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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0주년 맞은 신라면…사옥에서 맛본 농심의 진심[TF 현장]
입력: 2026.01.31 00:00 / 수정: 2026.01.31 00:00

사명에 담긴 비밀부터 라면 향한 진심까지
신라면 판매량 420억개…40주년 신제품도
농심 연구원들이 기록한 스프 레시피 처방


지난 28일 찾은 서울 동작구 농심 사옥에서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기념한 신제품 신라면 골드를 시식했다. 닭고기 육수를 베이스로,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손원태 기자
지난 28일 찾은 서울 동작구 농심 사옥에서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기념한 신제품 '신라면 골드'를 시식했다. 닭고기 육수를 베이스로,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손원태 기자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농심의 사명은 '농부의 마음은 천심이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농부가 농사를 지으면 거짓이 없다는 의미로, 농심 로고인 빨간색 바탕은 땅을, 하얀색 원은 씨앗을 상징합니다. 농심과 같이 행하면 이뤄지지 않는 일도 없습니다."

지난 28일 찾은 서울 동작구 농심 사옥에서는 이 같은 농심의 성장 일대기가 한눈에 들어오듯 정리돼 있었다. 농심은 지난 1965년 9월 출범한 롯데공업주식회사를 전신으로 한다. 농심의 창업주인 고 신춘호 명예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남동생이다.

신춘호 명예회장은 1960년대 농심 설립 당시 최빈국에 속했던 우리나라 국민들에 따뜻한 라면 한 그릇을 선사하기 위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늘날 라면은 중국의 '납면(길게 늘인 면)'을 기원으로 한다. 이 납면이 일본으로 건너가 '라멘'이 됐고, 라멘은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 라면으로 자리 잡았다.

초창기 라면은 일본의 라멘 영향을 받아 기술제휴는 물론 닭고기 육수로 우려내 제품 모양과 맛까지 흡사했다. 그러나 농심은 라면 후발주자로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매운맛과 감칠맛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1986년 신라면을 개발하는 데 이른다. 신라면은 지난 40년간 농심 라면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해 누적 판매량만 420억개 이상을 달성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의 핵심은 단연 스프다"라며 "안성탕면과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이 모두 탄생한 곳이 농심 안성공장이다"고 귀띔했다.

지난 28일 찾은 서울 동작구 농심 사옥 내 식문화도서관에서 본 농심 바나나킥의 옛 패키지 사진이 전시돼 있다. /손원태 기자
지난 28일 찾은 서울 동작구 농심 사옥 내 식문화도서관에서 본 농심 바나나킥의 옛 패키지 사진이 전시돼 있다. /손원태 기자

◆ 라면 향한 일편단심…신라면에 담긴 농심의 진심

농심의 사옥이 있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 터는 1960년대 롯데공업주식회사 공장이 있었던 자리다. 농심은 라면의 면발이 직선형에서 꼬불꼬불한 곡선형으로 변형을 주었는데, 이는 유통 과정 중 라면의 부서짐을 방지하는 조치였다. 라면 한 봉에는 약 50m 길이의 면발이 꼬불꼬불하게 얽혀있다.

이처럼 농심 사옥 본관 1층에는 농심의 지난 60년 역사를 담은 창조관이 마련됐다. 창조관은 창업주 신춘호 명예회장의 생애 족적을 꾸린 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그중 농심 사명 탄생의 비화도 눈에 들어왔다. 신 명예회장이 지난 1978년 서울대에서 '농심은 천심이다'는 주제로 강연을 들었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농심이라는 사명을 쓰게 됐다.

또한 창조관 입구에는 벽면 전체를 가득 메운 초대형 크기의 신 명예회장 초상화도 걸려있다. 이는 사위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신 명예회장의 생전 미수를 기념해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창조관 투어를 마친 후 농심의 오랜 역사가 담긴 식문화도서관으로 이동했다.

식문화도서관은 농심의 연구개발(R&D) 사료들을 1만여 권 넘게 보관한 곳이다. 2015년 개관했으며, 농심의 설립 당시부터 전산화하기 이전인 2000년대 후반까지 설비·포장·스프 등 연구보고서를 빼곡히 모아놨다. 특히 새우깡과 바나나킥, 고구마깡 등 옛 포장지들도 전시돼 농심의 옛 얼굴도 떠올릴 수 있었다.

농심은 라면의 핵심을 스프로 보고 있다. 이에 스프에 담긴 레시피나 비법을 농심에선 '처방'이라고 부른다. 낡은 종이에는 연구원들의 정성 어린 손 글씨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신라면 매운맛의 핵심 원료인 고추는 우기가 되면 그 맵기가 사그라진다. 농심 연구원들은 이러한 기상 상황까지 반영해 스프 레시피를 처방으로 정리해 후대에 남겼다.

식문화도서관을 둘러본 후 오픈키친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라면과 스프 등을 개발하는 농심 R&D 연구원들이 직접 신제품을 만들고, 시식하는 공간이다. 이날 장진아 간편식개발팀 책임과 김도형 면개발팀 책임, 위기현 스프개발팀 선임이 신제품 '신라면 골드'를 소개했다.

이들은 신라면, 신라면 블랙, 신라면 레드, 신라면 툼바 등 같은 신라면일지라도 콘셉트나 스프에 따라 면발 공정에서도 미세하게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찾은 서울 동작구 농심 사옥 내 식문화도서관에서는 농심 연구원들이 기록한 스프 레시피 처방을 볼 수 있었다. 농심은 전산화하기 이전까지 이처럼 수기로 스프 레시피를 작성했다고 한다. /손원태 기자
지난 28일 찾은 서울 동작구 농심 사옥 내 식문화도서관에서는 농심 연구원들이 기록한 스프 레시피 '처방'을 볼 수 있었다. 농심은 전산화하기 이전까지 이처럼 수기로 스프 레시피를 작성했다고 한다. /손원태 기자

◆ 신라면 40주년…농심이 선사한 '신라면 골드' 맛보니

농심은 2026년 새해가 되자마자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기념해 신제품 '신라면 골드'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닭고기 육수에 신라면 특유의 매운맛을 가미했다. 개당 가격은 1500원으로, 일반 신라면 대비 1.5배 높다.

앞서 농심은 지난 2023년 영국과 호주 등에 '신라면 치킨'을 내놓았다. 해외에서 신라면 치킨이 인기를 끌자, 농심은 이를 국내로 끌고 왔다.

신라면 골드는 카레의 강황과 큐민(쯔란)으로 독특한 향이 났고, 청경채와 계란 플레이크 등이 후첨으로 더해져 식감을 풍성하게 살렸다. 농심은 신라면 골드와 어울리는 고명으로, 소시지와 대파, 달걀, 닭가슴살 등을 소개했다. 또한 면발의 읽힘 강도는 끓는 물에 면을 넣은 후 4분 30초간 더 끓이는 과정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포장지에 적힌 조리법대로 신라면 골드를 끓여 먹어보니 매운맛 속에 시원함이 묻어 나왔다. 진한 닭고기 육수가 인스턴트 느낌마저 지워줬고, 고명으로 소시지와 달걀 등을 얹으니 그럴듯한 한 끼를 먹는 듯했다. 톡 쏘듯 자극적인 매운맛과는 다른, 한국인에 적합한 얼큰한 매운맛이 입안에서 감돌았다.

농심 연구소에는 라면 개발 연구원만 약 40명, 총 170명의 인력이 상주한다. 이들이 라면 한 봉을 완성하기까지 통상적으로 6개월에서 1년여 시간이 소요된다.

이 같은 노력에 농심 신라면은 2015년 식품업계 단일 브랜드 최초로 누적 매출액 10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2021년에는 신라면 해외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겼고, 2024년에는 신라면 국내외 매출이 1조3400억원을 기록했다.

농심 관계자는 "화력이 강한 인덕션이 보급되면서 기존 레시피로 끓이면 면발이 퍼지거나 국물이 졸아드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최근에는 인덕션 화력에 맞는 레시피도 연구하고, 제품 겉표지에도 '인덕션 조리 시'라는 조리법 표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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