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25%로 인상" 트럼프 변덕에 불확실성↑
노란봉투법 등 규제로 기업들 경영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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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한국시간)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AP·뉴시스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기업 경영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제도 개편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칼날'을 갑자기 한국에 겨누면서 재계가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운명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한국 국회가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자동차와 목재, 의약품 등 모든 품목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관세 수준을 무역 합의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관세·안보 협상을 거쳐 상호관세와 자동차 등 품목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리는 데 합의했다. 3500억달러(약 508조원) 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대가다. 이후 한국 기업은 트럼프발(發) 관세 리스크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칼끝을 한국으로 돌리면서 추후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의도와 관세 부과 시기 등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금까지는 미국의 관세 인하가 먼저 시행됐음에도 대미 투자를 위한 법제화가 더디다는 불만에 따라 압박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읽힌다. 대미 투자의 법적 근거가 될 대미투자특별법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관세 이슈와 관련해 한숨을 돌리고 있었던 재계는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자동차의 경우 관세가 15%에서 25%로 다시 인상된다면 수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올해 실적에 직격탄을 맞는 것이다.
다른 업계도 안심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를 고려했을 때 관세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에 걸쳐 경영 계획이 수립됐을 텐데, (관세 위협이 현실화되면) 모든 경영상 숫자가 달라져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며 "미 행정부가 앞으로 어떠한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오히려 지난해보다 경영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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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봉투법은 3월 10일 시행 예정이다. 사진은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란봉투법과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
실제로 반도체 업계는 '긴장 모드'를 유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관세 부과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 탓에 앞날을 예상할 수 없는 외줄타기 상황과 다양한 셈법을 고민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동시에 겪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17일에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100% 관세를 부담하거나, 미국 내 생산을 선택해야 한다"며 한국 기업을 압박한 바 있다.
지난해 반도체 합의에서 한국은 대만, 일본, 유럽연합(EU) 등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다. 당시 합의된 15% 관세마저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폭탄선언을 한 시점에서 관세율을 구체화하지 못한 채 다소 모호한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은 것이 추후 얼마나 실효적일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임원 세미나에서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주문한 것도 관세를 지렛대로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는 삼성전자 실적이 크게 회복한 것과 관련해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일본의 선도·중국의 추격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 등 여러 위기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변덕과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각종 규제 리스크를 동시에 견뎌야 한다는 게 더욱 착잡함을 안긴다. 현재 재계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3차)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조건 없는 배임죄 전면 개편을 촉구하고 있다.
노란봉투법도 3월 10일 시행 예정이다. 사용자의 범위(원청의 하청 노동자 실질적 영향력 인정)와 노동쟁의 대상(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제한)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인데, 그간 재계는 법 해석의 모호함과 산업 현장의 혼란 가능성 등을 지적해 왔다.
재계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며 법 시행 유예를 요청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의견을 수렴해 노란봉투법을 1년 유예하는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상태다. 곽규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26일 "불법 파업 조장법이라고 규정한 노란봉투법으로 인한 일선 기업과 재계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1년 정도 법 시행을 유예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ocky@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