 쌓여 번호가 보이지 않았다. 박용순(76) 씨는 "병원에 가느라 나왔는데 40분 일찍 나왔다"면서 "전광판에 타려는 버스 도착 시간이 4분 전이었다가 6분 전으로 바뀌는 등 계속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윤성(72) 씨는 "새벽 예배에 가는데 눈이 온다고 해서 20분 정도 일찍 나왔다"며 "제설 작업이 됐어도 버스가 미끄러워 좀 천천히 달리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최수빈(30) 씨는 "항상 스쿠터를 타고 정류장까지 가는데 바퀴가 살짝 헛돌았다"고 전했다.
미끄러운 도로 사정에 차를 두고 나온 시민들이 몰리면서 지하철은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 지하철 1호선 회기역은 탑승이 어려울 정도였다. 앞선 열차가 떠난 지 2분도 되지 않아 플랫폼에는 시민들이 순식간에 몰렸다. 일부는 문이 닫히기 직전까지 몸을 욱여 넣어 겨우 탑승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대림역도 출근길에 오르는 시민들로 붐볐다. 열차에는 이미 발 디딜 틈도 없었지만 시민들은 겨우 몸을 밀어넣으며 탑승했다. 눈앞에서 열차를 놓친 신순자(59) 씨는 "눈이 와서 10분 정도 일찍 나왔는데 길도 미끄러웠다"면서 "이 시간에 사람이 이렇게 많지는 않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성준혁(48) 씨는 "원래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데 지하철을 타러 왔다"며 "그새 눈이 녹아서 인도가 질척한 탓에 아침부터 찝찝했다"고 토로했다. 권은진(20) 씨도 "원래 버스를 타는데 눈 때문에 도로가 미끄러울까 싶어 지하철을 타러 왔다"고 했다.
손규환(26) 씨 역시 "30분 일찍 나왔다. 원래 아침에 차로 출근하는데 눈이 온다고 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한다"고 전했다. 김지안(20) 씨는 "생각보다 눈이 많이 온 거 같아서 나와 놀랐다"며 "집에서 지하철까지 오는데 시간이 2배는 걸렸다. 오는 길에 한 번 넘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내린 눈으로 지하철 역사 내가 더러워지자 청소 노동자들도 애를 먹었다. 유모(60) 씨는 "평소보다 10분 일찍 나왔다. 새벽에 나왔는데 눈이 아직 덜 치워져서 이동하는데 불편했다"면서 "(청소하는데) 계단 입구에 염화칼슘이 뿌려져 있어 기름걸레로 밀리지 않아 어렵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4시를 기해 서울에 발령됐던 대설주의보는 해제됐다. 서울시는 출근길 혼잡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 출근 집중배차 시간대를 평소 오전 7~9시에서 30분 연장 운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