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적 리스크 관리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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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LTV 담합 관련 과징금 총 2720억원을 부과받았다. /더팩트 DB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금융권 최초로 은행의 담보인정비율(LTV) 담합을 인정해 과징금을 부과하자 은행권에서 반발이 나타나고 있다. LTV가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와 담보가치 평가, 내부 신용리스크 기준에 따라 운용되는 지표인 만큼, 단순한 영업 경쟁 변수로만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리스크 관리 차원의 시장 점검과 내부 기준 보정 과정까지 경쟁법 위반으로 해석하면 정상적인 건전성 관리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21일 공정위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LTV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이를 활용해 부동산 담보대출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한 것으로 판단, 시정명령과 함께 총 27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들 4개 은행은 2022년 3월 무렵부터 2024년 3월 무렵까지 LTV를 비롯해 가계·기업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담보 대출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 은행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도록 LTV 비율을 조정했다고 전원회의를 거쳐 결론을 내렸다.
LTV는 부동산 가치 대비 얼마까지 대출을 해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예를 들어, 주택 가격이 10억원이고 LTV가 60%라면 최대 대출 가능액은 6억원이 되는 식으로 계산된다.
공정위는 은행들이 서로 거래조건 또는 대금·대가의 지급조건에 관한 정보를 교환해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했다고 보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40조 제1항 제9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4조 제2항 제3호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4개 은행이 담합의 영향을 바탕으로 얻어낸 관련 '관련매출액'은 6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산정됐다.
4개 은행은 자신이 설정한 특정 지역·특정 유형 부동산의 LTV가 다른 은행보다 높으면 대출금 회수 리스크가 커진다는 점을 고려해 낮췄으며, 반대로 타 은행보다 높으면 영업 경쟁력이 약해질 것을 우려해 높였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문제가 된 4개 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2023년 말 기준으로 가계대출 61.3%, 기업대출 51.3%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4개 은행은 추후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권은 반발하는 모양새다. LTV가 금리나 수수료처럼 영업 경쟁을 위해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조건이 아니라,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와 담보가치 평가, 내부 신용리스크 기준을 종합해 운용되는 '리스크 관리 지표'라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업계 전반의 담보가치 흐름과 리스크 수준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공유된 것이지, 대출 조건 경쟁을 제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또, 은행권은 LTV가 낮아질수록 차주가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는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에 은행이 담합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은행들은 개별 여신 심사와 내부 기준에 따라 LTV를 독립적으로 결정해 왔으며, 리스크 관리 차원의 기준 보정과 정보 공유까지 경쟁법 위반으로 해석할 경우 정상적인 건전성 관리 활동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금융 규제와 감독 체계 아래 운영되는 지표를 경쟁법의 틀로만 판단한 데 대한 우려를 내비치는 모습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LTV는 금융당국의 규제와 내부 리스크 관리 기준에 따라 운용되는 지표로, 가격이나 금리처럼 경쟁을 통해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변수로 보기 어렵다"며 "공정위가 금융업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했는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순 정보교환이며 담합이 아니라고 이전부터 주장해왔다"면서 "아직 공식 결정문이 아직 도착 전이라 논의하기는 이르며, 추후 (공식 결정문을) 확인한 뒤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