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vs 현대' 1위 다툼 속 삼성·KB 추격전
외형보다 우량 고객…카드사 전략 '공통분모'
|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주요 신용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카드)의 국내 개인 신용카드 승인잔액(일시불)은 530조9596억원으로 집계됐다. /더팩트 DB |
기준금리 인상 여파를 견뎌내기 위한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채권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가운데, 건전성 관리를 위해 쌓아 올린 대손충당금은 수익성을 직접 압박했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와 대출 규제 강화까지 겹치며 카드업 영업 환경은 한층 더 거칠어졌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카드사들은 시장별로 다른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더팩트>는 지난해 카드사별 경쟁 구도와 성적표를 짚고, 개인·여행·법인 시장을 중심으로 올해 전망과 전략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지난해 신용카드사들의 이용 실적이 모두 공개된 가운데, 개인 신용카드 승인잔액이 카드사별 시장 점유율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해석되고 있다. 할부 승인액도 증가하는 흐름이지만, 일시불 승인잔액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직불·체크카드는 신용카드보다 낮은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만큼 수익성과는 동떨어진 요소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주요 신용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카드)의 국내 개인 신용카드 승인잔액(일시불)은 530조95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조6485억원(4.04%) 증가했다. 지난 2024년 연간 개인 신용카드 승인잔액이 25조5409억원 증가했던 점을 고려하면 증가 폭은 다소 축소됐지만, 소비 위축 흐름 속에서도 민생회복소비쿠폰 등의 자금이 시장에 풀리며 완만한 증가세를 기록했다는 평가다.
![]() |
| 지난해 신한카드와 현대카드가 시장점유율을 1위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각 사 |
◆ '신한 vs 현대' 1위 다툼…"신판 100조원 시대 열었다"
지난해 업계에서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 곳은 신한카드와 현대카드다. 일시불 승인잔액만 놓고 보면 현대카드가 앞서지만, 국세·지방세 등 공과금을 포함할 경우 신한카드가 여전히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승인잔액은 109조9879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8228억원 증가했다. 2년 연속 승인잔액 100조원선을 넘기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어 신한카드는 연간 승인잔액이 3조2569억원 늘어난 103조128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 고지를 넘어섰지만, 단순 규모에서는 현대카드와의 격차가 여전히 뚜렷하다.
그러나 국세·지방세를 더하면 판도가 바뀐다. 신한카드는 세금과 공과금 결제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며 전체 승인잔액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의 국세·지방세 승인잔액은 15조4881억원에 달한다. 이를 포함한 승인잔액은 118조6167억원으로, 현대카드(111조6762억원)를 앞지르게 된다.
현대카드는 순수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견인했고, 신한카드는 공과금까지 아우르며 생활 결제를 확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 일시불 잔액만 보면 현대카드가 앞서지만, 국세·지방세를 포함한 실질적인 개인 결제 영향력에서는 신한카드가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신한카드는 우량 회원을 중심으로 카드 모집을 강화하는 한편,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우량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배달의민족과 LG전자 등 대형 제휴사를 확보하며 신규 고객을 유치한 만큼, 향후에도 추가 제휴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현대카드는 회원들의 생활양식에 맞춘 상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우량 회원 중심의 성장을 도모한다. 신용판매취급액의 안정적인 확대를 꾀하는 동시에 실수요자 중심의 금융상품 운영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병행해 건전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 |
| 카드업계가 소비 여력이 높은 우량고객 확보를 도모한다. / 배정한 기자 |
◆ 100조 문턱서 멈춘 삼성·KB…성장세는 '유효'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는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100조원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다만 두 카드사 모두 지난해보다 승인잔액을 늘리며 저력을 보였다는 평가다.
성장률 기준으로 살펴보면 삼성카드가 앞섰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승인잔액은 연간 7조7301억원 증가한 96조2817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율은 약 8.7%로, 주요 카드사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국세·지방세 승인잔액도 5조7092억원으로 확대되며 생활·공공 결제 영역에서도 존재감을 키운 한 해였다.
KB국민카드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성장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승인잔액은 4조1842억원 증가한 88조7231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증가율은 5.0%에 육박한다.
삼성카드는 단일 금융 영역을 넘어선 '전방위적 협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제휴 확대와 사업 간 시너지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어 KB국민카드는 비용 효율화를 병행하면서 회원 성장과 주거래화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개인 신용·체크카드 이용금액의 안정적인 확대를 추진하고, 이용금액 기여도와 성장 여력이 높은 가맹점을 중심으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추가적인 이용금액 성장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 |
| 카드업계는 우량 제휴처와의 협업을 통해 신규 회원 확보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새롬 기자 |
◆ 중하위권 경쟁 '하나 VS 우리' 구도 선명
중하위권에서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그중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하나카드다. 지난해말 기준 37조8480억원으로, 연간 5254억원(1.4%) 증가했다. 중하위권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세·지방세 승인잔액도 5878억원으로 늘어나며 생활·공공 결제 영역에서 완만한 확장을 이어갔다.
하나카드는 올해 대형 제휴를 확대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토스뱅크, 새마을금고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등의 사례와 유사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금융·비금융 영역을 아우르는 협업을 강화해 회원 기반을 넓히고, 제휴 시너지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카드는 소폭이지만 양적 성장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신판잔액은 4611억원 늘어나 38조8123억원을 기록했으며, 증가율은 약 1.2% 수준이다. 국세·지방세 승인잔액은 8183억원으로 하나카드를 웃돌아, 공과금 결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우리카드는 판매 전략의 방향을 양적 확대보다 질적 성장에 두고 있다. 신규 모집 전략을 전면 재정비해 우량 고객 중심의 카드 발급을 확대하고, 지속성장모델 확립을 목표로 수익 안정성이 높은 회원 확보와 신판 확대, 리스크 관리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롯데카드는 외형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신용카드 승인잔액은 52조5798억원으로, 전년 대비 9955억원 줄었다. 다만 국세·지방세 승인잔액은 3조2110억원으로 증가해, 승인잔액 감소 속에서도 공공·생활 결제 영역에서는 일정 부분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올해 신용카드업계의 전략은 외형 확대보다 우량 회원과 대형 제휴처 확보에 방점이 찍힌 모습이다. 소비 여력이 높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이용금액 기여도가 높은 제휴사를 중심으로 신판잔액을 안정적으로 키우는 동시에 리스크 관리와 비용 효율화를 병행하는 기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업계 전반에서는 무리한 성장보다 건전성에 방점을 둔 신판 확대 전략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신사업보다는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